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 공단내 럭키 금성 그룹계열사공장밀집지역에 위치한 (주)실트론 공장은 24시간 내내 불이 꺼지지 않는다.
실트론(대표이창세) 은 반도체의 기본이 되면서도 가장 중요한 재료인 실리 콘 웨이퍼를 만드는 회사. 반도체 경기가 수년째 호황을 맞아 관련재료들의 사용량이 많아짐에 따라 이회사 사원들의 일손 역시 한층 바빠지고 있는 것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까지 연간 6천5백만평방인치의 생산능력을 갖추고 4MD 램용6인치웨이퍼등을 생산해왔는데 16MD램시장의 확대에 대비해 연간 4백 억원을들여 연간 2천만평방인치를 공급할 수 있는 8인치웨이퍼생산라인을 신설, 지난 4월부터 본격가동에 들어갔다. 이를 위해 인력도 80명가량 확충했다.
이어7월경 4백억원가량을 들여 8인치라인 1개를 추가할 계획이며 내년중에는 또다시 공장을 증설해 1~2개의 8인치웨이퍼생산라인을 신설할 계획이다.
실리콘웨이퍼는 천연의 규사 즉 모래를 화학처리해 만든 고순도의 실리콘다결정을 고온에서 녹여 규소원자의 배열이 일정한 단결정봉으로 만들어 얇게절단한 원판이다. 반도체생산업체들은 이 실리콘원판의 표면을 처리. 가공해 반도체칩을 만든다.
실트론구미공장은 전럭키소재구미공장인 1공장과 이곳으로부터 수분 거리에위치한 제2공장(90년 동부전자통신으로부터 인수)등 2개공장으로 나뉘어 있다. 1공장은 다결정실리콘을 녹여 단결정실리콘봉(인곳)을 만드는 인곳 성장로( 그로어)를 갖추고 4인치에서부터 8인치까지의 실리콘 인곳을 쉴새 없이 생산 한다. 이곳 에서 차를 타고 수분거리에 위치한 2공장에서는 1공장에서 성장시켜 다듬은 6인치 및 8인치 인곳을 받아 적당한 얇기로 자르고 표면을 거울처럼 연마하는등 정교하게 가공해 최종완성품을 만드는 일을 한다. 물론 1공장 에서도 인곳을 만드는 일 외에 가공을 하기도 하지만 1공장에서는 4~5인치웨이퍼 만을 가공하기 때문에 1공장은 실리콘봉을 생산하고 2공장은 이를 웨이퍼로 가공하는 것으로 역할분담이 돼 있다고 보면 된다.
다결정실리콘을 녹여 8인치 인곳 하나를 뽑아 올리는데는 직경과 길이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통상 50시간 내외가 소요된다. 길다란 원통형으로 돼있는그로어에 약간 검은 빛을 띤 다결정실리콘과 첨가재료를 집어넣고 1천4백도 이상으로 가열, 완전히 녹이면 실리콘은 투명하면서도 불그스레한 빛을 띤 액체상태가 된다. 여기에 크리스틀을 시드로 50여시간동안 서서히 회전시키면서 뽑아올리면 실리콘봉이 만들어지게 된다.
실트론1공장에는 이같은 일을 하는 그로어 28대가 각각 4인치에서부터 8인 치까지 다양한 구경과 길이의 인곳을 24시간 내내 쉬지않고 뽑아올리고 있다. 이곳 현장근무자들도 24시간 설비가동을 위해 3교대로 일한다. 이 회사 구미공장의 현장직원은 총 5백47명. 이중 주로 현장에서 일하는 기능직은 4백 명이 조금 못된다. 3교대를 감안하면 실제 현장에는 1백30여명이 일하고 있는 셈이다.
이회사는그동안 그룹 계열사인 금성일렉트론을 비롯한 삼성.금성.현대등 반 도체생산업체에 4MD램 생산용 6인치웨이퍼를 비롯한 4~6인치웨이퍼를 생산.
공급해오다가최근에는 16MD램 생산용 8인치웨이퍼 생산시설을 갖추고 납품 을 위한 품질승인취득을 추진중이다.
구미공장장인권봉수이사는 "이달초에 샘플을 생산, 공정시험용 8인치 테스트 웨이퍼에 대해 금성일렉트론 등으로부터 품질승인(Qual)을 받았으며 양산 용(프라임)웨이퍼의 경우도 최근 금성일렉트론등에 품질승인을 신청, 특별한 일이 없는한 연내에 품질승인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8인 치웨이퍼의 품질승인은 실트론의 올해 최대목표인 셈이다.
실트론은8인치웨이퍼를 새로 생산하는 외에 4MD램용 주력웨이퍼로 사용되고있는 6인치웨이퍼를 비롯한 기존 생산품의 생산효율을 높이기 위해 지난 4월 부터 종합생산보전활동(TPM)을 벌이고 있다. 8인치가 주력웨이퍼로 자리잡아가는 마당에 당장의 수요만을 보고 6인치 웨이퍼 라인을 증설하는 것은 현실 적으로 어렵기 때문.
TPM활동을실질적으로 이끌어가고 있는 김한규 부장은 "TPM활동은 인풋이 좋으면 아웃풋이 좋다는 전제아래 고장제로. 불량제로.재해제로를 달성해 가동 률과 성능.수율을 높이기 위한 것으로 오는 97년까지 설비효율을 30% 높이는 것을 1차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힌다.
8인치웨이퍼의증설과 6인치제품의 생산증대에 힘입어 이회사의 생산 능력은 지난해 연산 6천5백만평방인치에서 현재 8천5백만평방인치로 늘어났고 연말이면 1억평방인치에 달하게 된다. 이에따라 매출도 지난해 5백억원에서 올해에는 7백억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실트론은올해부터는 해외시장개척에도 적극 나선다는 방침아래 지난 5월9일 에 ISO9002인증을 받는등 해외대형거래선확보에 적극 나서고 있다. 최근에는일본 히타치사로부터 6인치웨이퍼에 대해 품질승인을 받고 공급을 시작 했으며 미국 등지에도 공급을 확대하는등 종전 대만등 동남아일변도에서 벗어나수출 지역을 다변화하고 있다. 실트론은 올해 전년대비 50%가까이 늘어난 1천3백만달러 이상을 수출할 계획이다.
실트론구미공장에 24시간 내내 켜있는 불이 마치 한국반도체 산업의 전도를 훤히 밝혀주는 것같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