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시리즈(3)-중국시장 만만치 않다.

중국 북경시 해 구 화원로 2가에 있는 목란전자집단공사는 창업이후 20년을 맞아 중국의 5대 컬러TV생산업체로 성장했으며 현재는 일본의 미쓰비시사 등 세계 유명전자업체들의 아성을 넘보고 있다.

현재중국 컬러TV업계에서 목단전자의 위치는 4위. 중국전역에 크고 작은 컬러TV생산업체가 1백70여개에 이른다는 점을 고려 할때 목단전자는 상당한 수준에 올라 있는게 분명하다.

이회사는 오는 95년 까지 컬러TV의 연간생산량을 1백50만대 수준으로 늘려 사천성의 장홍, 남경의 팬더, 상해의 비약등을 누르고 선두자리를 차지하겠다는 계획아래 총력을 다하고 있다.

이를위해앞으로 현재 14인치에서 29인치까지 8개모델로 운영하는 제품 생산 을 대형TV 위주로 전환, 14인치등 소형제품은 다른 계열 기업으로 이전할 계획이다. 또 해외 첨단기술축적을 위해 현재 기술교류를 맺고 있는 일본의 마쓰시타사 와 공동으로 튜너 및 리모컨 생산법인설립을 구체화하고 있다. 우리나라 금성사와도 DY(편향코일)생산과 관련된 합작회사 설립계획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이 계획이 달성될 경우 목단전자는 대형TV분야에서는 중국의 최대 컬러 TV생 산업체로 자리를 잡을 수 있게 된다.

목단전자는여기서 한걸음 더나아가 세계적인 대형 컬러TV공급업체로서 성장 한다는 "국제화전략"도 세워놓고 있다. 현재 컬러TV의 수출은 전체 생산량의 5~8% 정도에 그치고 있으나 앞으로 수출비중을 20% 이상으로 점차 늘려 나간다는 계획이다.

목단전자의이러한 계획은 컬러TV에 관해서는 최고가 되고야 말겠다는 경영 진의 의욕이 담겨져 있고 그 가능성은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이회사의 지난해 매출액은 모두 15억원(인민폐)이고 해마다 상당액의 이익 을 남기고 있다. 몇몇 업체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컬러TV생산업체들이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는 것에 비하면 목단전자는 생산성과 효율성면에서 경쟁 업체 의 추격을 불허하고 있는 셈이다.

기자가찾은 북경 목단 전자의 근로자들은 이를 반영, 전반적으로 활력과 긍지로 넘쳐 있는듯 보였다.

목단전자는최근 국제기업으로 변신을 위한 의욕도 내보이고 있다.

진걸사장(총경리) 은 "국제화전략의 하나로 외국과의 기술제휴를 통해 첨단 기술을 축적하고 내수시장위주의 성장에서 벗어나 해외시장 개척에 경영력을 모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목단전자의이러한 분위기는 중국 가전업계의 전반적인 환경을 대변해준다.

가전업체들이내수시장의 전면개방의 기치를 내걸고 외국기업의 투자를 유치 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세계시장을 겨냥한 발빠른 변신을 시도하고 있는 것이다. 막대한 규모의 잠재시장이 갖는 메리트, 지리적 이점, 산업의 상호 보완성과 중국의 한국에 대한 기대등에 비춰볼때 중국은 분명 "매력 있는 시장"임에는 틀림없다. 그렇다고 중국시장을 "핑크빛"으로만 생각해서는 안된다.

외자도입으로 내수는 물론 해외시장개척의 여력을 충분히 갖겠다는 의도가 중국가전업계 저변에 짙게 깔려 있기 때문에 중국투자를 만만하게 봐서는 안된다는게 현지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중국사정을 잘 아는 현지 업체의 한관계자는 "중국은 거대한 생산기지와 풍부한 소비시장이라는 두모습을 동시에 지니고 있긴 하지만 어느 한쪽도 우리나라 입장에서 부담스럽지 않은 것이 없다"고 설명한다.

중국은풍부한 노동력이나 지리적 여건등을 고려할때 생산전진기지로 손색이 없긴 하지만 중국 정부의 각종 행정조치가 자국산업보호차원에서 이루어지고있다. 국유 기업들의 경쟁력확보를 고려, 외국업체들의 단독진출을 제한하고 현지 업체들과 합작 투자를 유도하고 있다. VCR등 일부품목에 대해서는 일정 생산규모를 갖추지 않으면 투자허가를 내주지 않기도한다.

내수시장침투를노린 소규모투자를 제한하는 한편 외국의 제품개발기술과 경영노하우를 배우겠다는 뜻이다.

목란전자가우리나라의 금성사나 일본의 마쓰시타사와 합작회사 설립을 추진 하고 있는 것도 바로 이러한 이유에서다.

내수시장의공략도 여의치 않다. 우선 현지투자가 없는 외국업체에 대해선 내수시장 진입을 제한하고 있다. 투자 없이 제품을 판매하지 말라는 얘기다.

설사투자를 하더라도 중국현지 생산물량의 일정량만 내수판매토록 제한하고 있다. 국산전자제품에 대한 브랜드 이미지 역시 일본에 비해 떨어져 있는 상태다. 중국정부는 최근들어 개방화의 급진전과 함께 외국가전업체들의 투자가 크게늘어나자 각종 기업운영제도를 개선, 국유기업들의 경쟁력향상에 발벗고 나서고 있다. 정부가 올초 외국업체들과 맞서기 위해 국내 28개 업체를 포함한 59개업체들이 공동출자한 중국 최대의 전자공사(CEC)를 설립한 것도 이같은맥락으로 분석된다.

결론적으로중국을 투자환경을 신중히 고려해야 하는 "새로운 투자처" 로 보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한한 잠재력을 갖고 우리옆에서 빠른 속도로 깨어 나고 있는 "새로운 경쟁자"로도 인식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