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부품산업의 발자취(147);튜너(14)

삼성전기는 튜너분야의 거물급인 문태형씨를 개발총책임자로 앞세워 개발에 박차를 가하면서 첫해인 85년도 유럽방식(NTSC)과 미국방식(PAL)을 모두 양산한데 이어 국내 최초로 30?급과 1백39채널의 초소형 전자튜너를 개발, 양산하게 된다.

특히 삼성전기는 다수의 초소형 신제품을 속속 개발하여 단순 국내시장에 공급하는데 그치지 않고 이들 공급시장을 미국을 비롯 영국등 유럽과 파키스탄 등 세계각지로 선적하면서 삼성전기의 이미지제고에 적극 나서는 등 발을 넓혀나간다. 삼성전기는 또 86년초에 국내에서 최소형인 5?급 튜너를 개발, 판매에 들어갔으며 기구식 메카 튜너의 전압을 24V에서 12V로 변경, 저전력화해 미국 제니스사에 공급하고 87년 들어서도 유럽G7계열의 PAL방식의 RF모듈레이터를 독자기술로 개발하고 유럽.일본 등 선진국 모듈레이터업체에 공급하는등 개발에 이은 판매력을 강화한다.

삼성전기의 개발력과 시장확장력이 눈에 띄게 돋보이자 이 분야 선발주자인 금성알프스가 일본 알프스에서 기술이전받아 단순양산하는데 안주해오다 신 기술에 의한 신제품개발에 심혈을 기울이기 시작한다.

금성.삼성.대우 등 가전3사에서는 향후 영상기기와 음향기기시장에서 핵심부 품인 튜너의 개발없이는 주도권장악에 차질이 빚어질 것을 우려, 삼성전기와 금성알프스에 이어 대우전자부품이 영상기기용 튜너시장에 참여하기 시작한다. 삼성전기의 발빠른 신제품개발행보에 뒤질세라 금성알프스는 일본 알프스로 부터 신기술이전을 독촉하지만 일본 알프스 1백%국내법인인 한국알프스를 금성알프스 바로 앞에 설립, 견제시킨다.

금성알프스는 그동안의 양산기술 노하우를 바탕으로 신제품개발에 적극성을 보이면서 85년도부터 독립할 각오로 기술인력육성에 나서는 한편 국내최초로 컬러TV용 전자동조 튜너를 개발하고 순수고유기술진에 의해 카(CAR)스테레오 용 FM튜너를 개발하는등 다양한 제품을 내놓는다.

금성알프스는 86년도 캐나다의 세로운 규격에 대응한 UHF메카 튜너를 독자기 술로 개발, 양산한데 이어 VCR세트의 모델 다양화와 슬림(SLIM)화에 대응한 슬림형 RF모듈레이터를 국산화하는 등 신제품개발에 열을 올렸다.

또 금성알프스는 신기술을 통한 신제품개발에 박차를 가하면서 국내로 한정 돼 있던 시장도 세계 각국으로 확대시켜나가는등 삼성전기와의 선의의 경쟁 이 시작됐으며 대우전자부품이 뒤이어 참여한다.

금성알프스와 삼성전기의 쌍두마차시대에서 대우전자부품이 일본 샤프사와의 기술제휴로 신규로 나선데 이어 한국전자의 주문자상표(OEM)로 생산에 나서면서 국내튜너산업이 완전경쟁체제로 전환되는 새로운 국면을 맞기 시작한다 대우전자부품과 한국전자가 영상기기용 튜너시장에 참여하면서 국내업체간의 가격경쟁에다 각사간의 전문개발인력스카우트열풍까지 불어 나름대로 문단속 에 나서는등 장외싸움으로 전력을 소비한다.

이러한 와중에 음향기기용 튜너시장에서는 태봉전자가 국내 최초로 참여하여 4~5년간의 경험을 토대로 자리매김을 한데 이어 한국전자가 일본 도시바사의OEM방식으로 컬러TV용 전자튜너를 생산하기 시작한다.

한국전자는 81년도에 한국테레비를 합병하고 신공장으로 이전, 전자튜너1백 만대생산실적을 올리고 생산노하우를 어느정도 갖추면서 88년도에는 순수자 체기술진에 의해 카오디오용 FM튜너를 개발, 음향기기용 튜너시장에 참여했으며 한국마벨이 82년도에 사업다각화차원에서 메카튜너를 생산한다.

국내 튜너시장은 금성알프스와 삼성전기등의 영상기기용시장과 태봉전자.한 국전자.한국마벨등 음향기기용 전문업체들의 등장으로 처음 미국시장에서 튜너가 발달되어 일본으로 옮겨간 이후 또다시 한국으로 이전되는 경향을 보였다. 음향기기용 튜너전문업체가 대거 등장, 처음에는 품질에서 뒤처지면서 국내 업체들이 고전했으나 품질적인 측면에서 차별화가 없어지자 나중에는 감가상각이 끝난 일본업체들이 가격덤핑을 일삼아 애로를 겪었다.

이후 국내전문업체들이 품질.가격.납기의 3박자를 갖추면서 일본유수의 업체 들이 메카튜너시장에서는 손을 들게 되어 세계시장을 확대하기 시작하나 80 년대말 국내 전자경기의 퇴조로 일반 보급저가제품의 경우 생산기지를 동남 아로 이전하게 된다.

<원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