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멀티" 산업 정부차원서 육성해야

멀티미디어시대가 열리고 있다. 국가경쟁력의 키워드로 작용하는 멀티미디어 가 21세기로 가는 길목에 변혁의 씨앗을 뿌리고 있다.

멀티미디어는 산업구조는 물론 문화.생활양식 등 사회전반을 바꿔놓는 새로운 리스트럭처링을 요구하고 있다는 점에서 가히 혁신매체로 평가되기에 충분하다. 완벽한 음의 세계를 추구하는 오디오, 생생한 현장영상을 그대로 재현해내는TV.영상정보를 신속.정확하게 실어나르고 처리하는 통신과 컴퓨터, 이들의장 점을 결합한 매체, 좀 과장하면 인간의 5감(시.청.미.후.촉)에다 기억.분석 능력까지 가미한 전천후미디어가 바로 멀티미디어다.

이에 따라 멀티미디어사업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국가간.기업간 경쟁이 치열 해지고 있다. 정보고속도로가 뚫리는 2천년대에는 멀티미디어산업이 절정기 에 달할 것이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전문기관들이 내놓은 자료를 종합해보면 전세계 멀티미디어 산업규모는 오는 2000년에 3조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올해 2천억원대에서 내년에는 5천억원대로 껑충 뛰어 오르고 오는 2000년 에는 천문학적인 규모를 형성할 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일치된 견해이다.

멀티미디어산업은 컴퓨터.통신.가전.방송.영화 등 전자정보산업분야가 총망 라된 복합산업형식을 띠고 있어 탄탄한 자본력과 고도의 기술력이 요구되고 있다. 멀티미디어부문에서 우위를 점할 경우 독보적인 시장지배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각국이 잔뜩 눈독을 들이고 있다. 멀티미디어의 파급효과와 부 가가치성이 그 어느 산업에도 비견할 수 없을 정도로 높기 때문이다.

기술선진국들이 멀티미디어산업을 국가 경쟁력을 강화하는 핵심고리로 인식 하고 저마다 집중투자에 나서고 있는 것도 여기에 연유한다.

국내에서도 전자4사를 중심으로 한 대그룹계열사들이 멀티미디어 부문을 전략사업으로 선정, 투자를 집중화하고 있다. 이들 전자4사가 추진하는 멀티미 디어사업은 대단히 의욕적이다. 이는 윤곽이 어느정도 드러나고 있는 이들업 체의 내년 사업계획을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그동안 각 분야별로 추진되고 있는 멀티미디어사업의 통합방안도 심도있게논의되고 있고 해외협력업체와 전략적 제휴를 강화하는 계획도 구체화되고있다. 멀티미디어 관련 핵심부품의 개발과 생산라인의 신증설등에 투자될 자금 확보문제도 점검이 끝난 상태다.

이들 업체는 대부분 내년에 사업활성화에 중점을 두고 사업구조를 재정비,경 쟁력이 없거나 여력이 없는 사업은축소정리하는 반면 주력부문에 경영력을집 중시킨다는 전략이다. 경영의 최우선적인 목표를 멀티미디어에 두고 기업경 쟁력을 획기적으로 높인다는 실전적인 포석을 깔고 있다.

이들 업체가 주력할 멀티미디어부문을 보면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대체적으로 *VOD(대화형 비디오)서비스사업 *CD-I.비디오CD.CD-ROM 드라이브.멀티P C 개발등 관련기기 개발 *핵심부품개발 *정보망구축 등으로 모아지고 있다. 전자4사가 이처럼 멀디미디어사업에 경영력을 모으는 것은 시장잠재력이 무한한 이 부문에서 우위를 확보, 첨단산업을 주도해 나가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21세기 대표적인 유망산업으로 부각되고 있는 멀티미디어산업을 적극 육성하지 않고는 국가위상을 바로 세울 수 없다. 이를 위해서는 멀티미디어 산업발전을 견인할 정부차원의 종합육성책이 범부처적으로 마련돼야 할 것이다.

물론 부처차원의 멀티미디어육성계획이 없는 것은 아니다. 멀티미디어산업을 차세대 첨단산업으로 육성하려는 의지를 보이고 있기는 하다.

그러나 이같은 각부처 개별적인 단편적인 전략으로는 앞서가는 선진기술국들 을 따라잡을 수 없다. 세계적인 가전.컴퓨터.통신 관련업체들의 전략적 제휴 가 혁신매체 개발의 중요성을 반증해주고 있다.

우리는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민.관의 통합전략이 더없이 중요하다. 단위기 기개발에서부터 복합시스템의 구축, 멀티미디어가 창출해낼 새로운 사회상제 시에 이르기까지 우리는 해야할 일이 너무 많다.

국내기업들의 왕성한 의욕과 정부차원의 종합대책이 어우러져 멀티미디어산업육성이라는 21세기의 가상현실을 앞당길 수 있도록 만반의 경쟁체제를 갖춰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