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은행 무인점포시대 열린다(상)

계원이 필요 없는 은행, 그러면서도 업무는 더 신속히 처리하고 있는 은행.

이른바"무인점포"가 인력을 절감하고 고객서비스를 향상시키는 등 큰 효과 를 발휘하자 최근 국내 은행들이 앞다퉈 이를 확산시켜나가고 있다. 바야흐로 국내 은행계에도 본격적인 "무인점포"시대의 막이 열리고 있는 것이다.

은행의 무인점포시대 도래에 즈음하여 그 배경과 현황, 그리고 전망을 3회에 걸쳐 집중 점검한다. <편집자주> 배경90년대는 국내 은행계에 중차대한 전환의 시기다. 그동안 정부의 비호아 래서 안정적인 성장세를 구가하던 은행계는 자율화 및 개방의 찬바람이 몰아 치는 들판에서 이제 뒤늦게 "홀로서기"의 고난에 찬 길을 걸어야 하기때문이 다. 금융자율화 정책으로 국내 은행간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진 데다 지난해말 UR협상이 타결됨에 따라 거대한 자금력과 고도의 금융기법을 결합, 국내 은행 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외국의 공룡은행들에 완전히 노출돼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단순한 예금대출 마진이나 양적인 성장에 의존해서는 이제 은행들로 서 되돌릴 수 없는 "노스탤지어"라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전문가들은 은행들이 취급업무를 다각화.특화하고 시대와 고객의 요구에 부응하는 새로운 상품 및 서비스를 개발해야 하며 이의 일환으로 점포전략이 중요시되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런데도 이제까지 국내 은행점포는 지점과 출장소 등 두가지 형태가 대부분이었다. 다양한 고객의 요구를 적극 수용하기에는 다분히 역부족이었다.

이와같은 기존 점포정책의 한계를 극복하고 고객요구의 다양화에 부응키 위해 국내 은행계에 현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 "무인점포"전략이다.

다행스럽게도 정부가 신경제 5개년 계획의 일환으로 지난 3월부터 금융기관점포 설치 자율화 조치"를 시행함에 따라 "무인점포"의 확대를 방해하는 법적 장치는 완전히 철폐된 상태다.

이제 은행들은 의지에따라 자유롭게 "무인점포"를 설치할 수 있고 그 과정은적자생존방식의 무한경쟁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아직 "무인점포"에 대한 개념정의는 전문가들에 따라 분분하다. 다만 특정 영업소에 부속되지 않은 장소에서 현금자동입출기(ATM), 현금자동지급 기(CD) 등 자동화기기를 갖추고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은행업무의 전부 혹은 일부를 규칙적이고 조직적으로 수행하는 장소"라고 정의하면 크게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무인점포"가 최근들어 급속하게 확산되고 있는 뒤안에는 전산화의 진전이라는 배경이 있다. 발달된 정보통신기술과 금융전산시스템이 접목되고 이런 기술의 축적과 함께 은행 호스트 컴퓨터에 CD, ATM을 접속하여 무인점포를 얼마든지 확장할 수 있는 기반 기술이 완성된 것이다.

특히 중요한 것은 고객의 요구가 다양해지고 거래가 소액화됐다는 점이다.

소액거래자들은무엇보다도 신속한 업무처리를 중요한 서비스로 여기고 있다. 더욱이 최근 기업고객의 탈은행화가 심화되는 추세에 있고 개인고객을 중심으로 한 소매금융화 경향이 뚜렷해짐에 따라 은행으로서는 이들을 고정 고객으로 확보하는 문제가 중요하게 대두되고 있다.

따라서 은행들은 자동화기기를 확산함으로써 이들 소액거래자들을 만족시키는 데 몰두하고 있다.

이와함께 "무인점포"가 점포망을 확충하는데 용이하다는 사실도 뺄 수 없는요인이다. 특히 점포 숫자에서 열세에 있는 일부 시중은행 및 신설은행들이" 무인점포" 증설에 남다른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은행들이 "무인점포"를 설치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뚜렷한 효과 로 생역화를 통한 인건비 절감을 들 수 있다. 단순 입출금을 위해 은행을 찾는 고객이 50%를 상회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한다면 이들을 무인기계화 점포 로 유도했을 때 경영합리화 및 수익성 제고 효과는 확실하게 보장받을 수 있다. <이균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