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오전문업체인 (주)인켈이 10일 해태그룹으로 전격 인수됐다는 보도가 나가자 관련 오디오업계는 이를 충격적인 사건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그동안 오디오 전문업체로 "탄탄대로"를 걸어왔던 인켈의 위상변화가 결코 남의 일로만 비쳐지지 않는다는 게 업계의 대체적인 분위기이다. 특히 일부에서는 인켈이 기업을 포기한데 대해 아쉬움과 함께 큰 우려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오디오업계는 전문업체들의 운신의 폭이 더욱 좁아져 "공룡" 가전 사들과의 경쟁이 더욱 힘겨워질 것 같다는 입장을 표명하는등 충격의 늪에서헤어나지 못하는 표정이다.
업계는 인켈 창업주인 조동식 회장이 갑작스레 경영에서 손을 뗀데 대해 그 진의를 놓고 설왕설래.업계의 한 관계자는 "그동안 현대와 삼성이 인켈의 인수를 시도한 적이 있었다"고 밝히고 "그때도 조회장의 경영의지는 강력했는 데 갑자기 태도를 바꾼 이유를 모르겠다"며 고개를 갸우뚱.
그러나 인켈의 위상변화는 이미 예고돼 왔다는 것이 대체적인 분위기.이미 조회장 일가는 인켈을 처분하고 금융업에 진출할 것이라는 소문이 증권가에끊이질 않았다는 것. 그러나 이 내용이 알려지면서 한때 잠시 주춤했을 뿐 처분의 원칙은 계속 유효해 왔다는 것이다.
조회장이 인켈을 매각키로 최종 결심한 것은 지난 11월초로 알려졌다. 인켈 이 업계에서 수위를 차지하면서도 사업다각화 기회를 놓쳐 미래에 대한 확신 을 갖지 못해 오디오사업에 대한 미련을 버렸다는 것. 특히 큰아들인 조석구 부회장의 의지도 불투명하는등 장기적인 비전을 기대하지 못하자 최종 결단 을 내렸다는 것이다.
9일 인켈 직원들은 회사가 해태그룹으로 넘어간다는 소식을 까마득히 모른채 업무에 종사하다 오후 늦게 이 소식을 접하고는 크게 분개.한 직원은 이미 내년 임금협상도 마무리할 만큼 호조를 보인 기업을 창업주라고 마음대로 처분할 수 있는 것이냐"며 창업주의 도덕성을 맹렬히 규탄.
또 한 직원은 "최근 세계적인 오디오업체인 하만카돈사의 총수가 내한해 약6 천만달러 규모의 OEM계약을 체결하는등 경영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는데 갑 작스레 매각을 결정한 진배경이 무엇이냐"고 되묻고는 "경영악화라는 말은말 도 안된다"며 조회장 일가에 화살.
업계는 이번 인켈의 몰락으로 중소업체들의 입지는 더욱 좁아지고 가전 오디 오사의 입지는 크게 강화될 것이란 시장 전망을 내놓고 있다. 한 관계자는 견실하다고 평가된 인켈마저 손을 들어버린 상황에서 중소업체들의 할 일이무엇이냐 고 반문하고 "이제는 전문업체라는 말도 필요없게 됐다"며 현 전문 업체들의 위상을 대변.
인켈의 매각으로 반사적인 이익은 가전사가 취할 전망. 전문업체에 눌려 큰소리를 치지 못했던 가전사들은 타업체들과는 해볼만 하지 않겠는가고 자신감을 피력. 가전사의 한 관계자는 "오디오는 전문업체라는 등식이 깨진 전형 이 인켈이 돼버렸다"고 말하고 "이제는 오디오도 가전업체라는 새로운 등식 이 성립될 것"이라고 장담.
해태에 인수된 인켈이 오히려 강력한 의지를 표명하고 있는 해태그룹으로 인해 더 강력한 기업으로 변신할 수도 있다는 다소 희망적인 평가를 내리는 관계자도 있어 주목.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인켈의 인지도가 워낙 높아 해태의 의지와 맞아 떨어질 경우 오히려 전화위복으로 작용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문제는 직원들의 동요를 어느만큼 불식시키느냐에 달려 있다"며 해태측의 전향적인 자세를 주문. <모 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