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PC 성수기를 앞두고 활기에 차 있어야할 부산 컴퓨터 상가의 분위기가 결코 밝지 못하다.
대형유통점인 보스컴퓨터의 부도로 40여개사에서 40억 이상의 피해를 입은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특히부산 최대의 컴퓨터도매상가인 연산컴퓨터상가의 경우 20여업체가 적게는 수백만원에서 수억원까지 피해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고, 이에 따라 자금 수요가 많은 추석명절을 앞두고 컴퓨터상가의 연쇄적인 자금경색현상을 빚어내고 있다.
또컴퓨터상가에서는 신용거래마저 기피하는 조짐이 보이는 등 보스컴퓨터의 부도여파는 상당기간 부산 유통업체들의 발목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보스컴퓨터의 부도가 알려지면서 딜러업체들은 미수금 회수와 여신관리에 신경을 쏟는 한편 현금거래를 요구하는 사례가 늘고 있으며, 이로 인해PC성수기를 앞둔 시점에서 부산의 컴퓨터시장은 냉랭한 기운만이 감돌고 있다. 이번 보스컴퓨터의 부도에 대해 부산의 유통업체들은 매장의 대형화와 다점 포화에 경쟁적으로 나서면서 일부 유통업체간에 시장확보를 위한 가격할인과 광고공세등 올들어 과열경쟁을 벌임으로써 이미 예견된 일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연산컴퓨터상가에서PC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한 유통업자는 "최근 외산 PC의저가공세와 국내 메이커사를 중심으로 대형유통업체의 부산 PC시장공략이 가시화되는 시점에서 부산 유통업체간의 과당경쟁이 이같은 일을 발생시켰다" 고 지적했다.
즉보스컴퓨터의 부도는 시장확대를 위한 무리한 사업확장이 일차적인 원인으로 꼽힐 수 있다.
그러나영업력과 기술력을 도외시한 채 가격할인과 광고공세로 시장을 확보 하겠다는 근간의 비정상적인 영업현실을 볼때 보스컴퓨터 탓으로 돌릴 일은 아닌 것 같다.
수급의불안정을 이용해 사재기와 투매 등 비정상적인 유통이 컴퓨터 업계의 관행으로 굳어져 왔고 매년 컴퓨터유통업체의 부도가 되풀이 돼온 것이 부산 컴퓨터업계의 현실이기 때문이다.
이러한상황에서 부산 컴퓨터업계의 정상적인 거래질서 확립을 위해 조합이 나 협회구성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새삼 설득력을 더해주고 있다.
서비스질을 개선하고 영업력을 강화해 정상적인 거래질서를 확립 하는 것이대형유통업체를 비롯한 부산 컴퓨터유통업체의 총체적인 경쟁력 확보를 위한 선결과제로 꼽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