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화기기 수출이 크게 활성화되고 있다.
내수위주로성장, 어떤 측면에서는 "우물안 개구리"로 불려졌던 국내 자동화 산업이 최근 수출시장에서 호평받는 등 예년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 주목되고 있다.
자동화설비중컴퓨터수치제어(CNC)공작기계만이 지금까지 유일하게 연간 1억 달러규모이상을 수출해왔었으나 최근에는 품목도 다양해지고 수량도 예년 규모와는 차이가 있다.
칩마운터를비롯한 SMT(표면실장기술)인라인 시스템이 수출유망품목으로 부상한데 이어 검사장비인 인서킷테스터류의 수출이 큰 폭으로 증가했으며 시 스템베이스산업인 자동창고의 수출도 활기를 띠고 있다.
공작기계의경우 지난달 미 시카고에서 열린 세계최대의 공작기계전인 "94 IMTS"에 대우중.세일중.화천기계.현대정공.기아기공 등 주요 5개사가 참가, 업체마다 60대 4백만달러 상당을 그자리에서 계약, 관계자들마저 크게 놀랐다는 후문이다.
대우중공업이올해 6천만달러의 수출을 예상하고 있고 다른 업체들도 2천만 달러이상을 염두에 두고 있어 올해는 최소 1억5천만달러어치를 수출할 것으로 협회관계자들은 전망하고 있다.
칩마운터를중심으로한 SMT인라인시스템이나 인서킷테스터 등 전자제품 조립 검사장비류의 수출환경도 크게 좋아지고 있다.
칩마운터와주변기기 등은 수출시장개척 만2년만인 올해 동남아.미주시장에완전히 정착한 상태로 업계는 올해 5백만달러 상당의 물량 선적을 기대하고 있다. 금성산전.대우전자.대양기전 등이 나서고있는 인서킷테스터의 경우는 업체마 다 1백대에서 1백50대 가량을 내다보고 있어 올해 5백만달러의 수출실적 달성은 무난할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PLC(프로그래머블 로직 컨트롤러)나 시스템 엔지니어링을 바탕으로한라인규모의 시스템 수출도 점차 활성화되고 있다.
자동화품목의이같은 수출활성화중 눈여겨볼 대목은 성장곡선이 3.4분기 시점에서 급등하고 있다는 점이다.
공작기계업체중 가장 많은 물량을 수출하고 있는 대우중공업의 경우는 지난상반기까지 유지돼왔던 6대4의 내수대 수출구성비가 3.4분기에는 완전히 무너져 수출이 60%를 차지, 내수관계자들이 곤혹스러워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이같은자동화기기의 수출이 활성화되고 있는 것은 엔고와 미주시장의 설비 투자 확대, 그리고 국내자동화산업의 경쟁력 강화가 그 바탕이 되었다.
대우중공업의수출관계자는 "하반기 들어서면서 미주시장을 중심으로 계약이 폭증하고 있는데 이는 미국의 자동차산업 활성화가 큰 영향을 미쳤다" 고 말했다. 특히 지난 3년동안 자동화산업의 수출활성화와 관련, 잠재변수로 여겨졌던엔고는 최근 경쟁업체들인 일본업체들로 하여금 수출단가를 5~10%씩 올리게만들어 국내자동화품목의 수출활성화에 상승작용을 하고 있다.
국내수출관계자들은 "히타치정기.모리세이키 등 주요일본업체들이 지난 3.4 분기 들어서면서 미주수출물량에 대해서는 5%, 유럽물량에 대해서는 10%씩 의 단가를 올리고 있고 이 여파가 다른 일본업체들에까지 확대되고 있다" 고전했다. 엔고현상이 나타난 지난 3년동안 가격인상을 자제하며 채산성 악화를 감내했던 일본 업체들이 드디어 가격을 올렸으며 이것이 바로 국내자동화업체들에호기로 작용한 것이다.
다른한편으로 국내업체들의 수출주력화전략도 수출활성화의 주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공작기계는물론이고 칩마운터나 인서킷 테스터 생산업체들은 수출활성화를 위한 국산화율제고에 적극 나섰으며 지난해부터 주력했던 얼굴 알리기작업도 올해의 성과를 일궈내는데 한몫하고 있다.
칩마운터나인서킷 테스터는 자체설계를 발판으로 국산화율이 90%를 상회하고 있으며 공작기계의 경우도 70~80%에 달하고 있어 경쟁력이 탄탄하다는평가다. 특히 각자동화업체들이 올해부터 동남아.미주 등 시장을 가리지 않고 전시회 에 참가한 덕분에 해외시장에서의 국산자동화장비 지명도도 일본업체못지 않다는 게 국내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다른한편으로 국내자동화산업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2가지 과제를 풀어야 한다. 엔고에 따른 일부생산원가 상승에 대해 어떻게 대처해야 할 것인가가 첫째이고 고부가가치 품목으로의 전환이 두번째로, 이 두가지만 조기에 풀 수 있다면 국내자동화산업은 새로운 전기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조시용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