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주년맞은 한국전자의 곽정소시장 인터뷰

전자부품을 중심으로 전자분야에만 외길을 걸어온 한국전자가 9일로 창립 25 주년을 맞아 2천년대 세계일류전자업체로 거듭나기 위한 본격적인 경영 혁신 작업에 들어간다.

창업주인고곽태석 회장의 뒤를 이어 지난 87년11월 한국전자의 새로운 사령 탑으로 취임한 곽정소사장은 2세경영체제를 다지고 한국전자그룹을 국제경쟁 력을 갖춘 일류기업군으로 이끌어가기 위해 89년부터 기반조성을 위한 1단계 경영혁신 작업을 벌여온데 이어 오는 2000년까지의 2단계 경영혁신에 돌입했다. 한국 전자는 국내전자산업태동기인 지난 69년에 "한국도시바"란 이름으로 뿌리를 내린 이래 트랜지스터를 비롯한 전자부품분야에 매진, 탄탄한 기술력을 갖춘 부품 전문업체로 인정받는 반면 새로운 분야로의 사업확대를 꺼리는 보수적인 업체로 인식돼왔다.

그러나곽정소사장이 취임한 이래 88년10월 태국에 반도체현지생산공장을 건설하고 90년10월에는 서통의 액정디스플레이(LCD)사업부를 인수, LCD 분야에신규참여했으며 최근에는 무선호출기를 시작으로 통신분야에까지 사업영역확대를 추진하는등 사업확장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새로운 면모를 보이고 있다. 최근에는 중국을 수시로 방문, 중국진출이 임박했음을 느끼게하고 있다.

곽사장은그럼에도 불구하고 "분위기가 쇄신되려면 아직 멀었다" 고 잘라 말한다. "취임후 1단계 경영혁신활동을 추진하며 국제화.개방화시대에 맞는 의식. 사고.행동을 요구했으나 크게 변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2000년대세계일류의 전자업체라는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신규사업을 개척할 수 있는 원천적인 힘이 뒷받침돼야 하는데 한국전자는 기존사업을 성공 적으로 이끌었던 경험은 축적돼 안정적이라는 강점은 있으나 보수적 이고 소극적인 경향이 남아 개혁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5년간 추진해온 1단계경영혁신작업은 "기반조성" 에 불과하다고 말하는이유도 이때문 이다.그동안의 혁신작업이 전조직의 의식과 행태를 정비한 것이라면 이제부터 시작되는 2단계 작업은 규모의 경제체제구축을 위한 본격적인 개혁작업이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곽사장은2단계 혁신활동을 통해 "리스크를 감수하더라도 신규유망사업을 적극 추진하고 경쟁을 체질화해 2000년에는 매출 1조원의 국제적인 전자업체로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말한다.

우선주축이 되는 반도체부문에서는 3천억원을 들여 트랜지스터 생산을 현재월4억개에서 2000년에는 10억개로 늘려 세계시장점유율을 현재 4~5%에서 10 %이상으로 끌어 올려 1위자리로 올라선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전력용반도체 와 커스텀IC분야에도 참여, 부가가치를 높일 계획이다.

또한비반도체분야의 경우도 TN(단순매트릭스).컬러STN(슈퍼매트릭스)LCD 사업을 대폭 보강하고 정보통신기기사업을 확대하는데 2천억원을 투자 하는 등5년동안 총 5천억원을 투입할 방침이다.

곽사장은내년상반기에 서울 양재동에 사옥이 완공됨에도 불구하고 본사소재 지를 구미로 이전, 현장중심의 경영체제를 구축할 계획이다. 또한 국제화.개 방화에 맞춰 사명도 한국전자에서 KEC로 바꾸고 해외현지개척 활동을 강화해 나갈 방침이다.

컴퓨터광이자모형비행기날리기를 즐기는 39세에 젊고 개척심이 강한 오너경 영체제가 확고히 구축돼감에 따라 "조용한 기업"의 탈을 벗고 변모할 KEC의 2000년대 새로운 모습을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