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많은 재료와 부품으로 구성된 액정을 움직이게 하는 실체는 무엇인가" 액정의 표시메커니즘을 보다 빠르고 정확하게 하려는 연구가 활기를 띠면서 액정을 드라이빙하는 이른 바 LCD(액정디스플레이) 원동력에 대한 관심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바로 드라이버 IC(집적회로), 즉 구동칩에 대한 연구가 뜨거워고 있는 것이다. 구동칩은 액정을 실제 구동시키는 커스텀IC다.
LCD의 팔다리에 해당하는 구동IC는 LCD작동을 시작케하는 첨병인 셈이다. 구동IC는 1번에서 4백, 6백여번에 이르는 게이트 시그널을 차례로 온시켜 데이터라인의 화상정보가 순차적으로 표시토록해 말그대로 액정을 일으키는 원동력을 제공한다.
TFT(박막트랜지스터) LCD 1매에는 게이트쪽에 3~4개, 데이터라인 10개 등 총13 14개의 구동 IC가 소요된다. 여기에 드라이버 IC와 컨트 롤러와의 인터페이스를 위한 인터페이스 IC가 1개채용된다.
구동IC는 여타 커스텀 IC와 큰 차이가 없을 정도로 개발,양산기술이 그리 어렵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구동IC가 최근 그 기술문제때문에 LCD용 부품분야의 새로운 복병으로 떠오르고 있다.
구동 IC가 LCD업계의 애를 태우는 데는 구동 IC만이 갖는 특성때문이다. 구동 IC는 우선 TFF LCD의 계속된 업그레이드로 채널수.구동전압 등이 끝없이변하고 있다.
보다 많은 채널수와 더욱 낮은 구동전압의 제품들이 속속 개발되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더욱 슬림화되고 해상도와 직결되는 개조수(컬러수)또한 계속 증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PC업계의 TFT LCD사양이 계속 바뀌고 IC의 실장기술인 TAB(Tape Autom ated Bonding)사양이 하루가 멀다하고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구동 IC는 일반 전자기기용 커스텀 IC와 비교할 수없는 빠른 기술 변혁을 겪고 있으며 이로 인해 엄청난 개발리스크를 안고 있다.
삼성전자.금성사 등이 아직 구동 IC생산에 엄두를 못내고 있는 것도 사실 이같은 높은 리스크때문이다.
여기에 구동 IC는 아직 표준화가 안돼 있어 개발과 적용이 서로다른 문제로 인식될 만큼 극히 유동적인 수요패턴을 연출하고 있다.
TFT LCD제조원가 비중또한 높다. 컬러 STN(단순매트릭스)제품의 경우 23%대 에 이르고 TFT는 대략 8%에서 10%선이다.
구동 IC가 문제가 되는 것은 리스크가 큰 만큼 그 파급효과또한 클 수밖에없다는 점때문. 일본의 유력 반도체업체들이 최근 구동IC 야에 바짝 고삐를 당기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또한 구동 IC는 단일 품목으로서 손색없는 규모의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최근 품귀로 가격이 뛰고있는 컬러필터가격을 2만엔대로 봤을때 구동 IC가격 은 대충 1만5천엔에 거래되고 있다.
구동 IC가격과 금년 TFT, 컬러 STN수요 7백50만매 등을 기준했을 때 올해 세계 구동IC시장은 대략 9백억원규모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TFT LCD성수기에는 당연히 2천억원대를 넘어설 전망이다.
이렇듯 구동IC가 높은 개발리스크에도 불구하고 LCD산업의 빼놓을 수없는 부품으로 자리매김을 함에 따라 세계유력 반도체업체들이 이 분야에 잔뜩 눈독 을 들이고 있다.
구동 IC의 강자는 일본의 저팬 TI. 일본TI는 현재 세계 구동IC시장의 50%를 꿰차고 있을 정도로 막강하다.
이어 샤프.NEC.미쓰비시, 유럽의 톰슨, 미국의 시러스로직 등이 가세하고 있다. LCD 업계가 양산준비로 눈코 뜰새없는 동안 국내 반도체 업체들도 최근 구동 IC상품화를 위해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현재 삼성전자 금성사가 구동IC를 전량 수입하고 있지만 삼성전자반도체부문.금성일렉트론 등은 오는 96년 양산을 목표로 구동 IC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있다. 여기에 현대전자또한 구동IC의 자체생산을 추진중에 있는 등 구동IC국산화열기가 갈수록 고조되고 있다.
"현재로서는 수입하는 것이 채산성도 맞고 안전하다" 는 일부의 분석에도 불구하고 구동IC는 이제 LCD산업의 새로운 개척지로 다가와 있는 것이다.
LCD수요를 드라이빙하면서 세계 LCD성수기를 앞당기려는 한.일의 LCD 산업은 이제 LCD구동 기술의 새로운 방법론을 제시키 위해 또다른 전쟁을 시작 하고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