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정디스플레이(LCD)산업의 초호황세는 세계 각국으로부터 주문이 폭주할 정도로 국산 LCD의 인기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전반적으로 경기가 좋은 점도 있지만 이번 LCD초호황세의 직접적인 원동력은 서서히 나타나고 있는 국내 LCD산업의 잠재력이 가장 으뜸 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LCD업계의이같은 장세는 그동안 미미한 규모를 보여온 국내 LCD산업이 단일산업으로서 서서히 모양새를 갖춰가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즉저급의 잡동사니 표시소자로만 인식돼온 국산 LCD가 이제는 한정된 고정 수요가 아닌 새로운 표시소자로서 속속 그 응용폭을 넓혀가고 있다는 것.
연초부터폭주하기 시작한 LCD시장이 연말까지 수주가 완료될 정도로 초호황 세가 이어지고 있는 것은 그동안 일본이 세계 LCD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해온 점을 감안해볼 때 극히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특히그동안 TN급 제품을 주로 수출해온 국내 업계는 올해들어 STN LCD분야 에도 강세를 보이고 있는 등 저급 제품생산국이라는 기존의 이미지를 점차 벗어 던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LCD수출이호조를 보이고 있는 것은 국내 업계의 독자적인 노력외에 몇 가지요인에 근거한다.
가장큰 원인은 일본업계의 LCD감산.
샤프를비롯한 일본의 주요 LCD업계는 TN제품은 물론 저급 STN모듈 생산에서 지난해부터 거의 손을 떼고 있다.
일본업체들은대신 컬러 STN LCD증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때문에 국내 LCD업계에는 연초부터 중소형 LCD모듈주문이 폭주, 라인풀가 동에도 불구하고 주문량이 10%에서 20%씩 밀리는 공급부족사태를 맞고 있다. 엔화강세여파로 국내 LCD업계가 톡톡히 재미를 보고 있는 셈이다.
두번째는 LCD적용폭이 점차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시계.가전제품의 표시기로 판매돼온 국산 LCD가 최근 노트북 PC를 비롯한 그랙픽모듈.자동차 표시기 등 고급제품쪽으로 급격히 그 응용폭을 넓히면서 만들기가 무섭게 팔려나가고 있다.
단순패널 판매에서 이제는 모듈, 그랙픽모듈판매가 크게 늘어나는 등 국산 LCD의 고부가가치화가 급속히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이와함께 수출지역이 크게 늘어나고 있는 것도 초호황세의 또다른 요인으로 분석된다. 최근 오리온 전기가 LCD의 종주국 일본에 역수출하는 등 국산 LCD는 이제 동남아.유럽.미주지역 등 세계 각국을 누비고 있다.
LCD산업의초호황세는 주요 업계의 판매에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
삼성전관.오리온전기.현대전자.한국전자등 주요 LCD업체들은 대부분 전년대비 30%이상의 높은 판매고를 올리고 있고 일부 업체는 1백%가 넘는 신장세 를 기록중에 있다.
이때문에 요즘 LCD업계 수출담당자들은 신규 상담은 아예 엄두도 못내고 있으며 대신 쇄도하는 주문을 거절하느라 곤욕을 치르고 있다.
이러한초호황세에도 불구하고 국내 업계의 수출품은 아직도 저급 TN모듈 제품이 주류를 이루고 있어 생산구조의 고도화가 시급하다는 분석이다.
즉대만을 비롯한 동남아국가들이 저가의 TN제품생산을 확대하고 있고 일본 이 컬러 STN급 이상의 제품쪽으로 사업을 전환하고 있는 점들을 감안, 국내 산업계도 고부가가치의 모듈, 대형 STN 등 고급기종생산비중을 높여야한다는것이다. 특히 국내에는 아직 컬러 STN LCD가 양산되지 않고 있어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와함께단납기를 요구하는 LCD의 특성을 감안, 일본의 LCD업계의 해외진출 이 붐을 이루고 있는 점도 해외진출계획조차 없는 국내 LCD업계가 곱씹 어야할 대목으로 보인다.
많은문제에도 불구하고 국산 LCD의 인기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이며 이러한 장세는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와함께컬러 STN LCD가 본격 양산되는 하반기부터 국내 LCD업계의 매출은 더욱 폭발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업계는TFT LCD를 제외한 STN급이하 LCD시장이 97년이후 대략 연간 2조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국내업계가 이번 초호황세를 통해 TFT LCD를 제외한 범용 LCD시장에서 일본 과의 격차를 얼마나 줄여나갈 지 주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