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대우통신에 대한 D램공급제한 이유에 대해서는 추측들이 분분 하지만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는데 대해서는 의견이 일치하고 있다. 심지어 삼성전자사원들조차도 "그럴리가 있겠느냐"고 반문할 정도다.
어쨌거나대우통신은 삼성전자가 최대 월14만개까지 공급하던 D램을 월4만개 로 대폭 축소함에 따라 소요량의 절반이상을 해외에서 어렵게 충당하고 있다. 이로 인해 물량확보가 원활치 못해 생산계획에 차질이 빚어짐은 물론 시간적 비용적 손실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대우통신의입장에서 보면 삼성전자의 돌연한 태도변화는 "마른 하늘에 날벼 락"이라고 밖에 볼 수 없다.
대우통신의한 관계자는 "처음에 삼성전자가 물량을 축소할때에는 16MD램 으 로 생산을 이전하는 과정에서 4MD램공급이 원활하지 않다고 말해 대수롭지않게 생각했다. 그러나 삼성이 계속적으로 물량을 대폭 줄이자 몇몇 임원이 삼성전자에 전화하거나 방문을 통해 접촉을 시도했으나 삼성측에서 회피, 지금도 정확한 원인을 모르고 있다"며 삼성이 공급물량을 줄인데는 분명히 다른 이유"가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한다.
이관계자는 이어 아직까지는 대우통신의 "네임밸류"가 있어 D램을 구하기 위해 스폿시장까지는 가지 않았지만 해외공급업체들로부터 구입할 경우 우선가격 한국산 D램에 대한 반덤핑조사등의 이유로)이 비싼데다 이들이 다른 컴퓨터부품까지 구입할 것을 은근히 종용하고 있어 이중고를 겪고 있다고 하소연한다. 국내에서 4MD램을 조달하는 경우는 통상 10.5~11.8달러선에 공급을 받는데외국에서는 12.5달러에서 최고 14달러까지 주고 사오는 것으로 알려 지고 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는 "물량을 축소한 것은 사실"이라고 인정하면서도 특별 한 의도가 있는 것은 아니라고 모호한 해명을 하고 있다.
삼성의한 관계자는 "대우통신에 대한 4MD램공급이 줄어든 것은 대우측이 펜티엄PC용으로 16MD램 공급을 요구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대우가 펜티엄용 메인메모리를 4MD램에서 16MD램으로 전환하려 하는데 아직 16MD램은 수출에 주력하고 있어 공급을 제대로 해주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과도기적인 상황에 서 발생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에대해 대우통신측은 "현재 펜티엄까지 메인메모리를 4MD램으로 구성하고 있으며 메모리를 16MD램으로 대체하자는 삼성측의 의견이 있어 샘플을 검토 한 적은 있다"며 삼성의 이같은 주장을 일축한다.
업계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삼성전자가 대우통신의 D램공급을 조이고 있는데대해 삼성전자의 반도체부문과 가전.정보부문이 통합돼 있다는 점을 이유로 "가전부문에서의 분쟁이나 가격경쟁등에서 대우에 압력을 가하기 위해서 혹은 고성능 PC부문에서 대우통신을 견제하기 위해서일 것"이라는등의 추측을 하고 있다.
심지어일부관계자들은 이같은 삼성의 행태가 삼성전자내부의 방침으로 보기는 어려우며 삼성의 자동차 사업참여를 비롯한 각종 사안에 대한 삼성과 대우그룹간의 좋지않은 감정이 개입됐을 것으로 분석하기도 한다.
대우통신측도"1.4분기까지만 해도 삼성전자가 필요한 양을 충분히 공급해주 겠다고 재삼 확인해왔으며 과거 삼성전자가 64KD램 생산시 자사 내부에서도채용하지 않던 것을 과감하게 채용, 사업초기에 도움을 준 적이 있다는 점등 양사의 전통적인 관계를 생각할 때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삼성의 갑작스런 태도변화에 의아감을 표시하고 있다.
삼성전자반도체부문관계자들도 "셀러즈 마킷이라고 해서, 그리고 물량 구하기가 어렵다고 해서 삼성이 고객과의 관계를 외면하고 물량을 자의로 제한했다는 것은 납득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한다. 경기가 좋다고 해서 고객을 외면한다면 나중에 경기가 나빠졌을 때 어떻게 좋은 관계를 가질 수 있느냐는지적이다. 이유야 어쨌든 이같은 상황은 불공정거래관행이라는 원론적인 측면 외에도 D램종주국을 바라보는 우리나라 D램업체가 자국업체의 목을 조르고 있다는 눈총을 피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뿐만아니라 가뜩이나 "국가의 발전에 이바지한다"고 자부해온 삼성 전자 등 국내반도체 업체들의 주력제품이 거의 대부분을 외국에 수출하는 D램 등 "범 용성 상품"에 그쳐 "최근의 반도체경기호황이 해당업체만 살찌우고 관련업체 들에는 거의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다"는 볼멘소리까지 고개를 들고 있는 마당에 삼성 전자는 물론 그룹의 이미지에도 좋은 영향을 끼치지 않을 것으로우려된다. 아울러 "타사는 물론 자사내 다른 부문에 비해 자존심이 강한" 삼성전자반도 체부문 관계자들의 마음에도 적지 않은 상처를 남길 것이라는 아쉬움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