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산 VCR의 대유럽연합(EU) 반덤핑 대책이 업체간 이해관계로 표류하고 있어 가전3사의 공조방안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금성사.대우전자 등 가전3사는 EU집행위가 지난 9월 필립스의 자회사인 IR3사의 반덤핑 제소를 받아들여 한국산 VCR 및헤드에 대한 반덤핑 여부를 조사하기로 방침을 정함에 따라 최근 전자공업진 흥회를 중심으로 수출.내수가격 검토, 변호사 선임 등 공동대응방안을 모색 하고 있으나 업체간 이해관계로 구체적인 해결방안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가전3사는 EU지역의 현지공장에서 생산되는 VCR의 연간생산량이 각사별 로 40만대를 넘고 있는 데다 앞으로 현지생산 규모를 확대해 직수출을 줄일수 있다는 점 때문에 당초 예상과는 달리 소극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가전3사는 EU집행위의 한국산 VCR의 반덤핑조사와 관련, 지난달 중순에 전자 공업진흥회에서 대책회의를 열었으나 정부 차원의 해결노력에 대한 원론적인 의견만 교환했을 뿐 현재까지 현지사무소를 통해 벌이고 있는 각사별 정보수 집활동 말고는 이렇다 할 움직임이 없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가전3사의 반덤핑 제소에 대한 체계적인 공동대응책을 마련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산 VCR의 대EU지역 수출은 지난해 1억2천만 달러로 36.5% 증가한 데 이어 올 상반기에도 7천만 달러로 전년동기대비 49% 늘어나는 등 꾸준한 성장 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산 VCR는 지난 89년 3월 EU집행위로부터 반덤핑 규제품목으로 지정돼 EU지역에서 가격인상에 규제를 받아왔는데 EU반덤핑 법규의 자동소멸 조항에 의거, 5년째가 되는 올해 3월1일부터 수입규제가 해제됐었다.
업계의 통상전문가들은 EU의 반덤핑 조치가 해제된 지 7개월도 안돼 IR3사가 다시 한국산 VCR 완제품과 헤드를 반덤핑 제소한 것은 국산 VCR의 EU 역내 유입을 근본적으로 차단하려는 의도라고 분석하고, 개별업체보다는 국익확대 차원에서 업계공동으로 대응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금기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