국산 PC설자리 잃는다

최근 유통시장 개방 분위기에 편승, 국내 대기업 계열의 유통 업체들이 앞다투어 외국 유명 PC업체들과 공급계약을 추진하고 있어 국산제품의 입지가 크게 위협받고 있다.

더구나이들 유통업체중 일부는 외국 유수 PC업체들과 중복 계약까지 체결해 외산PC의 시장확대에 앞장서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29일관련유통업계에 따르면 선경유통.신도컴퓨터 등은 이달 들어, 아남반도 체기술은 올초에 이미 대림엔지니어링과 총판계약을 맺고 있는 미 컴팩과 각각 공급계약을 체결했으며 사무기기 전문업체인 신도리코는 선경유통과 공급 계약을 맺고 있는 미DEC와 6월 중순에 손잡았다. 또 노트북PC 전문 생산업체 인 내외반도체도 최근 IBM의 데스크톱 기종을 취급하기 시작했다.

이밖에코오롱정보통신은 올초 대만 에이서사와 공급계약을 체결했으며 포항 제철의 자회사인 SBK가 AST리서치사와, 농심데이타시스템이 게이트 웨이2000 과 각각 신규로 단독공급계약을 추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가운데에서도 코오롱 정보통신은 SI.SD 등 사업부별로 IBM.HP. 에이서 등3개사의 제품을 취급, 외산PC 공급에 가장 앞장서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그동안 자체 그룹사의 소요물량 공급에 주력해온 이들 대기업 계열의 유통사 들이 최근 앞다투어 외산 PC 공급에 나서고 있는 것은 향후 유망시장으로 꼽 히는 정보통신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PC시장 참여가 필수적인 데다 이들 유명 외산PC업체들과 손잡을 경우 브랜드 이미지를 앞세워 시장에 더욱 손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이같은 대기업들의 무분별한 외산 PC공급 바람은 결국 국산PC의 판매 위축을 가져와 국내 PC시장을 외산PC의 각축장으로 전락시킬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실제로대다수 업계 관계자들은 "올초 IBM과 HP사의 예처럼 이들 대기업 계열의 유통업체들이 막강한 유통망과 저가 전략을 앞세워 시장잠식에 적극 나설 경우 현재 국내 PC시장에서 5% 수준에 머무르고 있는 외산제품의 점유율 이 올해말 경에는 10% 이상으로 급상승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