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그림을 내세운 미 애플컴퓨터사 상표는 차가운 기계의 촉감보다는 친근 감을 준다. 지난 77년 스티브 잡스와 스티브 워즈니악이 애플사를 설립할 당시 남의 집 차고를 얻어 사업을 시작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하지 만 차고앞에 사과밭이 있어서 회사이름을 애플로 정하고 "매킨토시"도 사과 품종의 하나라는 것을 아는 사람은 드물다. ▼회사나 제품이름은 그 특성을 상징적으로 표현하면서 부르기 좋고 듣기 좋고 또 인상적이어야 한다. 최근국내에서 나온 PC를 보면 각자 특성을 내세우고 있다. "심포니"나 "뚝딱 큐 Q 는 멀티미디어기능이 있다는 감을 주고, "그린PC"는 절전형이라는 느낌 이 드는 반면 "윈프로"는 전문성이 높다는 인상을 풍긴다. 또 워크스테이션 "엑실"은 "엑셀"승용차를 연상시킨다. ▼요즘 미국의 PC이름도 승용차의 것을 따 오던가 그와 비슷하게 지은 것이 많다. 컴팩컴퓨터사의 프리자리오(P resario)와 콘투라(Contura), 휴렛팩커드사의 벡트라(Vectra), 제오스사의판테라 Pa-ntera 가 그렇고 IBM의 앱티바(Aptiva)는 애치바(Achiva)라는 승용차와 비슷하다. 속도가 빠르다는 인상을 주기 위한 것이리라. ▼한때 미컴 퓨터회사들은 제품이름을 가지고 심리적인 경쟁을 벌인 일이 있었다. 가령 한 업체가 "개구리"라고 지으면 다른 업체는 이를 잡아먹는 "뱀"의 이름을, 또다른 업체는 뱀의 천적이름을 붙이는 식이다. 그러나 이제는 속도나 성능 에 역점을 두고 있어 국내 PC이름이 기능의 특성을 강조한 것과 대조를 이룬다. 애플처럼 성능이나 기능과는 거리가 먼 이름을 채택한 것은 드문 일이라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