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가스기기 산업이 최근 생산구조가 비효율적인데다 내수기반까지 취약해 업체간 과당경쟁과 수요정체에 따른 경영악화라는 악순환을 되풀이하고 있다아울러 기술 및 품질 수준도 선진국에 비해 크게 뒤떨어져 수출 시장 개척을 통한 활로찾기도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산업연구원이 가스기기산업의 전반적인 실태를 조사한 결과 이 산업이 정상 적인 성장궤도에 들어서기 위해선 생산구조를 고도화하고 내수기반을 시급히 확충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도 이같은 배경으로 풀이될 수 있다.
국내가스기기 산업은 정부가 환경보호 강화와 에너지수급 안정화를 위해 가스보급을 적극 확대 하는 정책을 실행하면서 외형적으로는 눈부신 성장을 거듭해 왔다.
가스보일러만 보더라도 85년 연간 4천대정도에 불과했던 생산실적이 지난해에는 64만대를 넘어섰고 가스레인지는 85년 1백20만대 수준에서 93년에는 2백29만대로 확대되었다.
또국내에서는 생소하던 가스오븐레인지와 가스순간온수기, 캐비닛히터와 같은 보조난방 기기 등도 최근 본격적으로 생산돼 보급되고 있다. 하지만 가스 기기산업의 속사정은 다르다.
첫째로외형적인 성장과 달리 생산기반이 취약하다는 점이다. 기업규모의 영 세성으로 인해 대부분이 기업의 전문화와 경영 합리화가 요구되는 최근 추세 에 부응 하지 못하고 있으며 특히 자금조달과 기술 개발에 큰 어려움을 겪고있다. 아울러 가스기기 산업은 그 특성상 거대한 장치산업이 아니어서 수요가 확대 될 경우 시장진입이 용이한데다 신규참여 업체 대부분이 단기적인 승부를 기대하고 있어 문제의 심각성을 더해준다.
신규로시장진입하거나 사업을 포기하는 업체들이 급증함에 따라 수급안정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고 장기적인 기술축적도 어렵다.
더욱이투자 능력이 부족하고 전문인력 확보가 어려워 효율적인 공장 자동화 추진도 쉽지 않아 생산성 및 품질 향상이 선진국에 비해 뒤처지고 있다.
예컨대국내 선두주자인 A사와 일본 린나이사를 비교하면 린나이는 25개 전 공정이 자동화된 반면 A사는 7개 공정에 불과한 실정이다.
둘째는기술 및 품질수준도 낮다는 점이다. 일본 린나이사가 매출액의 1.8% 를 연구개발비로 투자하는 데 비해 A업체는 1.2%에 그치고 있고 전문기술인 력도 태부족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로인해 국산의 품질경쟁력이 선진제품에 비해 전반적으로 뒤처지 는데 산업 연구원이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가스보일러의 경우 환경 기능이 열세이고, 가스레인지는 편리성과 내구성이, 가스오븐레인지는 환경기능과 디자인 측면에서 선진제품보다 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셋째로는 내수시장 기반이 취약하다는 사실이다. 가스기기 유통과정에서 일선 대리점의 AS능력이 부족 하고 가스기기 시공업자들이 설치될 제품을 마음 대로 선정, 소비자의 제품선택 권리를 빼앗고 있다.
특히생산업체들의 소극적인 홍보에다 시공업자 상당수가 무자격자여서 안전 관리에 문제점을 드러내 소비자들의 가스 기기 구입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는것이다. 마지막으로 정부가 아직까지도 과거 일본에서 시행했던 타율관이위주의 가스 관련 제도를 그대로 도입해 시행하고 있어 이의 개선을 통한 가스기기산업의 발전이 시급하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공통적으로 지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