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성인용 비디오를 연소자에게 대여해준 비디오업자를 약식 기소함에 따라 비디오물 심의등급판정 문제가 관심사로 부각되고 있다.
비디오업계 일각에선 비디오대여점의 분리대여 준수는 당연하지만 여기엔 엄밀하고 명확한 심의등급판정이 전제돼야 한다는 지적을 제기하고 있다.
서울지검 북부지청 형사1부는 지난 25일 연소자에게 연소자관람불가 비디오 를 대여한 대여업자 4명을 "음반 및 비디오물에 관한 법률"위반혐의로 1백만 원씩 벌금형을 부과하는등 약식기소했다. 그동안 불법 음란 비디오를 대여한 혐의로 사법처리된 대여업자가 여럿 있지만 분리대여 위반을 이유로 대여 업자가 기소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앞서 대검찰청은 지난 15일 각 산하지청에 불법대여등 위법영업에 대한 일제단속을 지시한 바 있다.
<본지 7월16일자>이는 비디오대여점이 대여관행을 제대로 지키지 않아 청소 년이 아무런 제한없이 성인비디오를 시청해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었다.
분리대여라는 대여관행을 정착시키겠다는 대검의 강력한 의지를 감안하면 이번 약식 기소는 대여업자에 대한 경종의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분리대여는 관람등급에 맞게 대여하는 것을 말한다. 음비법 제17조에 의하면 대여업자는 연소자 시청불가로 심의판정된 비디오를 연소자에게 판매, 대여하거나 시청할 수 없도록 규정됐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분리대여에 대한 비디오대여업자의 인식이 높아져 심의등급을 무시하고 대여하는 업자는 드물지만 영업수익 올리기에 급급한 일부업자가 이 규정을 어기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는 이러한 불법영업은 근절시켜야 한다는데 토를 달지 않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선의로 분리대여를 어기는 업자들이다. 일부 대여업자 관계자 들은 성인비디오라도 청소년이 시청하는데 무방하면 대여하고 반면 연소자관 람가 비디오라도 문제가 있다는 판단을 내리면 청소년에게 대여하지 않고 있다. 결국 공연윤리위원회의 심의등급판정을 전적으로 신뢰하지 않는 대여 업자들 이 상당수 있는 것이다. 이번에 적발된 성인비디오 "수호전지 영웅본색" 도사실상 중고등학생이 보기에 큰 무리가 없는 비디오라는게 업계의 중론이다.
물론 이번에 약식기소된 대여업자가 선의의 피해자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그렇지만 단속 과정에서 선의의 대여업자가 적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게 업계관계자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이러한 지적엔 특히 철저하게 분리대 여하는 대여업자들도 일부 동조하고 있다.
업계는 검찰이 강력한 단속을 펼 경우 분리 대여에 대한 대여 업자의 인식이 보다 제고되고 정착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비디오대여업자들의 분리대여를 정착시키기 위해선 현행 심의등급판정에 대한 개선이 시급하다는게비디오업계 종사자들의 한결같은 목소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