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B 페놀 원판구득난...해설기사

페놀원판(CCL)구득난이 장기화조짐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이에 대한 원인을 놓고 수요업체와 공급업체들이 공방을 벌이고 있다.

통상 비수기라 할 수 있는 최근 들어서까지 페놀원판의 품귀사태가 사라지지않고 오히려 더욱 심화되고 있는 이유가 일차적으로는 수요급증에 따른 공급 부족현상이라는 데에는 양측이 대체로 동의하고 있는 편이다.

그러나 구득난의 직접적인 원인과 이에따른 PCB업체들의 후유증에 대해서는상당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특히 품귀배경과 관련해서는 확인하기 힘든 추측과 소문마저 난무하고 있어 모처럼 활황세를 띠고 있는 PCB시장에 암운을 던져주고 있다.

올 국내 PCB시장은 내수경기회복과 엔고를 틈탄 수출확대에 힘입어 15%이상 의 신장세를 보일 것으로 잠정 집계되고 있다. 이중에서도 가전제품용 단면P CB는 내수.수출에서 모두 뚜렷한 신장세를 보이며 25%에 가까운 유례없는호황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이에따라 단면PCB의 원자재인 페놀원판의 수요도 급증했으나 국내원판 업체들의 생산이 이를 따라가지 못했다는게 업계관계자들의 주장이다.

원판업체들의 수요예측이 빗나간 것도 적지 않은 역할을 한 것으로 지적된 다. 올초 대다수 PCB관련업체들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완만한 상승세를 탈것으로 예상, 이에 맞는 내수및 직수출시장전략을 수립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국내PCB산업은 이같은 예상과는 달리 세계시장의 경기회복과 함께 날로 거세진 엔고바람을 타고 유례없는 호황을 구가했다.

세계시장경기에서도 이같은 호황은 여실히 나타나 그동안 PCB산업을 사양산업으로 치부하던 일본에서조차 닫았던 공장문을 열고 라인 재가동에 나섰고대만도 PCB증설에 앞다투어 나서고 있다.

이같은 경기회복에 힘입어 최근 국내 페놀원판수요는 월 1백만장에 달하고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년동기와 비교하면 무려 20만장이나 늘어난 수준이 다. 이에반해 국내원판업체들이 내수시장에 공급하는 물량은 90만장정도다. 국내 최대페놀원판업체인 두산전자는 10월에 72만장에 이어 11월에는 68만장을 국내업체에 공급하는등 월평균 70만장씩 공급하고 있다고 밝혔다. 코오롱전자 는 매달 15만장정도를 공급하고 있으며 수출에 주력하고 있는 신성기업은 월5만 7만장의 페놀원판을 내수시장에 공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단순계산으로 보더라도 현재 국내수요의 부족분은 월 10만장에 이른다.

최근 페놀원판업체의 할당공급으로 심각한 생산차질을 빚고 있다는 한 중소P CB업체관계자는 90만장이상의 생산능력을 가진 두산전자가 이같은 시기에70 만장도공급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내수시장을 도외시한 수출위주의 영업전략 탓이 크다는 점을 강조했다.

또 PCB업계 일각에서는 이번 구득난이 최근 원판가격인상을 추진하고 있는두산전자측의 "의도"가 깔린 것이라는 해석까지 나오고 있어 원판품귀로 인한 파장이 확대될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두산전자는 이에 대해 "국내수요가 월 1백만장을 상회한다는 것은 PCB경기호 황에 따른 가수요를 실수요로 오인한데 따른 허수"라고 지적하며 이는 대다수 대형PCB업체들은 전혀 구득난을 느끼지 못하고 있는데서 잘 나타나고 있다고 말한다. 또 가격인상건과 연계하는데 대해서는 원부자재가격폭등으로인해 내년도 원판가격인상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제하면서도 "그러나 이번사태와 가격인상은 전혀 무관하다"며 이락임을 강조했다.

실제 두산측은 통산 월40만~50만장의 재고여유분을 갖고 공급해 왔으나 지난8월부터는 재고없이 거의 빠듯하게 공급해오고 있다고 털어놓고 있다.

특히 최근들어서는 "해외시장에서 좋은 조건의 페놀원판 구입요청이 있어도국내실정을 고려해 거절하고 있는 상황인데도 불구, 수출위주의 영업에 따른 품귀운운하는 것은 몰라도 너무 모르는 소리"라고 PCB업체들의 주장을 일축했다. 그러나 두산측의 이런 주장에도 불구, 상당수의 중소PCB업체들은 페놀원판부족으로 심각한 생산차질을 겪고 있다. 부천.반월,.인천공단등에 산재한 중소 업체들의 상당수가 종전보다 많게는 50%나 줄어든 수준의 할당공급으로 인해 세트업체에 납기를 못맞추는 사례가 빈발하고 있다는 것이다.

대덕산업.코리아서키트.새한등 비교적 큰 규모의 PCB업체들도 통상 보름치의 재고여유분을 보유하고 있었으나 최근에는 거의 하루하루 빠듯한 생산물량을 유지하는데 급급하고 있다.

이에따라 일부업체들은 대만 K사등 해외공급선을 물색하고 있으나 품질은 물론 가격조건도 만만치 않아 현재로선 가능성이 그리 많지 않아 보이는 형편 이다. 게다가 당분간 PCB경기가 지속적인 호조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내년초로 예정된 두산전자의 설비증설에 따른 일시적인 공급부족이 겹칠 경우 구득난은 한층 악화될 것으로 보여 PCB업체들의 고민은 한층 증폭될 전망 이다. 특히 이번 페놀원판품귀를 둘러싼 파장이 두산전자가 조만간 발표할 것으로보이는 원판가격인상과 연계될 경우 파급은 한층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또 그 파장은 모처럼 맞은 국내 PCB경기호황에 찬물을 끼얹는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도 크다는 것이 업계관계자들의 지적이다. <김경묵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