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서 전문영역 붕괴의 배경과 전망

센서업계가 재편기를 맞고 있다.

80년대이후 특정단일품목생산체제를 갖춰온 센서업체들이 최근들어 품목다 양화에 적극 나서면서 그동안 "불문율"처럼 지켜져온 업체별 전문영역이 무너지고 있다.

주요센서업체를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는 이같은 특정단일품목생산체제 해체 움직임은 무엇보다 단일품목 생산자체가 갖는 한계에서 비롯되고 있다.

센서업계의주류를 형성하고 있는 영세중소업체들은 자본이나 기술력이 열악 해 시장참여초기엔 특정 단일품목을 생산하는 것이 관례처럼 돼왔다.

일단생산품목이 정해지면 그 시장에서 기반을 잡기전까지는 다른 시장으로 의 진출은 고려하지 않는 것도 업체의 특성에 비추어 당연한 일로 받아들여졌다. 여기엔 센서시장의 특수성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내수시장의구조가 분야별 전문업체중심으로 정착된 결과 한 분야에서 다른분야로 진입하는 데는 기존업체의 견고한 "장벽"을 넘어서야 하는데 이를 위해선 기술이든 가격이든 상당한 "담보"가 필요했다.

때문에특별히 축적된 기술도 없고 적자를 감수하고라도 가격을 내릴 수 있는 형편이 못되는 후발업체들은 섣불리 남의 영역을 침범해 "희생"을 각오하느니 한 분야에 안주하려는 경향이 강했다.

실제센서시장의 주요업체들이 초기에 시장을 선점했던 업체들이며 이미 형성된 시장에 진출해 성공한 예가 거의 없다는 점이 이같은 사실을 뒷받침하고 있다.

그러나최근들어 센서수요가 늘어나면서 상황이 변하고 있다.

센서의응용범위가 확대되면서 수요처의 요구가 단일품목공급이 아닌 다품목 일괄공급쪽으로 바뀌고 있는 것.

필요한제품을 여러 업체에서 공급받는데 따른 시간상 경비상의 문제가 이같은 변화를 낳고 있다.

여기에센서시장 전체의 규모는 매년 큰폭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분야별로 볼 때 일부 기존품목은 성장이 정체되는 등 품목별 불균등발전을 하고 있는 것도 전문영역붕괴를 초래하고 있는 요인으로 분석된다.

성장가능성이적은 품목을 생산하던 업체들이 미래시장을 겨냥한 포석으로 인접품목개발 및 생산에 박차를 가하면서 해당분야 기존업체들도 이에 대한 대응책으로 품목확대에 가세하는 연쇄효과가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따라 그동안 안정기조를 유지해온 센서시장에 상당한 판도변화가 예상 된다. 영역구분이 해체되는데 따른 경쟁의 심화가 불가피 할 것이기 때문이다. 일례로 그동안 온도센서분야의 대표적 업체인 동광센서가 공장자동화용 근접 센서와 가스센서시장으로의 진출을 가시화하고 있고 역으로 가스센서 분야의선두업체인 게코전자는 온도센서사업을 대폭 강화하고 있어 새롭게 경쟁관계 에 서게 됐다.

또근접센서생산업체인 레시너코리아는 광센서시장진출을 준비하고 있고 태평양시스템도 자동차전장용 센서를 중심으로 품목 다양화를 적극 추진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여기에기존센서생산업체 이외 신규업체의 시장가세도 예상돼 센서시장은 당분간 혼조상태에서 새로운 틀짜기에 들어갈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이와 관련, 일부에선 특히 전문영역의 붕괴가 장기적으로 센서업체의 대형화 로 이어질 것이란 분석을 하고 있다.

단일품목생산체제에선 영세중소기업이 경쟁력을 가질 수도 있었지만 전문영역의 붕괴로 다품목생산체제가 정착되면 일정규모이상의 업체들이 시장주도권을 행사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같은분석은 다른 한편 시장환경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는 기존 영세중소업체중 상당수가 경쟁에서 도태될 것이란 점을 전제로 깔고 있다.

이에따라 센서업계는 향후 종합센서업체를 지향하면서 대형화하는 업체와 경쟁에서 밀려나는 영세중소업체의 양극화현상을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

(박스)<오세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