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맥시코 TV공장 "사멕스"

미국 LA에서 태평양 연안을 따라 자동차로 4시간 정도 달리다보면 미국.멕시코국경지역에 다다른다. 말이 국경이지 양국을 드나드는 자동차물결은 한국 의 여느 톨게이트 모습과 큰 차이가 없을 정도로 자유롭기 그지없다.

국경선을 지나 또 4시간 정도를 가면 멕시코 최북단 도시 티후아나에 도착한 다.미국 샌디에이고와 맞붙은 국경지역이지만 북미지역을 새로운 경제블록으로 등장시킨 NAFTA(북미자유무역협정)발효이후 세계 전자산업계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있는 지역이기도 하다.

이 지역은 특히 멕시코 관할권이면서도 나프타지역 최대 시장인 미국과 인접 해있어 이미 80년대 후반이후 국내 전자업계의 최대 유망 투자진출지역으로 손꼽히고 있다.

멕시코는 북미와 중남미를 연결하는 지역적 특성 때문에 미주대륙 수출의 요충지로 평가되고 있다.

티후아나공단은 공항에서 15분 거리에 있다. 공단으로 들어서 큰 5거리에서 우회전하자마자 파란색 타원형 바탕에 영문으로 "SAMSUNG"이라고 쓰여진 건물간판이 한 눈에 들어온다. 바로 이곳이 삼성전자 멕시코 현지공장 "SAMEX (S-amsung Me.icana,S.A DE C.V.)"다.

사멕스는 국내 기업으로는 삼성전자가 서울올림픽이 열린 해인 지난 88년 멕시코에 처음 투자해 설립한 현지법인. 초기투자액은 1천40만달러. 당시만 해도 어마어마한 금액이다.

이렇게 큰 돈이 투자된 사멕스가 최근 그 값을 톡톡히하고 있다. 빠른 성장 세를 구가하면서 나프타시장 진출의 모범적인 투자사례로 손꼽히고 있다.

특히 사멕스는 최근 멕시코 전자복합단지 공사에 돌입한 삼성그룹의 해외 첫 복합화단지로 전진기지 역할을 맡아 더욱 관심을 모으고 있다. 삼성그룹의 멕시코 복합 생산기지는 바로 티후아나에 위치한 사멕스를 중심으로 삼성전관 삼성전기, 삼성항공등 계열사들이 인접지역에 대부분 들어서게 된다.

때문에 사멕스의 투자및 성장과정은 이번 삼성그룹의 멕시코 복합생산기지 추진계획의 초석이 될 만큼 주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는 게 그룹 관계자의 설명이다. 삼성전자 멕시코 현지법인 사멕스에 대한 투자평가는 최근의 현황을 살펴보면 쉽게 짐작할 수있다. 설립 당시 1만1천평에 불과했던 사멕스공장은 부지1만5천평 건평 5천6백40평규모의 제 2공장 설립으로 현재는 부지 2만3천7백 평, 건평 8천9백평규모로 늘어난 상태. 모두 4개인 생산라인에서 컬러TV, TVCR를 연간 총 1백10만대 양산하고 있다.

사멕스의 매출 추이를 보면 현지법인으로 빠르게 정착하고 있다는 것을 알수 있다. 지난 92년 1억2천만 달러이던 매출실적은 지난해 1억7천만달러, 올해에는 2억3천만달러를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연평균 26%이 상의 쾌속항진을 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제품별 생산규모를 보면 컬러TV는 중형이 55만7천대.대형이 17만대등 총 72 만7천대, TVCR의 경우 13인치가 21만1천대.19인치가 13만2천대등 34만3천대 이다. 하지만 최근 주문량이 크게 넘쳐 라인을 완전 풀가동해도 모자랄 정도다. 특히 전체 생산물량의 10%정도인 OEM물량의 경우 GE사의 거듭된 물량확대 요구에도 불구하고 물량을 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삼성전자는 이에따라 올해부터 사멕스공장의 추가 증설을 계획하고 있다. 늘어나는 주문량에 맞게 생산량을 대대적으로 늘릴 계획이다. 그래서 컬러TV 생산량은 내년까지 1백만5천대 수준으로 확충하고 오는 97년에는 1천2백40만 대까지 증산키로 했다. 특히 고급기종인 TVCR 생산량도 현지수출이 호조를 보임에 따라 내년에 1백50만1천대, 오는 97년에는 2백10만대수준까지 끌어올릴 방침이다.

사멕스가 나프타 진출의 성공사례로 꼽히는 이유는 이러한 안정된 성장세 못지 않게 현지화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NAFTA발효이후 사멕스 의 부품현지조달률이 그 대표적 증거다. 올해 부품현지조달률은 금액기준으로 38%. 이는 이번 복합화단지조성으로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삼성의 계획 에 의하면 연도별 부품현지조달률은 95년 58%, 96년 67%, 97년 75%로 매년 10%포인트정도 늘릴 계획이다. 이는 사멕스가 현지기업으로 자리를 잡아가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또한 모범근로자에 대해 포상및 휴가, 한국연수를 시켜주는 등 사원들에 대한 처우개선에도 각별한 신경을 쓰고 있는 기업으로 정평이 나있다.

게다가 자본금 3백만달러에 불과한 사멕스는 현재 1천5백만달러의 증자를 실시중이며 지난 달 영국 BSI로부터 ISO-9002인증을 취득하기도 하는등 사멕스 는 멕시코진출의 성공적인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삼성전자 사멕스공장의 최원기공장장은 "사멕스공장의 경우 오더가 폭주하고 있을 정도로 성장세가 높다"고 밝히고 "사멕스를 필두로한 복합생산기지가 완료될 경우 NAFTA라는 경제블록은 전혀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티후아나=김광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