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신부와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이 주관하고 전자통신연구소(ETRI)가 유치한 "ITU-T SG7 "(데이터통신망 및 개방시스템 통신분야) 국제회의가 오는 10월 31일부터 11월 11일까지 12일간의 일정으로 서울 쉐라톤 워커힐호텔에서 개최된다. 데이터통신분야의 최신기술 및 표준화 동향 등을 조기에 입수, 보급 함으로써 국내 정보통신 산업의 국제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개최되는 이번회의에는 13개 회의장에서 "메시지처리시스템 적합성시험" 등 총 25개 연구 과제가 다루어질 예정이다. 미.일 등 선진 25개국에서 3백여명의 전문가들이 참가하게 될 이 회의에는 13명의 국제통역사가 회의의 원활한 진행을 위해 통역을 맡는 등 정보통신 분야 국제회의로는 국내 최대규모로 열린다는 점에서 벌써부터 국내 정보통신관계자들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 행사 를 총괄하고 있는 ETRI는 소내에 회의준비를 전담하는 사무국을 개설하는가 하면 10여명의 전담인력을 별도로 편성하는 등 회의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이번 회의를 유치단계부터 운영까지 총지휘를 맡고 있는 양승택전자통신연구소장을 만나 회의의 의미와 준비상황을 직접 들어본다.
<편집자주> "최근 들어 정보통신분야에 변화의 물결이 거세게 일고 있습니다. 이제 정보 통신 분야는 이전의 생산 및 판매 등 경제전쟁에서 표준화경쟁으로 옮아가고있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ITU-T SG7 국제회의의 대회조직위원장을 맡아 행사준비를 진두지휘하고 있는전자통신연구소 ETRI 양승택소장(56)은 정보통신분야의 국제적 추이를 이같이 밝히며 "이번 국제회의는 바로 우리나라가 정보통신표준화 분야의 기술을 선도해 나가는 커다란 전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보통신이 사회의 기반구조로 자리잡고 정보통신기술이 경제발전의 중추로 부상함에 따라 "하나의 세계, 하나의 땅"이라는 개념이 부각되고 기술 개발 및 서비스 또한 이를 실현하기 위한 체제로 급변하고 있다.
이에따라 정보통신을 통한 경제의 범세계화와 이를 실현하기 위한 도구로서 "표준"이 갖는 의미는 지대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표준에 관련된 기술 역시 제품생산기술 못지 않게 선진국들이 앞다퉈개발에 나서고 있는 분야의 하나로, 표준기술을 소유하기 위해 일부 선진국 간에 블록을 형성, 협력 체제를 구축하는 모습에서 이제 표준은 세계화를 실현하는 도구 이상의 "전략적인 개념" 으로 발전하고 있다는 것을 엿볼 수 있다. 이에 대해 양소장은 "최근 미.일. 유럽 등 선진국들이 "표준"을 무기로 또다시 세계를 장악하려고 하는 강력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며 세계의 유수한 기관에서 내로라하는 전문가들이 모여 일정한 주제를 놓고 발표.토론하는 이번국제회의의 의미를 강조했다.
"ITU-TSG7 국제회의는 무엇 보다도 국내 정보통신관련업체에게 국제 표준의 중요성을 인식시켜 줄 뿐 아니라 세계적인 기술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있는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해줄 것입니다" 양소장은 그동안 각종 정보의 부족과 표준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부족 등으로 세계의 표준화 흐름을 제때 이해하지 못해 국제경쟁력을 갖지 못했던 국내기 업이 이번 회의를 계기로 거듭 태어날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양소장은또 이번 행사가 국제전문가들의 교류증진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속적인국제 전문가들의 상호교류는 이 분야의 전문성을 꾀하는데 영향을 끼칠 것이며, 이는 결국 세계적인 기술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다는말로 요약된다.
이에대해 양소장은 "이번 행사는 장기적으로 볼 때 국내 정보통신산업의 국 제경쟁력 강화는 물론 이분야의 국제적 지위를 향상시키는 등 우리나라가 정보통신 선진국 진입으로 진입하는 획기적인 전기가 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양소장은 이번 행사를 계기로 급변하는 국내외의 환경변화에 맞춰 우리의 표준화 활동도 이에 부응할 수 있도록 체계의 변화 등을 전반적으로 검토 하는한편 국내 기업이 표준화활동에 적극 참여할 수 있는 환경조성이 절실하다고 강조한다. 체계적으로 정립돼 있지 않은 국내 정보통신 표준화기관들의 역할 등을 제도 적 측면에서 재정립함 으로써 표준화활동의 효율화를 도모하고, 생산 기술과 밀접한 표준내용을 산업체에 제공하는 등 가속적으로 변화하는 국제표준환경 에 대처하자는 것이다.
"우리나라가세계 8위의 통신선진국인 점을 감안할 때 ITU-T에 제출 하는 기고서는 너무 보잘것 없는 형편입니다" 양소장은 정보통신표준화 분야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특별 기고가를체계적으로 양성, 이들로 하여금 지속적인 기고를 수행토록 하는 것도 이번행사가 가져다 줄 커다란 교훈이라고 지적했다.
"ITU-TSG7 서울회의" 는 ITU탄생 1백27년만에 처음으로 스위스 제네바 이외의 타국가에서 국제회의를 개최하는 것에 대해 많은 전문가들이 "일대의 반란 ? 이라고 까지 표현할 만큼 중요한 의미를 담고 있다.
양소장은"세계 정보통신계를 좌지우지하는 미국과 일본이 못한다고 우리가못할 이유가 없다"는 말로 이번 국제회의 국내개최에 대한 의미를 부여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