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DEC, 인터네트를 통해 마케팅

인터네트를 통한 제품 시험서비스가 본격 궤도에 오르고 있다.

지금까지 인터네트의 상업적 이용은 판매정보 및 제품목록 등을 배포하거나 상품주문을 받는 수준에 그쳤다. 그러나 이같은 우편판매방식과 별 차이없는 마케팅관행이 컴퓨터업체들의 새로운 방식의 시도로 변모하고 있다.

자동차를 구입할 때 시승하지 않고 선뜻 구입하는 예가 드문 것처럼 컴퓨터 HW나 SW는 제품에 대한 평가를 거친 다음에 구입하는 것이 일반적인 추세다 . 그러나 이제는 컴퓨터제품을 구입할때 자기 책상에 앉은 채 제품에 대한 판단을 내릴 수 있는 길이 트였다.

마케팅부문의 체질개선을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는 미국 컴퓨터업체 디지털이퀴프먼트사 DEC 가 지구촌규모의 컴퓨터통신 네트워크인 인터네트를 이용해 "알파"컴퓨터의 판촉활동에 나섰다. DEC는 미국에 시험용 알파컴퓨터 4대 를 구비해 놓고 세계각지의 고객들이 인터네트를 통해 이 제품에 대한 평가 를 내리게 하는 방식을 도입했다. 고객들은 인터네트를 통해 각자 갖고 있는SW를 DEC의 컴퓨터로 전송해 운용해봄으로써 구매에 대한 판단을 내릴 수 있다. 지금까지 각국의 7천5백여명이 접속해 DEC제품의 성능을 시험한 것으로알려지고 있다.

DEC로서는 이러한 마케팅방법이 제품테스트에 소요되는 시간과 비용을 줄이는데 상당히 효율적이라는 입장이다. 다수의 제품을 매장에 진열하는 것보다인터네트에 접속된 몇대의 컴퓨터를 관리만 하면 되기 때문이다.

일부 고객들은 제품구매와 상관없이 자신이 가지고 있는 프로그램을 시험해 보기 위해 알파컴퓨터를 활용할 수도 있다. 알파컴퓨터는 SW개발자들이 신제 품의 마케팅개시 직전에 새로운 코드를 시험하는데 활용함은 물론 SW구매자 들이 보유하고 있는 시스템의 결함을 점검하는데도 사용된다. DEC는 또한 고객들이 인터네트를 통해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원하는 SW를 얼마든지 시험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어 자사제품구입에 대한 확신을 주는 효과도 거두고 있다.

영국 최대의 인터네트 접속서비스업체 유니팜사도 영국인들을 대상으로 SW제 품 테스트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구입에 앞서 고객들은 자신의 시스템에 SW패키지를 받아 구동할 수 있다. 그러나 이 SW는 한시적으로 유효한 비밀번호와 함께 제공돼 일정한 기간동안만 사용할 수 있다.

따라서 제품을 일정기간 사용한 후 구입을 원하는 고객들은 유니팜사에 현금 을 지불하고 영구적인 비밀번호를 부여받아 계속 사용할 수 있다. 이같은 방법은 충동구매를 피할 수 있다는 장점과 더불어 디스켓 및 유통비용을 줄여 소비자에게 돌려줄 수 있는 효과도 거두고 있어 인기를 끌고 있다.

DEC와 유니팜의 마케팅방법은 자율적으로 운영된다는 점에서 인터네트의 특성과도 합치하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우수한 상품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 이라면 이들 업체와 같은 방법으로 전세계로 매장을 확대하는 것도 바람직할것으로 보인다. <정영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