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브라운관(CRT)업계의 발걸음이 해외로 바쁘게 옮겨지고 있다.
지난해 일본을 제치고 생산량 세계 1위에 등극한 국내 CRT업계가 본격적인 글로벌화전략을 구사하고 있는 것이다.
CRT업계의 국제화전략은 컬러브라운관이 단일전자부품수출으로는 반도체에 이어 두번째일 만큼 주력 수출제품이라는 점에서 고무적인 일로 평가된다.
국내CRT 3총사가 해외로 발길을 돌리고 있는 것은 디스플레이산업의 총아격 인 컬러 브라운관의 경우 TV.모니터등 관련 산업계에 미치는 영향력이 크기때문에 어느 분야보다도 무게가 실린 행보라 할 수 있다.
즉TV공장건립이 고작 수백만달러가 소요되는 반면 컬러브라운관공장은 보통 최소 1억달러규모, 즉 8백억원에서 1천억원의 대규모투자비가 소요되는 데다편향요크 DY 고압변성기(FBT), 전자총등 관련 부품분야에도 많은 파급효과 를 가져다주기 때문이다.
이에따라 이번 CRT업계의 글로벌화전략은 국내 가전업계의 국제화전략및 영상부품업계의 해외진출을 동시에 뒷받침해 나갈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전관,금성사, 오리온전기가 해외로 눈을 돌리는 것은 무엇보다도 블록 화 추세를 보이고 있는 세계 무역환경에 탄력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즉현지진출을 통해 세계 CRT시장을 장기적으로 선점해 나가겠다는 것이다.
여기에 TV등 가전제품을 생산하는 계열사가 세트산업의 국제화 전략을 이미90년대부터 본격화하면서 컬러브라운관의 해외진출을 적극 독려하는 것도 컬 러브라운관업계의 해외진출붐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이와함께물량면에서 세계 1위인 국내 업계는 무작정 국내 공장만 증설할 수없는 상황인 데다 중소형 제품의 부가가치하락에 따른 생산 이원화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즉20인치 이하 중소형제품은 점차 해외로 이전하고 고부가 가치제품군인 25 인치이상 대형 TV용 컬러브라운관(CPT)및 모니터용 브라운관(CDT) 은 국내에 서 주력 생산하는 등의 생산체제가 그 것이다.
물량은가장 많지만 실제 영업마진은 일본과 엄청난 차이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배경속에 국내 업계가 해외진출을 본격화한 것은 지난해부터다.
지난해초까지만해도국내 CRT업계의 해외공장은 삼성전관의 말레이시아 공장 , 92년 9월 인수한 구동독의 WF사등 고작 2개뿐이다.
이러던 것이 지난해 상반기 베트남진출을 결정한 오리온전기가 곧바로 대우 전자와 공동으로 프랑스 현지진출까지 확정, CRT업계의 해외진출에 불을 댕기기 시작했다.
이어지난해 중반기 금성사가 중국 공장설립을 확정했고 올해들어 삼성 전관 금성사가 각각 멕시코와 인도진출을 결정, 현지진출의 피크를 이루고 있다.
추진하다보류해온 남아프리카진출에 대한 사업성 재검토작업을 추진중이고 금성사 또한 미주와 유럽지역을 물색중에 있다.
이에따라 국내 CRT 업계의 해외 공장은 7개로 늘어났고 앞으로 더욱 늘어날전망이다. 해외공장설립붐과 함께 국내 CRT 트리오의 생산능력도 대폭 늘어날 전망이다 지난해까지 연간 4백만개에 불과한 국내 CRT업계의 해외생산물량은 삼성전관 말레이시아공장증설분 연 1백70만개, 금성사 중국.인도공장 각각 1백20만개 , 오리온전기 프랑스공장 1백20만개, 삼성전관 멕시코공장 2백만개를 합치면 오는 97년이후 무려 1천1백30만개로 늘어나게 된다.
이에따라연간 3천3백50만개의 브라운관을 팔아 세계 시장의 22.3%를 점유 한 국내 업계의 한해 생산량도 3년후면 연간 4천만개가 넘어선다는 계산이다 해외공장설립이 계획대로 순조롭게 진행될 경우 전세계 생산 TV의 30%가 국산 컬러브라운관을 채용할 것으로 보인다.
브라운관업계의국제화전략이 한층 가속화 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최근 CDT 공급과잉상태가 빚어지고 있는 등 국내 업계의 생산체제 전략이 아직 매끄럽지 못하다는 지적이다.
즉해외공장설립을 통한 국내 공장과의 생산차별화가 미흡하다는 것.
이와함께이번 해외공장설립을 계기로 항상 수급 문제를 야기하고 있는 유리 벌브의 증산과 관련, 유리벌브.CRT업계와의 유기적인 공조 체제가 선행돼야 한다는 분석이다.
또한DY, FBT, 전자총등 브라운관용 핵심부품을 생산하는 중소기업들의 동반 진출 또한 적극 추진돼야할 것으로 보인다.
세계디스플레이산업계의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는 국내 CRT업계의 국제화 전략이 어떤 형태로 실효를 거둘 지 주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