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용 SMPS(스위칭 모드 파워 서플라이)의 수입선다변화논쟁이 기존의 관세 청대 수입업체간 문제에서 최근들어서는 국내생산업체와 상공 자원부까지 가세하면서 새로운 양상을 띠고 있다. 지난 7월12일 관세청의 수입선 다변화지 정이후 두달이 넘도록 이 문제는 명확한 해결책이 마련되지 않아 결국 해당업체들만 골머리를 썩이고 있는 실정이다. SMPS수입선다변화논쟁의 발단에서 부터 지금까지의 과정을 재조명하고 향후에 미칠 영향들을 2회에 걸쳐 점검 해본다.<편집자주> 최근 업계와 관계에서 거세게 일고있는 산업용SMPS의 수입선다변화논쟁은 이 부문의 전문가들조차도 이해할 수 없을 정도로 복잡미묘하다.
뭔가앞뒤가 맞지않는 내용들이 터져나오는가 하면 엉뚱한 쪽으로 일이 반전 되는등 그야말로 업계의 혼란이 증폭되고 있는 것이다.
어떻게보면 매우 간단한 문제일 수도 있다.
산업용SMPS의HS품목번호는 몇번이고 이것이 수입선다변화에 저촉 되는가 아 닌가만 가려지면 되는 것이다.
이문제의 발단은 지난 7월12일 관세청 문서번호 감정 47281-550호 를 통해산업용SMPS의 HS번호를 지정하고 이 제품이 수입선다변화의 저촉을 받는다는관세청의 발표였다.
당시국내에 생산설비를 갖추고 SMPS를 제조해오던 많은 업체들이 모처럼 관세청의 용단(?)에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그동안SMPS의 품목분류번호가 수입업체마다 임의로 지정하는등 일관성이 없어 통관할 때마다 곤란을 겪었는가 하면 일본산 수입품의 급증으로 국내시장 잠식이 크게 우려되던 터였다.
특히이즈음 국내 업체들은 SMPS의 국제경쟁력을 높인다는 차원에서 다양한 서비스 정책을 개발, 실시하기 시작했으며 수출경쟁력확보를 위해 대대적인투자를 단행하던 시점이어서 관세청의 발표는 국내SMPS산업도 앞으로는 뭔가 될 것같다는 기대감을 증폭시키기에 충분했다.
그동안세계적으로 쟁쟁한 일본의 SMPS전문업체들의 등살에 눌려 기를 펴지못했던 국내업체들이 관세청의 용단을 크게 환영했던 것도 바로 이같은 상황 에 기인했던 것이다.
SMPS만큼기술자들의 고집이 극명하게 드러나는 품목도 드물 것이다. 엘리베이터나 공작기계 등 산업현장에서 사용되는 산업용SMPS는 기기내부도 복잡할 뿐만아니라 사용자 기기의 효율성과 안정성에 직결되기 때문에 쉽사리 상품 전환을 할 수 없는 어려움이 있다. 그동안 10여년 가까이 일산제품에 입맛을 들인 엔지니어들로서는 애써 위험부담을 안고서 그럴만한 필요성을 느끼지못한다는 소리다.
그럼에도불구하고 SMPS의 경우는 그 정도가 심하다는 것이 국내업체들의 불만이다. 국내제품이 개발됐으면 가격면에서나 서비스면에서 이점이 있는 것이 분명하니 나중에 채용하는 문제는 차치하고라도 한번은 사용해볼 수 있는것 아니냐는 것이 그동안 국내업체들의 한결같은 소망이었다.
업체는어쩌면 올해가 국산 SMPS의 시장정착을 위한 마지막 기회라고 전망하고있다. 업체가 이같은 희망를 피력하는데는 대체로 3가지측면에서 해석이 가능하다. 전반적인 경기활성화에 따라 산업용SMPS수요가 크게 늘고있는 것이 일차적인 이유다. 수요가 늘면 기회도 생긴다는 기본적인 원리다. 그동안 고집 스럽게일본산 채택을 요구해오던 엔지니어들도 늘어나는 물량을 어떻게든 해결하는 것이 급선무였고 자연히 초창기 비교적 기술적으로 어려움이 없는 저부가쪽 에서부터 국산의 채용이 가능하게된 것이다.
또하나는 그동안 국내업체들이 이 부문에 대한 기술투자를 게을리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 의문사항이 있으면 학계와 연구소의 박사들을 직접 찾아가 노 이즈대책등을 논의하고 이를 회로설계에 반영했으며 자체적인 검사장비와 실험설비의 도입에 투자하는 것을 아까워하지않았다. 어떤 업체는 회사가 운영 자금이 모자라 부도가 나면 땅을 팔고 여타사업을 정리하는가 하면 사원들이 돈을 모아 다시 회사를 재건하는 눈물나는 노력도 보여온 것이 사실이다. SMPS사업을 천직으로 여겨온 국내업체들의 장인정신이 유감없이 발휘된 것이다. 또한 산업 현장에서 사용되는 만큼 기기의 효율성과 안전성을 보장하기 위해 평생 무상교환제도를 처음으로 실시하는등 판매.서비스제도의 획기적인 개선 도 동시에 추진해왔다.
이같은업계의 자구노력이 초창기 저부가.저급부문에서 "한번 사용해본" 국내 제품들이 인정받고 점차 채용범위를 넓힐 수 있는 결정적인 계기가 됐던것이다. 마지막으로 엔고의 영향을 무시할 수 없다. 일본SMPS전문업체들도 엔고로 무척 고생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공장을 해외로 대폭이전하는등 생산비절감을 위해 필사의 노력을 경주해왔다.
그러나핵심부품의 경우 일본내에서의 생산이 아직도 계속되고 있어 SMPS 시장의 황소바람을 막기에는 아직 역부족인듯싶다. 일부품목의 경우 국내 제품 과의 가격차이가 3배 가까이 된다는 점이 이같은 사실을 반증하는 것이라 볼수 있다.
이같은사용자의 인식전환, 국내업체의 기술개발및 서비스개선을 위한 자구 노력, 엔고에 따른 국제경쟁력상승 등 3박자가 맞아떨어져 국내SMPS 업계의 가능성을 높인 시점이 바로 올해 하반기다.
7월12일관세청의 SMPS수입선다변화지정발표가 업계의 이같은 상황을 고무시켰던 것은 두말할 나위없다.
그러나관세청이 이후 보여준 미온적 태도는 이같은 업계의 고무적인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었으며 SMPS수입선다변화논쟁을 오리무중상태로 몰고간 원인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