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애플사, 일시장 점유율 확대

태평양을 사이에 둔 미국과 일본은 지리적인 거리 이외에도 문화의 차이 때문에 상대방 시장을 뚫고 들어가기에 어려운 커다란 장벽이 있었다.

미국의 PC 업체들이 유럽 시장에서는 손쉽게 발판을 굳힌 반면, 일본 시장을 공략하는 데는 고전하고 있는 것도 바로 일본의 독특한 시장 여건 때문이다.

그러나 미국의 애플컴퓨터사는 "여우와 두루미"의 이질감을 극복하고 일본 시장에서 자리잡기에 성공, 주목받고 있다.

일본 애플컴퓨터사는 올해 역시 지속적인 고속 성장세를 유지할 것이며 이를바탕으로 시장 점유율 면에서도 가시적인 성과를 거둘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 다. 시장조사 업체인 일본 IDC의 분석에 따르면 올해 일본 애플은 16%의 시장 점유율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92년의 점유율에서 2배가량 증가된 것이며 미국 본사가 미국 시장에서 차지하고 있는 점유율 보다도 오히려 높은 수치다.

애플의 이러한 성과는 자국 제품에 대한 신뢰가 강하고 소비자들이 제품을 선택하는데 있어 보수성이 강해 외국 업체들이 자리를 잡기에는 어려운 일본 시장에서 보기 드문 성공사례로 손꼽힌다.

애플의 성공을 뒷받침해준 것은 기본적으로 "마케팅"이라는 측면에서 탁월한 능력을 보였기 때문이다. 애플은 자사의 매킨토시 공급업체로 캐논사와 손을잡았던 것이 강력한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는데 도움이 됐다고 스스로 평가 하고 있다. 또한 다양한 판촉 행사를 기획, 적극적인 영업활동을 펼친 것도사용자들의 이목을 끄는 요인이 됐다.

그리고 마이크로소프트사의 "윈도즈" 일본어판 출시가 늦어져 애플의 매킨토 시가 영역을 확대하기에 충분한 시간을 가졌던 것도 애플에게는 행운 이었다. 애플의 한 관계자는 시장 점유율 면에서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즈" 프로그램이 매킨토시를 앞지르고 있지만 사용자층에 대한 인지도의 측면에서는결코 뒤지지 않는다고 자신있게 말한다.

하지만 앞날에 대한 전망은 반드시 낙관적이지만은 않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즈 와 MS-DOS의 일본어 버전인 "DOS/V" 운용체계(OS)의 성장이 매킨토 시의 성장률을 추월하고 있기 때문이다.

IBM.컴팩 컴퓨터사등 미국 PC 업체들을 중심으로 판매하고 있는 "DOS/V"가 일본 PC 시장에서 아성을 굳히고 있는 NEC의 OS를 대신해서 새로운 표준으로 나서고 있으며 마이크로소프트 "윈도즈" 프로그램을 사용하는 PC는 날로 늘어나고 있다.

일본 애플은 어려워지는 시장 여건을 극복하고 지속적으로 점유율을 늘려 나가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지난 7월부터 일본 애플의 경영을 맡은 프랭크 산다 사장은 지속적인 시장 확대를 위해 "독자적인 아키텍처를 고집하지 않고 호환 전략을 펼친다"는 애 플 본사의 정책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기로 했다. 타업체에 애플의 기술에 대한 라이선스를 제공, 호환 업체를 늘려나갈 방침이다.

호환 시장을 확대하는 것이 결과적으로 애플의 영향력을 확보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판단에 바탕을 둔 것이다.

이를 위해 산다 사장은 경쟁업체들과도 활발하게 협상을 벌이고 있다. 특히 최근 IBM과 협약을 맺고 "파워 PC" 칩 아키텍처를 제공받기로 한 도시바는가장 유력한 후보로 지목되고 있다.

또한 이제까지 중점을 두었던 시장 이외의 새로운 시장 가능성을 찾는 것도일본 애플의 발전을 위한 전략 가운데 하나다. 애플은 일본 시장에서는 주로 업무용 시장에 주력해 왔으나 앞으로는 전통적으로 애플 매킨토시가 강세를 보이고 있는 교육용 및 가정용 시장도 공략해 나갈 방침이다. <이지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