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국설 교환기 시장은 이번에 국회 차원에서 한국통신 국설교환기 입찰에 대해 문제점이 제기된 것을 계기로 적지 않은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통신이최근 국회 체신과학기술위에 보고한 국감자료에서 한국통신의 국 설교환기 낙찰가가 예정가격과 거의 같은 것으로 밝혀지면서 입찰 정보가 유출됐거나 업체가 담합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지난7~8월에 실시한 5백60억원 규모의 국설교환기 입찰결과를 보면 북대구 지역의 시내용 대형교환기 3만6천 회선의 경쟁입찰에서 금성정보통신이 예가 로 책정된 67억5천8백40만원보다 40만원 적은 67억5천8백만원으로 낙찰 받았으며 둔산지역의 3만8천 회선 입찰에서는 동양전자통신이 예가 69억6천2백 70만원보다 10만원 차이에 불과한 69억6천2백60만원을 제시, 낙찰자로 선정 됐다. 외국업체로는 유일하게 국내 국설교환기 입찰에 참여하고 있는 미국 AT&T사 역시 가양지역의 5만7천회선규모의 입찰에서 예정가격 98억2천5백50만원보다 불과50만원 적은 98억2천5백만원을 제시, 낙찰자로 선정됐다.
시외교환기등 나머지 지역의 입찰에서도 한국통신이 정한 예정 가격의 99.9 % 수준에서 낙찰자가 선정된 것으로 드러나 입찰정보 유출 및 업체 담합 의혹이 증폭되고 있는 것이다.
지금까지해마다 연간 2천억원 규모에 달하는 한국통신의 국설교환기 입찰에 서 예정가격과 같은 수준으로 낙찰자가 선정되어 온 것은 이 분야 업계에서 는 거의 관례로 여겨졌던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이번 국설교환기 입찰 의혹은 한국통신측이 입찰정보를 사전에 유출 했다기보다는 업체들끼리 납품물량을 조정해 놓고 한국통신이 정한 예정가격 에 최대한 접근하는 가격으로 낙찰받은 담합행위에 있다는 것이 관련 전문가 들의 지적이다.
이같은지적은 국내 교환기업체들이 거의 10~20년 동안 매년 한국 통신의 국 설교환기 입찰에 참여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통신측이 굳이 사전에 입찰 정보를 유출하지 않아도 예정가격이나 회선당 가격을 산출하기는 그리 어렵지않기 때문이다.
물론국내 국설교환기 업체들은 그간 국산 전전자교환기의 개발을 위해 엄청난 개발비 및 연구인력을 투자해 TDX기종 개발에 성공, 이 분야의 수입 대체에 상당한 기여를 한 것이 사실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참여업체간에는 연간 한정된 한국통신의 납품 물량을 놓고제살깎아먹기식 저가경쟁만이 최선이 아니라는 공감대를 형성해 왔던 것이다그러나 국내 업체들의 주장대로 그간 TDX에 엄청난 규모의 개발비가 투입 됐지만 정부 차원에서도 무려 8백만 회선, 2조원에 달하는 국산 TDX기종을 구매 참여업체들로 하여금 여기에 투자된 연구개발비의 회수는 물론 국설교환 기를 생산함으로써 통신분야의 주력업체로 부상하는데 견인차로 작용했던 것이다. 따라서 국설교환기 업체들의 이같은 주장은 지난해부터 국내 교환기 입찰에 AT&T사 등 외국업체까지 가세한 상황에서 나눠먹기식 입찰을 계속 지속해야 하는가라는 점에서 설득력을 잃어가고 있다.
지난해국내 교환기시장에 처음으로 직접 진출한 AT&T사는 최근 실시된 95 년 국설교환기 입찰에서 전체 시내용 신설물량의 37.7%인 5만7천 회선의 공 급권을 타내는데 성공, 국내 교환기 시장 잠식을 가속화하고 있다.
AT&T사가단시간에 이같이 국내 교환기의 시장 점유율을 확보한 데는 한국 의 교환기 납품형태가 업체담합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실정을 파악, 기술력과 저가공세를 무기로 대한시장 공략을 한층 강화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 지고있다. 국내 교환기업체들이 아직까지도 한국통신의 납품 물량을 나눠먹기식으로 일관함에 따라 발생하는 문제점은 비단 공정거래상의 불공정한 행위를 넘어서향후 이 분야의 시장개방이 한층 드세지고 있는 상황에서 통신업계의 자생력 확보에도 상당한 걸림돌로 작용할 것은 자명하다는 게 관련 전문가들의 공통 된 지적이다.
국내 교환기 업체들이 나눠먹기식 납품에만 급급한 나머지 그간 TDX 기종의 성능개선이나 TDX010을 이용한 ISDN(종합정보통신망)기술개발에는 소홀 했던것이 사실이다.
한국통신은전화국 현장 운용자들간에도 TDX시스템 기종의 성능 저하로 인해 이의 운용을 꺼리고 있는 것이 이미 공공연한 사실이다.
한국통신도물론 이같은 상황을 인식하고 최근들어 교환기의 구매를 종전의최저가 입찰에서 물량할당방식에 대한 종합낙찰제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나 관련업체들의 반발에 부딪쳐 난항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이번 국회차원에서의 국설교환기 납품 의혹 제기를 계기로 이 분야의사업 활성화를 위한 대책이 시급히 마련되어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