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한미디어(대표 이재관)가 영상.음반 사업에 본격적으로 나서 관련업계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세계 최대의 비디오테이프 공급업체로 생산량의 90%이상을 수출하고 있는새한미디어가 사업 다각화의 일환으로 영상.음반 등 엔터테인먼트사업을 검토한 것은 지난 89년. 당시 새한미디어는 LD(레이저디스크) 및 CD(콤팩트디 스크)사업 등을 신중하게 검토했으나 기업내부의 문제로 시기를 놓치고 포기하는 방향으로 결론를 냈었다.
5년만에 새한미디어가 이재관 사장의 주도아래 종합적인 AV소프트웨어 업체 로 변신하기 위한 행보가 빨라지면서 관련업계를 긴장시키고 있다.
지금까지 가시화된 분야는 비디오 및 음반유통을 비롯해 음반기획, 프로테이프 등 AV소프트웨어분야 전반에 걸쳐 있으며, 차세대 기록매체인 MD(미니디 스크) 등도 강력한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이는 사업성이 떨어지고 이미 시기를 놓친 CD 및 LD 대신에 기존 마그네틱테 이프를 매개로 한 영상.음반분야에서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면서 차세대 매체 인 MD로 자연스럽게 옮겨가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를 위해 새한미디어는 우선 비디오 분야에서 이미 지난 6월 영상사업팀을 구성해 우선 프로테이프의 유통사업에 뛰어 들었다.
이 회사는 전국에 14개 직영 영업소를 설치, 1백80명의 영업 사원을 거느린 유통라인을 구축했으며 파라마운트, 유니버설 두 영화사의 비디오를 전세계 적으로 배급하는 "CIC"의 판매권을 획득했다. 또한 동아수출공사계열의 중견 프로테이프 제작사인 "영성프로덕션"과도 판매계약을 체결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새한미디어는 이달부터 "새한홈비디오"라는 자체 브랜드 를 도입해 작품을 출시하고 있다. 12월에 하비 카이텔 주연의 가족오락물 다저스 몽키", 내년 1월에는 브루스 윌리스 주연의 "펄프 픽션" 등 앞으로이 회사는 월 4~5편의 극영화 프로테이프를 선보일 계획이다.
이에따라 월 10편 내외인 CIC와 월 7~8편 정도인 영성프로덕션의 물량을 포함하면 새한미디어는 전체적으로 월 22~24편정도의 비디오테이프를 소화해 냄으로써 출시편수 기준으로 국내 최대 업체로 급부상하게 됐다. 금액으로는자체 브랜드 월 20억원을 포함해 연간 6백억원의 매출을 올린다는 의욕적인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음반분야에서도 새한미디어는 세계적인 음반유통업체인 영국의 "버진"사와 절반씩을 투자, 새로운 합작회사 "새한버진메가스토아"를 설립했다. 내년초에 3백평 규모의 초대형 매장을 개설한다는 계획 아래 이미 부지를 선정해놓은 상태.
이밖에도 이사장의 실제인 이재찬 새한콘크리트 부사장이 자본 참여를 한 종 합미디어업체 "디지틀미디어"가 새한미디어의 장기적인 전략 가운데 한 부분으로 이해되고 있다.
이렇게 볼때 올해를 기점으로 새한미디어는 기존 테이프부문의 국제화와 함께 유통 및 소프트웨어 사업에 진출해 관련 사업을 수직계열화한 후, 신규매 체 개발을 통해 이를 자연스럽게 이전해간다는 장기적인 전략을 가시화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물론 재계와 업계에서는 새한이 삼성측과 CD관련제품 및 LD 등 기록매체사업 을 조정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새한측은 마그네틱에 서 광자기로의 이전을 구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새한미디어는 이미 전세계적으로 제조업체가 4곳에 불과한 컴퓨터 백업용 QIC 테이프를 국내에서 유일하게 생산하고 있으며 광자기디스크 사업을 본격화 하기 위한 팀을 이미 구성해놓고 있다. 1단계로 광자기디스크의 마스터링설 비를 중심으로 시제품을 개발하여 소규모방식으로 시장에 참여하고, 늦어도오는 97년에는 양산체제를 갖추겠다는 계획이다.
결국 이런 점을 고려하면 앞으로 영상.음반소프트웨어 사업이 제자리를 잡을 경우 새한미디어는 비디오테이프에 이어 차세대 기록매체사업에서도 맹주로 서의 수성이 가능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아직까지 충북지역의 "무선호출기사업"외에 이렇다할 움직임은 보이지 않고있지만 새한미디어는 이같은 포석을 바탕으로 현재 통신, 멀티미디어, AV소 프트웨어, 기록매체 등을 결합시킨 뉴미디어 종합업체로의 발돋움을 꿈꾸고있다. 이 판단이 섣부른 것만은 아닌듯 새한미디어는 최근 새로운 도약을 위해 영상.음반소프트웨어사업에 왕성한 의욕을 보여주고 있는 것은 틀림없는 듯하다. <이창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