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용 한글기본 입출력시스템(BIOS:Bas-ic Input Output System)의 업계 표준 확장규격이 마련됐다.
이규격마련에는 한글과컴퓨터.태백무른모.한도컴퓨터등 바이오스개발사. 큐닉스컴퓨터.다우기술.가산전자등 비디오카드회사들이 모두 참여했다. 뿐만아니라 금성사.삼보컴퓨터.대우통신.한국IBM등 주요 PC공급사와 네트워크 운용 체계공급사인 한국노벨등 국내 PC관련 기술분야에서 영향력을 행사해온 주요20여개사가 이 규격에 서명했다. 따라서 이번에 마련된 규격은 이의 없이 그대로 국내 업계 표준으로 받아들여질 전망이다.
이번에마련된 한글바이오스 업계표준확장규격은 우선 한글처리 규격이 서로 달라 사용자 및 개발자들이 겪었던 불편과 제약을 해소시킬 수 있을 것으로기대되고 있다.
또그동안 중복투자가 불가피했던 응용프로그램업체들도 한글구현과 처리 수준의 개선을 통해 보다 경쟁력 있는 제품개발에 나설수 있게 됐다.
예컨대사무실의 PC가 A사제품이고 가정에 있는 PC가 B사제품일 경우 이 사용자는 사무실에서 하던 작업을 집에서는 할수 없게 되는 결과가 생긴다. 이는 각 PC에 채택된 한글바이오스가 서로다른 규격에 의거해 개발된 것이기때문이다. 따라서 한글바이오스규격의 표준화란 구체적으로 SW가 특정 하드웨어 제조회 사를 가리지 않고 모두 실행될수 있도록 한다는 것을 뜻한다.
영문명령어가 기본인 PC에서 한글처리 방식은 국내 모든 컴퓨터 업체들에게 는 아킬레스건과 같은 의미를 갖는다. 한글바이오스는 한글로 입력되는 정보 를 영문형태로 바꿔 처리해주면 그 결과를 화면출력이나 프린터 인쇄를 통해 다시 한글로 바꿔 구현해주는 시스템SW이다.
그러나시스템SW는 지금까지 강력한 표준이 없어 업체들은 저마다 독자 규격 을 채택, 사용자와 개발자들의 혼선만 가중시키는등 표류해왔다.
이번표준 규격제정은 물론 국내에서 처음은 아니다. 업계표준 한글바이오스 의 토대는 지난 89년에 마련됐다. 당시 고려씨스템, (주)마이크로소프트, 금성사 대우전자, 대우통신, 동양나이론, 삼성전자, 현대전자, 큐닉스등 PC공 급 10개사가 모여 국내 처음으로 한글바이오스 업계표준을 제정했다.
당시업체들은 한글 및 한자를 구현하는 VGA.EGA등 비디오규격과 한글환경의 설정, 키보드지원규격등의 기초를 마련했다.
그러나이 규격은 90년대 들어 업계표준으로서 거의 효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특히 컴퓨터관련 기술동향이 급변하자 각 업체들은 이에 적응키 위해 89년 규격에 독자적인 확장규격이나 기능을 다시 추가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해짐으로써 표준이라는 의미자체가 와해돼버린 것이다.
따라서이번 확장규격은 89년 마련된 표준의 문제점들을 보완하면서 그동안 각업체가 저마다 내세운 독자 규격들을 통일시킨다는데에 초점이 모아졌다.
구체적으로이번 확장규격에서는 가장 논란이 많았던 시스템사용코드체계 완성형 조합형 현재 사용중인 코드인식 및 설정함수, 원하는 크기의 자형을 읽어내는 함수, 한글입력 오토마타(자동문자모형)상태의 인식 변경함수 등의 표준이 마련됐다. 또 한글바이오스 이름 및 제조사 표시함수, 확장규격의 지원여부를 확인하는 함수 등의 통일도 꾀해졌다.
이번확장규격 작업과정에서 얻은 또다른 성과로는 그 중요성과 공공성이 강조되는 시스템SW의 기술규격을 업계가 공동으로 마련할수 있다는 공감대를형성하고 확인했다는 점이다. 이같은 사실은 특히 그동안 정부가 개발자나 사용자요구를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주도해온 각종 SW표준화방식에도 어떤 의미로든 영향을 미치리라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컴퓨터관련 기술규격의 표준은 미국의 경우처럼 개발사나 사용자 의 시행착오를 바탕으로 필연적 요구에 의해 자연스럽계 정착되는 것이 바람 직하다고 입을 모은다.
그러나 이같은 긍정적 의미에도 불구하고 이번에 마련된 한글바이오스 업계 표준 확장규격은 몇가지 취약점을 내포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우선도스 체계가 바탕이 되는 이번 한글바이오스 확장규격이 컴퓨터 환경의 대세로 다가선 윈도즈체계에서 얼마나 오랫동안 영향력을 발휘할수 있겠는가하는 의문이다.
또이번 확장 규격안 마련 작업에 처음부터 참여했던 (주)마이크로 소프트가 최종서명 과정에서는 난색을 표명한 사실도 간과해버릴수 만은 없는 상황이 다. 이회사가 업계에 미치는 기술적인 영향력을 감안할때 (주)마이크로 소프트의 의사결정은 그자체가 매우 중요한 의미를 띨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주)마이크로소프프트 측은 이에대해 이번 확장규격이 앞으로 발표될 32비트 운용체계 "시카고"가 추구하는 방향과의 공통점을 찾기 위해 서명을 보류하고 있을뿐이라고 설명하고 있기는 하다.
이밖에이번 확장규격 작업을 기업으로서 한글과컴퓨터가 주도했다는 사실도 그 긍정적인 의미못지않게 취약점으로 작용할것이란 분석도 없지않다.
그러나어쨌든 이번 한글바이오스 표준확장규격은 업계가 컴퓨터산업의 문제 점을 짚어보고 나름대로의 해결 방법을 다듬어가는 과정을 거쳐 마련 됐다는점에서 또다른 가능성을 발견했다고 할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