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C 업계, 불황 타개책 마련 분주

HIC(혼성집적회로) 시장의 불황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임에 따라 업계가 대책 마련에 분주하다.

올들어세트 및 일반 전자부품의 생산 및 판매가 급증하는 등 경기 활성화가 가시화되고 있는 가운데 유독 HIC시장이 무기력 상태를 벗어나지 못함에 따라 업체마다 "긴급 처방"에 나서기 시작한 것이다.

경기가활황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일부 부품 업계의 경우 수요량을 미처 따라잡지 못할 정도로 호황을 누리고 있는 것에 비교하면 HIC 시장의 무기력증 은 심각한 수준에 와있다.

상반기매출실적은 이를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이기간중 5대 주요업체의 매출 총액은 4백60여억원. 작년 같은 기간의 80% 수준이다. 이 기간중 매출증가를 달성한 업체가 한 곳도 없었다는 것도 HIC시장의 "한 파"가 어느 정도 심한지를 가늠하게 해주는 대목이다.

불황이라하더라도 일부업체의 약진이 돋보이는 경우가 왕왕 있는데도 불구 하고 그동안 성장을 주도해온 HIC업체들이 모두 불황속에 허우적 거렸다.

다만한가지 10~35%에 이르는 매출 감소율의 차이가 업체별 경영 실적의 우열을 나타냈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HIC업계의 불황의 원인은 무엇인가.

대부분의전문가들은 크게 두가지로 분석하고 있다.

하나는국산 전전자교환기인 TDX의 회선 감소이고 또다른 하나는 세트업계의 부품채용 경향의 일대 변혁이다.

첫번째요인인 TDX의 회선수요 감소는 대부분 업체들이 TDX의존도가 매출액 의 30%가량을 차지하고 있었다는 것을 감안할 때 HIC시장에 한파를 몰고온 최대 주범이라 할 수 있다.

더욱이외국 통신업체의 시장개방 압력이 거세지면서 국내 교환기 제조 업체 의 시장 점유율이 갈수록 줄어들 것으로 예상돼 HIC업체들을 궁지로 몰고 있다. 세트업계가 HIC사용을 줄이고 대신 최근들어 개발 및 공급이 늘고 있는 SMD 형 부품을 채용하거나 ASIC(주문형 반도체)으로 대체하는 경향도 HIC 시장을 크게 위축시키는 결과를 낳고 있다.

세트업계의 이같은 움직임은 새로운 부품들이 HIC사용시의 이점인 소형화를 가능케 하면서도 가격이나 생산성 등 많은 면에서 보다 경쟁력이 있다는 판단을 근거로 하고 있다.

일례로삼성 전기의 경우 지난해까지만 해도 그룹 계열사에 모니터용 HIC 를공급해 상당한 재미를 봤으나 올해들어선 이 물량을 상실, 매출감소에 커다란 영향을 받았다. 모니터용 HIC가 ASIC으로 대체된 결과였다.

HIC업계는이에 따라 현재의 상황을 "위기"로 규정하는데 주저하지 않고 있다. 새로운 돌파구가 마련되지 않으면 도태될 수 밖에 없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업체마다 새로운 수요창출방안을 적극 모색하기 시작했다. 전문 업체들은 이번 기회에 사업다각화도 강력히 추진할 계획이다.

그동안HIC 대중국 수출로 짭잘한 재미를 보던 유양화학은 그러나 내수 기반이 갈수록 허약해짐에 따라 정보통신업체로의 변신을 서두르고 있다.

이와관련, 연구개발 투자강화 및 조직의 점진적 개편을 통해 소프트웨어 및통신장비의 생산업체로 발돋움한다는 중단기 계획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단암산업도 HIC 시장의 위축이 갈수록 심화될 것으로 보고 전원용 및 이동통신용 고주파 부품분야로 사업의 중심을 이동해가고 있다.

이회사는 DC/DC컨버터의 생산을 늘리고 전압조정 발진기(VCO), 온도보상형 크리스털 오실레이터(TCXO) 등의 양산채비를 서두를 계획이다.

전문기업들이 이처럼 사업다각화를 통해 위험을 분산하고 새로운 유망 시장 개척에 나서고 있는 것과 비교해 대기업들은 전장용을 중심으로 한 고부가가 치 HIC의 생산을 통해 HIC사업의 내용을 고도화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금성알프스와 대우전자부품이 전장용 모델의 확대를 꾀하고 있는 가운데 삼성전기도 그룹의 승용차 시장 진출여부를 지켜보면서 이 분야 제품개발을 추진중인 한편 의료용 수요의 창출에도 상당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알려졌다. 그러나 업계의 이같은 노력은 그 성패 여부에 따라 새로운 도약의 전기가 될것으로 기대되지만 성과가 가시화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HIC업계의 어려움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란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