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콤의 경영권은 어디로 갈 것인가.
체신부가12일 통신설비제조업체의 유선통신사업자 지분한도를 당초 3%에서 10%로 대폭 완화함에 따라 럭키금성과 동양그룹의 지분확보 경쟁이 또다시 치열하게 전개될 전망이다.
그러나이번 체신부의 조치로 통신설비제조업체인 LG그룹이 일방적으로 혜택 을 입을 것으로 보임에 따라 럭키금성그룹의 데이콤 경영권 인수가 더욱 유력해졌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다만현재 LG와 동양의 보유주식이 큰 차이가 없는 점을 감안, LG.동양 이외에 데이콤 지분을 갖고 있는 현대나 삼성, 대우그룹의 움직임이 데이콤의 경영권 향배에 결정적인 작용을 할 것으로 보여 향후 이들 그룹이 보일 태도에 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현재데이콤의 지분확보 현황을 보면 동양그룹이 레미콘3사를 포함해 14.7% 인데 비해 LG그룹이 3허씨 및 기타 친LG계열 회사의 주식을 합쳐 17%의 지분을 확보, 이미 LG그룹이 동양그룹보다 2% 포인트 이상 많은 지분을 확보 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여기에는 그동안 양 그룹이 시장을 통해 꾸준히 매집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물량은 제외됐기 때문에 이 차이는 더 벌어질 수도 있다.
이밖에다른 주주들이 보유한 지분은 장기신용은행이 9.9%, 삼성그룹이 4.
65%,현대 4.17%, 한국방송공사 3.17%, 기타법인 6.07%, 우리사주 6.07 %, 기타 소액주주가 32.49%를 차지하고 있다.
따라서LG그룹은 현재 공식적으로 2.94% 밖에 보유하지 않고 있어 앞으로 7% 정도의 주식을 합법적으로 추가매집할 수 있게 된 셈이다.
이번조치가 LG의 데이콤 경영권 인수를 가능하게 하는 것은, 실질적으로는 많다해도 공식적으로는 동양보다 훨씬 적은 양의 주식을 보유한 것으로 될경우 LG가 경영권을 행사하기는 어려웠으나 이번 조치로 동양과 똑같은 지분 을 확보할 수 있게됨에 따라 주식만 많으면 얼마든지 경영권을 행사해도 모양이 나쁠 것이 없게됐기 때문이다.
더군다나국내 3대 재벌그룹인 LG의 자금동원 능력은 이미 동양그룹과는 비교대상이 되지 않기 때문에 LG그룹의 데이콤 경영권 인수는 단지 시간문제일 뿐 이라고 해도 무방하다는 분석이 가능해진다.
LG가추가매집이 가능한 데이콤지분 7%를 모두 사들인다고 할때 총 데이콤 지분율은 24%로 올라가게 돼 동양의 현재 지분율 15%를 약 9% 포인트 가량 능가하게 돼 경영권 행사가 가능한 수준에 이르게 된다.
실제한국이동통신의 경영권을 인수한 선경의 KMT지분율도 불과 24.3%에 그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동양은 조금도 고삐를 늦추지 않겠다는 입장임에 따라 LG와 동양의 데이콤 지분확보 경쟁은 앞으로 더욱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보여 어느 한쪽이 경영권을 확보할 수 있는 정도의 물량을 확보하기 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이와관련, 가장 관심을 끄는 것은 장기신용은행이 이미 시황에 따라 매각하겠다고 밝힌 보유지분 9.9%의 행방. 그러나 장기신용은행이 이같은 방침에 도 불구하고 엄청난 시세차익을 실현할 1백10만주의 주식을 한꺼번에 매각하지는 않을 것이며 은행의 경영실적을 고려하면서 점진적으로 매각하는 방식 을 택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또한LG와 동양의 지분확보전으로 주가상승을 예상한 소액투자가들이 앞으로물량을 쉽사리 내놓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단기간내에 이만한 물량을 장내에 서 사들이기는 어려울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체신부 발표로 LG와 마찬가지로 7%의 추가지분 확보가 가능해진 삼성 .현대 등의 움직임도 동양-LG의 경영권 인수전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칠 요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만약삼성과 현대 등이 본격적인 데이콤 지분확보전에 나설 경우 어느 한 그룹이 완벽하게 경영권을 인수하기는 어려운 상황이 돼 데이콤의 경영이 재벌 그룹간 집단지도체제 형태가 될 가능성도 있다.
이에따라 럭키금성이나 동양은 최악의 경우 이들 그룹과 손잡는 방안까지 내심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는 물론 양 그룹의 경영권 확보 경쟁이 표면화될 때 가서야 가능한 시나리오이다.
따라서체신부의 이번 조치에도 불구하고 어느 특정 그룹의 데이콤에 대한 경영권 행사는 당분간 어려워 데이콤은 LG-동양의 협의로 이루어질 공산이 크다. 동양의 관계자는 "양 그룹의 지분확보전은 장기적인 차원에서 진행될 것" 이라고 전제하고 "동양도 계열 제조업체를 중심으로 계속적인 지분확보에 나설계획 이라고 밝히고 있다.
럭키금성의한 관계자는 "현재 일반적으로 관계사로 분류하고 있는 기업이 실제 LG가 경영권을 행사하려 해도 LG편을 들어줄지는 미지수"라며 "특히 대 림산업과 같은 기업은 LG관계사라고 말하기는 힘들다"는 입장이다.
이관계자는 또한 "당분간 LG가 데이콤에 대한 경영권을 행사하지는 않을 방침 이라며 "모든 것은 내년이 돼야 윤곽이 드러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따라서LG의 데이콤 인수작전은 좀더 장기적인 차원에서 추진되지만 그 시점은 불과 1~2년에 불과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박스) <이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