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소강판코어업계 3중고대응(박스)

국내 규소 강판 코어 업체들이 그동안 주력 제품이던 트랜스포머용 EI코어의 물량이 큰 폭으로 줄어들면서 심각한 구조조정 국면을 맞고 있다.

여기에저가 대만산 코어의 국내공략이 개시되고 원자재인 규소강판의 국내 가격이 치솟는등 3중고에 시달리리고 있어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한국코어.한국성산. 삼경정밀등 주요 규소강판코어 업계의 어려움은 지난해초부터 급속도로 추진된 트랜스포머 업체들의 중국진출이 가속되면서 표면화 됐다. 국내 주요 트랜스업체들은 거듭되는 인건비 인상에 따른 채산성보전을 위해 중국진출을 추진해왔으며 이에따라 국내 트랜스시장도 급속도로 위축되어 왔다. 전체 물량의 80%이상을 차지해온 트랜스용 코어의 물량이 30%대까지 급속도로 줄어 들자 규소강판코어 업체들은 저마다 사업다각화를 통한 체질 개선 에 나섰다.

이들업체가 줄어드는 매출을 보전키 위해 가장 먼저 추진한 것은 모터용 코어 사업.

2년전까지만해도 국내 모터 시장의 급속한 침체현상으로 거들떠보지도 않았던 이 시장에 규소강판 코어업체들이 적극 뛰어든데는 엔고에 따라 국내 모터업체들의 국제 경쟁력이 되살아나고 있는데다 중소 모터업체들을 인수, 일관생산체제를 갖추었기 때문.

그러나이 시장도 1년이 채 안된 벌써부터 업체간 심각한 경쟁 국면을 겪고있어 업계의 우려를 더하고 있다.

자동차의신차종 개발과 가전수출확대에 힘입어 모터코어 시장이 늘고 있는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규소강판 코어업계의 증설바람이 불면서 벌써부터 공급 과잉의 우려 또한 적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국내최대의 규소 강판 코어 업체인 한국코아(대표 유광윤)는 올해들어 보조 팬모터및 소형 정밀모터와 자동차용 DC모터 코어부문의 생산량을 3백% 이상늘렸다. 이와 함께 한국성산(대표 이동춘)도 수출및 가전소물 시장활성화에 따라 월2천톤에서 2천5백톤까지 늘렸으며 삼경정밀(대표 박철환)도 기존의 월50톤 규모에서 2백50에서 3백톤까지 늘리기로 했다.

트랜스물량 축소의 대안으로 규소강판 코어업체들이 선택한 모터 코어의 시장이 앞으로 얼마나 줄어드는 물량을 뒷받침해줄지는 미지수이다.

이밖에도각업체마다 분야별로 다양한 사업다각화 전략을 마련, 추진하고 있으나 기존 업체들과 어떻게 다른 지는 두고봐야할 일이다.

국내트랜스 물량이 줄어드는 최대의 원인이 트랜스 업계의 중국이전 때문이라면 코어업계의 해외 진출이 대안이 될 수 있다.

그러나트랜스산업이 노동집약적인 산업인 반면 규소강판 코어산업은 대표적 인 장치산업으로 사업규모도 방대하고 위험부담도 커 업체들이 선뜻 나서기를 꺼려하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로서는한국코아가 삼성전자와 협력해 말레이시아에 진출했으며 삼경 정밀이 올초 중국에 현지공장을 본격 가동, 해외진출의 첫테이프를 끊었다.

업계는중국이외에도 베트남등 동남아지역으로 진출 대상국을 적극 찾아나서고있지만 현실적으로 이같은 해외진출이 어느정도 효과가 있을지에 대해서는확신을 못하고 있다.

그러나해외진출을 통한 생산거점이 마련되지 않을 경우 대만업체들과의 국제 경쟁에서 이겨나갈 수 없다는 것이 업계의 지배적인 견해이다.

대만업체들은벌써부터 중국진출등을 통해 저가 공세를 개시하고 있으며 전문 중소업체들의 장점을 최대한 활용, 국내 시장의 전문 분야를 집중 공략하고 있다.

국내업체들이이에 효과적으로 맞서기 위해서는 규소강판코어의 주요 원자재 인 규소강판의 국내 공급가의 안정화가 무엇보다 시급하다.

여타상품에 비해 원자재의 비중이 높은 이 시장에서 원자재에 따른 국제 경쟁력 약화가 계속되어서는 대만업체와의 경쟁이 어렵다는 지적이다.

수년전국내 규소강판 업체들이 국내가보다 터무니없이 낮은 가격에 덤핑 수출을 시도한 적이 있었다. 당연히 낮은 원자재를 무기로한 외국 업체들의 경쟁에 밀려 국내 업체들이 고전을 해왔고 아직도 그 후유증을 앓고 있는 상태 이다. 현재도 국내 공급가가 수입가보다 훨씬 높아 일부 업체에서는 수입품에 의존 하는 사태까지 빚어지고 있다.

국내규소강판 코어업체들의 국제경쟁력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먼저 원자재비중이 가장 높은 규소강판의 공급이 공급가나 물량면에서 수요업체의 경쟁력 제고차원에서 조정되어야 한다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의견이다.

물량축소.대만산의시장잠식.원자재가인상등 3중고에 시달리고 있는 국내 규소강판코어 업체들의 올 한해는 세계적인 전문업체로 도약 하느냐 아니면 이대로 몰락하느냐의 대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