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행을 좇는 일은 어쩌면 소비자보다 유통.제조업체에서 더 민감한 문제다.
더구나유통. 제조업체는 수동적으로 유행을 따르기만 해서는 안된다. 때에따라서는 유행을 창조해야하고 또 유행을 예측해서 유행에 맞는 상품을 미리미리 준비해 두어야 한다.
이점에서의류, 구두, 서점 등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전문 유통점의 사활은 누가 먼저 유행을 주도.예측하는가에 달렸다고 보아도 큰 무리가 아니다.
이들유통점을 찾는 소비자들은 대부분 젊은 계층으로 유달리 유행에 민감하다. 뿐만아니라 취급하는 상품도 유행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제품군으로 구성 돼 있다. 따라서 매장은 쉼없이 변한다. 상품의 구비도 그렇고 진열도 그렇다. 심지어는 실내 인테리어도 어느 부문보다 자주 바뀐다.
유행과변화를 좀 더 과학적으로 예측하고 대비하는 길은 무엇일까. 다시 말해 소비자의 요구를 적시에 파악, 이에따라 매장을 적절하게 바꿀 수 있는길은 무엇일까.
일본의부인복 전문점 "오오코시"는 판매시점정보관리(POS)시스템의 도입을 통해 이문제를 적절히 해결해나가고 있다. 유행을 예측하지 못함으로써 발생 하는 판매기회의 상실을 방지하고 과잉재고를 없앰으로써 물류비용을 절감해 이익률의 향상및 경영의 효율성을 실현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이 회사가 POS를 도입하자마자 이런 효과를 가져온 것은 아니다. 이 회사도 POS도입 초기 3개월간은 매장에서 대혼란을 겪어야만 했다. POS가 현장의 판매원 및 바이어에게 제대로 이해되지 않으면 오히려 역기능만 발생한 다는 사실을 통감할 수밖에 없었다.
이런혼란속에서도 최고경영자의 POS에 대한 확고한 의지및 전사적인 정보교환 노력이 점차 상황을 개선해나가기 시작했다.
이회사는 본부.배송센터.점포를 묶는 온라인 토털시스템을 구축, POS데이터 의 엄밀한 분석을 통해 본부가 일괄적으로 상품을 발주하고, 점포에서는 입하데이터를 POS단말에 입력한다. 판매정보는 매일 폐점후 점포로부터 본부에 전송, 가공된다. 다음날 본부는 전점의 판매.재고상황을 파악, 배송 센터에 출하지시를 내리고 중개상 또는 제조업체에 보충발주를 행한다.
또단품마다 판매 예정기간을 설정, 상품의 유행기간을 철저하게 존중한다.
POS를통해 매출일보(점포별.바이어별), 입하예정보고서.이익관리보고서 (점 포.바이어.클래스별), 인기상품, 사양상품 등의 상세한 자료를 출력, 매장구성에 적절히 활용하고 있다.
이밖에POS데이터를 활용, 전국 1백60개점포에 단품.색상.치수별로 상품 배분을 컴퓨터를 통해 자동으로 처리하고 있다.
이런노력을 통해 오오코시는 소비자가 원하는 유행상품을 소비자가 원할 때구비해놓을 수 있었다. 이는 매출액과도 직결돼 오오코시를 일본 최고의 전문점으로 발돋움할 수 있게 했다.
국내전문점에서도 POS는 이제 꼭 필요한 장비로 인식되고 있다. 6월말 현재의류 제화 서적 등 87개업체 2천8백77개 점포에서 3천4백6대의 POS단말을 설치 운용중이다.
앞으로도POS를 도입하는 업체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그러나POS를 도입한다 하더라도 일본의 예에서 보는 것처럼 간과해서는 안될 점이 있다. POS단말을 만능의 시스템으로 과대평가한다든가 금전등록기처럼 단순한 데이터 발생기로 인식하는 것은 금물이라는 사실이다.
POS의능력은 운용자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이용자의 운용 의지와 개발 능력 에 따라 POS는 값만 비싸고 쓸 모가 없는 천덕꾸러기로 전락할 수도 있고 업체의 보배가 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