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기전망대]

*…3일 정부조직개편이 전격 단행되면서 그동안 국가 과학기술정책을 종합 조정할 수 있는 명실상부한 권한을 갖는 원이나 부로의 승격을 내심 기대해 왔던 과기처는 이번에도 이같은 희망이 물거품이 되자 허탈한 표정이 역력.

더구나 최근 과학기술입국의 기치를 내걸며 과기처의 위상강화에 대한 여론 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인 만큼 정부조직개편이 이루어질 경우 최소한의 배려 는 있을 것이라는 부푼 꿈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그 충격은 더욱 클 수 밖에없었다는 것.

그러나 이번 정부조직개편으로 최대 30개 이상의 과가 없어지는 타부처에 비해 상대적으로 여파가 적은 과기처 공무원들은 이같은 불만을 토로하지도 못한 채 속앓이만 하고 있는 형편.

과기처의 한 관계자는 "과학기술이 국가정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한계가 있는 것 같다"고 토로하면서도 "정책입안자들 사이에서 과학기술에 대한 인식 이 확산됐기 때문에 가장 힘이 약한 과기처가 이나마 유지된 게 아니겠느냐" 며 위안을 삼기도.

*…이번 정부조직개편의 여파로 정부출연 연구기관들에 대한 대대적인 정비 작업이 본격화될 조짐을 보이자 대덕연구단지내 각 연구소들도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

시스템공학연구소와 같이 어떤식으로든 변동이 불가피해진 연구소는 물론, 줄곧 민영화 또는 통폐합 대상으로 거론돼 온 몇몇 연구소들은 앞으로 전개 될 조직개편의 향방에 대한 정보수집에 분주.

일부 연구원들은 민영화됐을 경우 연구소를 인수할 기업을 미리 점쳐보거나 연구단지 통폐합 시나리오를 나름대로 분석해 보는 등 장래 걱정에 한숨.

각 연구소들마다 사정은 다르지만 과기처를 축소시킨 이번 정부조직개편을 바라보는 대덕연구단지의 표정이 밝지만은 않은 모습.

*…정보통신부의 출현으로 대덕연구단지내에서 유일한 체신부 산하 연구기 관이던 한국전자통신연구소(ETRI)도 자연스럽게 정보통신부 산하기관으로 바뀔 전망.

문제는 유사 연구기관인 시스템공학연구소(SERI)가 과기처에서 정보통신부로 이관될 경우 이를 어떤 식으로 처리할 것이냐는 것이 현재 체신부의 고민.

이에 대해 SERI측은 독립기관으로서 고유의 연구영역을 구축해야 할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인 반면 ETRI측은 SERI와의 통합을 점치고 있어 대조적인분위기. ETRI의 한 관계자는 ETRI가 SERI를 흡수하는 방식의 통합은 SERI측이 못마땅해 할 것이라며 "SERI를 ETRI의 부설기관으로 해 기구를 존속시키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고 SERI측을 걱정해 주는 여유까지 보이기도.

*…최근 일간지의 대학 경쟁력평가에서 빠져 속상해 있던 KAIST가 이번에는대전시민중 KAIST를 아는 사람이 5%대에 불과하다는 여론조사결과로 곤욕.

모 대학교수가 수행한 이 여론조사에서 충남대를 비롯한 이 지역 대학 대부 분이 높은 인지도를 나타냈으나 오직 "과기대"만이 5%대의 미미한 인지도를보인 것.

KAIST 직원들은 "명칭을 "과기대"가 아닌 "과기원"로 했으면 다른 결과가 나왔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로조에서는 이번 일을 계기로 "과기원"이라 는 명칭을 바꿔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국가기관인지 학교인지 구분하지 못하고 있는 일부 교수들을 맹공. <양승욱.최상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