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전자가 23일부터 5대 가전제품에 대해 판매가격을 크게 인하함에 따라 금성사와 대우전자가 긴급대책회의를 갖고 유통업계 또한 그 파장을 점검하는등 가전유통시장에 커다란 반향을 불러일으키고있다.
삼성전자가23일부터 5대 가전제품에 대해 출하가격과 소비자가격을 각각 10 %(컬러TV 7%)씩 인하함에 따라 금성사와 대우전자는 연일 대책회의를 갖고대응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또삼성전자 가전제품을 판매하는 대리점과 유통점들은 가격인하 이전에 구입한 제품에 대한 소비자의 반품요구등으로 곤혹을 치르고 있다.
금성사와대우전자는 삼성전자의 전폭적인 가격인하 결정에 대해 최근 시장 점유율의 위축등에 따른 극약처방이라고 분석하고 맞불놓기로 대응할 것인가의 여부를 신중히 검토하고 있는데 조만간 최종결정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금성사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가격인하에 대해 "제품가격을 내리는 것은시장 경쟁에 있어서 최후의 수단에 속한다"면서 "현재로선 가격을 내리지 않고 이에 대응할 수 있는 방안을 다각도로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우전자도 삼성전자처럼 가격을 똑같이 내리는 것은 무모한 조치라고 잠정 적으로 결론짓고 다른 대응방안을 찾고 있다. 또 4헤드 하이파이 VCR의 경우삼성전자가 인하한 가격보다도 낮은등 일부 제품의 가격이 삼성전자 제품과 별다른 차이가 없다는 점을 들어 굳이 가격인하라는 별도의 조치를 취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그럼에도불구하고 가전업계와 유통업계에선 금성사와 대우전자도 삼성 전자 와 마찬가지로 가격을 내릴 것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이는 메이커가 취하는 판매마진이 높아 10% 안팎의 가격인하는 충분히 가능하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삼성전자가 반도체부문에서 엄청난 이익을 남김으로써 가격인하를 단행하는 여유(?)를 보인 것과는 달리 이들 업체에게는 가격인하가 상당한 경영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어 쉽사리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또가전 유통시장에도 일대 혼란을 초래해 가전산업및 유통시장에 도움을 주지 못한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소비자들입장에서도 가격인하 조치가 당장에 가전제품을 구입하는데 있어서경제적인 부담을 다소 덜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 반면에 그동안의 경험에 비추어볼 때 신모델로 교체하는 과정에서 값을 다시 올릴 가능성이 높다는점을 지적하고 있다. 즉 가전제품의 라이프사이클이 통상 6개월 이내로 단축 돼있어 이같은 가격인하의 효과가 일과성으로 그칠 것으로 우려하고 있는 것이다. 한편 삼성전자 대리점과 유통점들은 이번 가격인하 조치로 최근 가전제품을 구입해간 소비자들이 가격인하 부분을 환급해줄 것을 강력히 요구하는 사례 가 늘어남에 따라 곤혹스러운 입장이다.
또삼성 전자로부터 정식으로 제품을 공급받지 못하는 유통점들은 재고량에 대한 환급을 받지 못할 것을 크게 우려하고 있다.
삼성전자측은이미 대리점의 유통재고량에 대한 조사를 완료, 출하가 환급분 을 정해 놓고 있는 상태여서 상당수 가전유통점들은 환급받지 못한 채 현재보유하고 있는 제품의 판매가격을 인하할 수 밖에 없어 상당한 피해를 입을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