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반응을 이용해 만든 기존 전지와 달리 콘덴서와 전자회로를 결합해 만든 새로운 개념의 전지가 곧 일본에서 실용화될 전망이다.
새로 등장하게 될 이 전지는 일본 오카무라(강촌)연구소가 파워시스템과 일본전자의 협력을 얻어 개발한 ECS(에너지 캐퍼시터시스템)라는 신형 물리전지. 이 ECS는 종래 전지와는 전혀 달라 전기를 축적할 때 화학반응을 이용하지않는다. 이 전지 구조는 대용량의 전기 2중층콘덴서와 전자회로를 결합한 형태로 되어 있다.
충전기는 병렬로 접속되어 있는 각 콘덴서에 전류를 흘려 충전한다. 이때 병렬 모니터는 각 콘덴서를 감시하는데 모든 콘덴서에 최대한으로 충전할 수있도록 충전전류를 제어한다.
또 전류펌프는 부하를 운전하는데 필요한 전압.전류를 콘덴서로부터 저손실 로 끄집어 내는 구조로 되어 있다.
이같은 장치.방법들에 의해 대용량형에서도 15분만에 최대 충전이 가능하고1 만회이상의 충.방전 사이클에 견딜 수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출력전압은 전자회로의 역할로 언제나 일정한데 내부 콘덴서전압으로부터 잔 량은 정확히 표시할 수 있다.
콘덴서를 에너지 축적에 사용하는 아이디어는 이전부터 있었는데 중량당 에너지량을 2차전지의 20분의 1정도밖에 축적할 수 없기 때문에 이의 사용수준 은 2차전지를 보강하는 정도에 머물러 있었다.
ECS는 전기 2중층 콘덴서를 그 내부저항을 희생하는 대신에 양을 4배로 늘리고 여기에다 4배의 효율로 충.방전하는 전자회로를 결합해서 2차전지의 특성 을 합성했다.
이 결과 에너지밀도는 종래 콘덴서의 약 16배가 되고 중간적 시작품인 1백W h모델에서도 납전지로 환산해 약 20Wh/kg으로 나타났다. 시작품을 좀더 개량하면 앞으로는 납전지를 능가하는 에너지밀도를 충분히 실현할 수 있을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ECS의 고안자인 오카무라연구소의 오카무라사장은 착안과 개발과정을 이렇게말하고 있다.
"사이클 수명은 수백회정도로 끝나고 충전하는 데도 하루밤이 걸렸다. 지금까지 2차전지의 약점으로 지적되어온 대부분은 전기에너지를 화학반응을 거쳐 축적하는 식의 동작원리에 따른 숙명적인 것이 아닌가 하고 생각해왔다.
겨울날 아침 고양이를 잡아 플라스틱으로 문지르면 1만V나 되는 정전기가 발생한다. 그래서 이러한 물리현상을 이용해 전기를 축적하면 충.방전사이클수명이 길어지고 충전이 빠른 물리전지가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물리전지는 담아 두는 전기량에 비해 부피가 크다는 중대한 결점이 있고 비단이나 모피에 축적한 전기는 소형화하면 사라져버린다."이에 따라 착안한 것이 절연막 양측에 전하를 모으는 콘덴서였다. 절연막은얇을수록 용량이 크다. 게다가 도체를 전해액에 담그면 계면에 분자가 한 층으로 나열, 그 외측 층과의 사이에 자연히 절연막이 생기는 "전기 2중층"현상이 발생하는데 이것은 이미 지금부터 1백년전에 발견되었다. 뿐만 아니라이 막을 사용한 콘덴서 는 이미 제품화되어 있다. 때문에 오카무라사장은 그것을 이용하면 간단히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또 다른 문제가 있었다. 콘덴서를 이용하면 같은 에너지를 축적하는 데 있어 전지에 비해 무게가 20배나 무거워지고 부피도 40배나 커진다는 점이다. 콘덴서를 전지 대신으로 하는 정도라면 누구든지 할 수 있는 것인데정작 아무도 나서지 않는 것은 바로 이런 연유에서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오카무라사장이 제시한 것이 ECS구상이다.
오카무라사장은 "전자회로를 사용함으로써 콘덴서의 전력을 종전보다 3~4배 높일 수 있다. 이어 콘덴서의 능력을 4배로 높이면 총16배로 높일 수 있다.
이정도면 전지수준으로 만들 수 있다"고 ESC구상을 설명한다.
이렇게 해서 최초의 ESC가 아날로그 시뮬레이터를 사용해 컴퓨터상에서 제작 했다. 이어 시판되고 있는 코일형 전기 2중층 콘덴서로 10mWh라는 미니튜어모델이 만들어졌으며 현재는 1백Wh모델에까지 도달했다.
ESC의 원리는 이미 일본내.외에서 특허로 공개되었다. 또 기초적인 연구도 완료됐으며 응용제품을 시작하는 단계에 있다. 이의 양산까지는 좀더 시간이걸릴 것으로 예상되는데 무정전전원이나 전기자동차에서의 작동이 확인됐다.
가전.전동공구.완구.전등.태양전지와의겸용등 넓은 분야에서의 응용이 기대 된다. <신기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