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의 기술 추세대로라면 컴퓨터와 가전제품은 조만간 한제품 안에서 만날수밖에 없다.
멀티미디어붐을 타고 가전과 컴퓨터 분야로 나뉘어 시장선점에 나서고 있는CD-I와 CD-롬도 궁극적으로는 이런 만남을 위한 하나의 시도로 볼 수 있다.
지난 9월 주기판업체인 모던 인스트루먼트(MI)가 멀티미디어 PC로 내놓은 AV컴퓨터 모델명 미션)는 이런 가능성을 가시화한 제품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끌고 있다.
MI가제품광고를 통해 강조했듯이 미션은 컴퓨터에 오디오와 비디오기능을 대폭 강화한 제품이다.
이가운데에서도 오디오기능은 마니아들 수준에 견줄 정도로 고급화시켰다는게 이 회사의 주장이다.
실제로미션은 시판중인 대다수의 멀티미디어 PC들의 출력보다 4~5배 이상인2백40와트 앰프시스템을 내장하고 있으며 음질을 좌우하는 저음영역을 강화 하기 위해 서브우퍼 스피커를 별도로 갖추고 있다.
이때문에오히려 국내 PC업계 최초로 채용한 리모컨 조절기능과 PCMCIA 장착 등의 첨단기능들이 그늘에 가려있을 정도다.
바로이런 "환상적인" 오디오기능이 최근 업체별로 신제품 출시가 줄을 잇고있는 멀티미디어PC 시장에서 미션의 차별성을 부각시킨 성공요소로 평가받고있다. 그러나 또 이 점이 미션의 수요제한 요소로 작용하고 있는 것도 이 제품이 안고 있는 어쩔 수 없는 한계로 지적되고 있다.
연내까지 총 5천대 판매를 목표했던 MI의 기대와는 달리 10월 현재 미션의 판매대수는 약 5백대 수준에 머무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2백85만원이라는 소비자가격에서 잘 나타나듯 현 PC시장 추세에 역행하는 MI의 고가정책 탓이 크다. 웬만한 고급오디오에 견줘 손색이 없다는 이유 만으로 이같은 가격부담을 감수하겠다는 PC사용자들은 아직 그리 많지 않기때문이다. MI도 이를 의식해 내달부터는 국내시장 여건상 아직 다양한 기능구현이 어려운 PCMCIA등 일부 첨단기능을 제외한 2백만원 이하대의 보급형 제품을 내놓을 예정이다.
이같은요소들을 종합해볼 때 PC시장에서 미션의 성공여부는 불투명하다. 그러나 시장성패와는 관계없이 PC와 오디오를 접목시킨 미션은 PC의 영역확대 에 새로운 분수령 역할을 한 것만은 분명하다. <김경묵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