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병원의 전산화 개념이 바뀌고 있다. 그동안 병원 전산화의 대상은 원무 .회계 업무가 전부였다고 볼 수 있다. 진료비의 수납업무를 적은 인원으로 편리하게 처리하자는 의도가 지배적이었다. 이렇게 다분히 "원시적인" 전산 화 개념이 최근 병원 고유의 업무인 진료부문과 환자 서비스 부문으로 발전 하고 있다. 병원 전산화 개념의 이러한 변화는 필연적이다.
병원이아무리 인간의 건강을 위해 공익적인 업무를 담당한다고 해도 본질적 으로는 더 많은 이득을 창출해야하는 기업으로서의 존재가치를 벗어날 수 없기 때문이다. 병원들은 당연히 더 많은 이득을 획득해야하고 따라서 기왕 존재할 수밖에 없는 환자라면 더 많이 유치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병원들은 진료의 질을 높이고 환자에 대한 서비스를 강화하려고 한다.
이의구체적 방안으로 병원들은 양부문(진료와 환자서비스)에 컴퓨팅 환경을 접목시킴으로써 의료의 질을 한 차원 높여 환자로부터 신뢰를 얻고 싶어하는것이다. 현재까지 병원 전산화의 주요한 축으로 등장하고 있는 것은 처방전달 시스템 (OCS:Ordering Communi-cation System)이다.
이는의사의 처방을 컴퓨터 네트워킹을 통해 각종 진료 지원부에 전송함으로 써 진료 및 처방에 소요되는 시간을 대폭 줄이고 처방의 내역을 컴퓨터에 저장해 환자를 진단할 때 이를 손쉽게 조회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진료의 질을 한단계 높일 수 있는 의료정보시스템이다.
이미주요병원들이 이를 도입 운용하고 있다. 이를 운용하고 있는 병원에서 는 환자들이 처방전(SLIP)을 들고 이리 뛰고 저리 뛸 필요가 없다. 또 약을타거나 방사선 촬영을 하기 위해 장시간 기다릴 필요도 없다. 환자가 도착하기 전에 각종 진료지원부(방사선실.약국.원무과 등)에 이미 의료정보가 전송 돼 환자는 이에 따른 조처만 받으면 되는 것이다.
그러나관련업계 및 병원은 현재 구축된 처방전달시스템을 만족할 만한 수준 으로 보고 있지는 않다.
실제로최근 처방전달시스템을 구축한 A병원은 환자의 의료정보를 컴퓨터 모니터로 조회하는 데 10여분이 걸린다고 한다. 환자의 대기시간을 단축하자는 당초에 의도가 무색해지는 결과가 되어버린 것이다.
이런시행착오의 원인을 업계및 병원들은 세가지로 분석하고 있다.
첫째,OCS가 아직 초보적인 단계에 있어 이를 제공하는 업체들의 노하우 및인력이 절대부족하다는 것이다. 사전에 전문적인 연구와 풍부한 경험을 쌓고OCS를 구축한 사례는 사실 드물다. 오히려 병원 현장에서 OCS를 구축하며 연구를 하는 실정이다.
둘째,병원들의 투자가 인색하다는 것이다.
시스템이무리없이 돌아가려면 적절한 기기와 소프트웨어 연구기관이 필요하나 이에 대한 투자가 절대 부족해 이를 공급하는 업체들이 이에 전력 투구할 수가 없다는 얘기다.
셋째, 이를 운용하는 사람(의사)들의 컴퓨터에 대한 지식이 놀라울 정도로 저급하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컴퓨터를 이용하겠다는 마인드마저 형편 없이 낮다. 이는 OCS의 성패를 좌우하는 결정적인 문제다. 왜냐하면 처방 전달시스템은 기존의 전산시스템과 달리 전문적인 오퍼레이터가 아니라 의사들이 직접 운용하기 때문이다.
병원전산화의 또 한 축은 순수하게 환자서비스를 제고하기 위한 시스템이다 각종 안내 시스템(수술.분만.병원정보 등), 진료비 납부에 있어 선불카드 도입.IC카드를 이용한 환자관리 등이 그것이다.
아무튼진료의 질을 높이고 환자에 대한 서비스를 제고하는 의료정보 시스템 을 구축하는 것이 병원의 경쟁력을 살리는 중요한 요소가 되어가고 있다는사실을 부인하는 병원은 없는 것 같다. 앞으로 병원들은 의료정보 시스템을 향한 현재의 초보적인 걸음의 보폭을 점차 넓혀갈 것이 틀림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