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노동부로부터 노조설립 신고필증을 교부받아 합법성을 획득한 전국과학 기술노동조합(과기로조)이 구체적인 모습을 드러내며 과학기술계의 태풍으로 등장하고 있다.
원자력안전기술원및 항공우주연구소 등 그동안 노조가 없었던 일부 정부출 연연구기관의 노조설립을 견인하는가 하면 정부출연 연구기관의 사학연금제 가입을 주도하는 등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정부의왜곡된 과기정책을 바로잡겠다"며 지난 4월 공식출범한 산별노조형 태인 과기로조는 그동안 숱한 좌절과 패배감을 맛보며 외롭게 버텨왔다.
각지부별 노조원수가 하루가 다르게 감소하는데다 정부가 과기로조를 "복수 노조"라는 이유로 설립을 불허했기 때문이다.
이에따라 과기로조에 소속된 정부출연연구기관의 올해 임금협상이 상급단체 인 전국 전문기술노동조합연맹(전문로연)에 위임돼 추진되는 등 파행적인 임금교섭을 벌이기도 했다.
게다가연구소간의 통일된 단체협약이 마련되지 않아 공동임금교섭에 혼선이 빚어졌는가 하면 각 연구소간의 임금협상폭이 서로 달라 과기로조의 존재를 의문시하는 노조원이 더러 생기기도 했다.
그러나과기로조측은 "올해 임금협상이 비록 일사불란한 가운데 각 지부 소속의 노조원들을 만족시키지는 못했지만 3%벽을 넘지 못했던 지난해와는 달리 두자리 숫자의 인상률을 확보하는 등 출범 첫해의 활동치고는 괄목할만한 성과를 거두었다"며 과기로조 출범전과 후를 명확히 구분짓고 있다.
불법단체(?)로활동하면서도 많은 부분을 얻어냈을 뿐 아니라 짧은 기간내에 과학기술계 노조의 단결을 이루어냈다는 것이 과기로조측의 자평이다.
여기에각 지부별 노조가 연구소를 상대로 임금협상을 벌일 때처럼 과기로조 가 대표로 나서 협상책임자로 나설 수 있는 합법성까지 얻어냈으니 과기로조 의 활동에 날개를 달아준 셈이 된 것이다.
그러나과기로조가 스스로를 이같이 평가절상하듯 출범당시 내걸었던 밑으로부터의 과기정책 대안마련"을 정말 충실하게 수행해왔는가도 다시 한번 곱씹어야 할 시점에 이르지 않았나 생각된다.
과기로조가출범할 때 과학기술계에서 겉으로 표현하지는 않지만 암묵적 지지를 보낸 것은 바로 과기로조의 이같은 건강성 때문일 것이다.
"국내과학기술 발전의 원동력"임을 자처하고 나선 과기로조가 합성성 확보 이후 "만성중병(?)"에 시달리고 있다는 정부출연연구기관의 문제점을 어떤 대안을 가지고 풀어헤쳐나갈지 주목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이다.
【대전=이은파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