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논단] 사회복지와 정보망

일본인처럼 유행에 민감해서 새로운 유행어만들기에 능한 국민은 없는 것 같다. 섹슈얼 하라스멘트(성희롱)를 세쿠하라란 신조어를 만들어서 이미 일본 어화해버렸다. 요즘 일본의 빠찡꼬가게의 이름이 조금씩 바뀌고 있는 것을최근에 확인했다. 빠찡꼬와 슬롯머신을 겸해서 하는 새로운 도박기계를 빠찌슬로 라고 부르고 있고, 이미 몇 군데는 이말로 대신하고 있었다.

이렇게 유행에 민감한 일본에 한창 세 가지 바람이 불고 있다. 첫째가 일본 판 정보 초고속도로망 구축, 둘째가 멀티미디어, 셋째가 인터네트이다. 통신 을 하는 사람들은 모두가 인터네트에 가입한다. 그래서 오죽했으면 "포천"지 에 일본 사무라이 인터네트에 상륙이라는 글이 나올까? 이것은 평범한 PC통 신인의 한 단면을 표현한 것이다.

데이터베이스산업은 항상 통신에 의존적이었다. 그래서 전세계를 석권하던온 라인 데이터베이스산업이 우리나라에서 미처 일반화되기에 앞서 CD-롬 데이터베이스로 인해 사양산업이 아니냐는 의구심을 주기도 했었다. 그러나 CD- 롬 데이터베이스의 과다생산으로 이용자들의 심성이 모두 온라인쪽으로 되돌아가는 경향도 보인다고 한다. 미처 우리나라에 CD-롬산업이 성숙되기도전에말이다. 정보이용자의 욕심은 한량이 없다. 해답이 있는곳 또는 있을만한 곳이 어딘 가를 찾아주는 것만도 감지덕지하던 시대는 지나버렸다. 그래서 문헌소재정보를 다루는 데이터베이스에 대한 감사한 마음은 없어져 버린 것 같다. 마치 우리가 공기나 물에 대해서 감사한 마음을 금방 잊어버리듯이. 그래서 한동안 전자도서관(electronic library)이 가장 이상적인 것처럼 떠들어댔다. 개선된 온 라인 데이터베이스가 그것인 양했다. 그래서 도처에 전자도서관 또는 정보도서관이 생겨나기 시작했으며, 솔직히 필자도 자료조사를 위해 외국 에 나가서 하루이틀 정도 이런 도서관을 활용하기도 한다.

그런데 이제는 디지털 도서관(digital library)이라고 개명해서 먼저 전세계 적인 표준화를 이루고 공동으로 구축해 나가자는 것이다. 여기에 책의 전문 (full te.t)은 물론이려니와 이왕에 나올 초고속망에 실을 것이므로 여기에소리도 화상도, 영상도 모두 때려 넣어버리자는 어마어마한 계획이 점차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이미 유럽에서 국가단위로 협력체가 만들어진 모양이 며, 여기에 일본도 가입하려고 안달하는 장면을 보았다.

한편 고령자의 컴퓨터이용 그룹 원로방처럼, 미국에도 시니어네트, 일본에도 멜로네트라는 네트워크가 있다. 정보통신이 고령자들에게 얼마나 도움을 줄것인가를 실험하고 있다. 막상 고령자의 세계를 들여다보면, 가장 두려운 것은 노인성치매인 것 같다. 일본의 80세이상 노인의 태반이 치매라고 하는데, 이들의 치료비가 일반인의 질병치료에 비해서 끔찍하게 많은 경비가 소요된 다고 한다. 결국 현존의 사회보장제도나 보험으로서는 도무지 감당할 수없다는 것이다.

미국의 정보 초고속도로 구상의 창시자인 앨 고어 부통령의 연설을 보면 이 용면에서 도서관.학교.병원.지방자치단체를 예로 들고 있다. 분명한 것은 아니지만 우선순위를 이런 데 두겠다는 것이 아닐까? 그렇다면, 초고속정보망 은 행정전산망의 확장이라는 개념보다는 오히려 사회보장제도를 개선하는 망으로서 발전해야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전 산업표준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