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터는 자계현상을 이용해 전기적 에너지를 회전 또는 직선운동에너지로 바꾸어주는 일종의 에너지 변환장치로 각종 전자제품을 구동시켜주는 핵심부품 이다. 이중 소형모터는 일반적으로 직경 35mm 이하의 DC모터와 출력 1백W미만의 AC모터를 일컫는다.
소형모터는 산업용 분야에 수요가 한정돼온 중.대형모터와는 달리 각종 전자 제품의 기술발달에 발맞춰 소형.경량화, 고성능화, 다기능화를 추구하며 눈부신 발전을 거듭해 왔다.
이에따라 소형모터는 이제 생활 주변기기, AV기기, 컴퓨터를 비롯한 사무용 기기등의 전자제품뿐 아니라 NC공작기계, 산업용로봇, 공정제어, 자동차등 전산업에 걸쳐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다.
또 최근들어서는 통신산업기기, 계측기, 의료기기등 초정밀 기술이 요구되는 첨단분야로 시장을 확대하여 보다 많은 상품군을 만들어 가고 있다.
소형모터 세계시장규모는 올 한해만도 2백억달러에 이르고 수량으로는 34억 개를 상회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 가운데 일본이 차지하는 비중은 해마다 늘어 금액으로는 50%수준이지만 수량으로는 거의 70%에 이르러 모터강국으로의 위치를 확고히 해나가고 있다. 국내모터산업도 세트산업의 급성장추세에 힘입어 매년 큰 폭으로 성장하고 있다. 92년 1천6백억원에 달했던 국내모터생산은 93년 2천4백억원을 넘어 올해는 3천억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를 품목별로 보면 DC모터가 1천6백억원으로 55%에 달하고 AC모터가 1천 3백억원으로 36%를 차지하고 있으며 나머지 9%정도가 AC.DC 겸용모터다.
이는 80년대들어서면서부터 불붙기 시작한 가정용 전자기기, 컴퓨터및 주변기기등의 보급확대와 수출증대로 인해 이들기기에 채용되는 소형모터의 수요증대에 힘입은 바 크다.
또 전자산업의 고성능화 추세에 따른 DC서보, 브러시리스, 스테핑모터 등의 초정밀모터시장 확대와 함께 자동차, FA등 신규모터 시장의 급성장등도 적지 않은 역할을 했다.
국내 소형모터산업이 본격화 된것은 80년대 중반부터. 가정용 전자기기, 컴퓨터 주변기기등의 내수및 수출시장의 확대와 엔화강세, 무역역조 개선을 위한 정부의 국산화 정책과 맞물려 대기업들이 자체 생산을 서두르면서 국내 모터생산의 기반이 확대되기 시작했다.
동시에 일본의 주요모터업체들이 우리나라를 생산기지로 활용키 위해 활발하게 진출하면서 이같은 현상은 한층 두드러졌다.
국내모터산업은 일반적으로 가전제품, FA, 보일러 제품등에 채용되는 AC모터 와 소형 전자제품의 구동용으로 쓰이는 DC모터로 크게 나뉜다.
이 가운데 AC모터는 내수와 수출시장에서 모두 완만한 성장세를 유지하며 비교적 경쟁력을 지닌 시장으로 평가받고 있다.
실제로 올해 총 7백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는 국내수요 가운데 수입제품 의 비중은 2백50억원 정도인데 반해 수출은 3백50억원에 달하고 있다.
주요시장으로는 각종 가전제품의 구동용과 공장자동화를 위한 제어용 서보분야 그리고 보일러용 인덕션모터 시장을 꼽을 수 있다.
90년대 접어들면서 이들 시장을 중심으로 업체별 특화 움직임도 두드러지고있다. 금성사는 지난 90년초 경남 김해공장에 1백억원을 집중투자해 연 1천5백만개 의 생산능력을 갖추고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등 대형 가전제품에 채용되는 인덕션모터를 주력 생산해오고 있다.
연 1천만개의 생산능력을 갖고 있는 (주)성신은 가습기, 팬히터, 제빵기용 소형 셰이디드폴모터를 주력생산해오고 있으며 최근들어서는 보일러용 인덕 션모터의 생산도 강화해 나가고 있다.
FA시장에 필수적인 기어드및 서보모터시장에서는 대경전기, 성신정공등이 1백W급 제품을 중심으로 수입대체를 위해 신제품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2~3개의 중소업체들이 서보모터 시장 신규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기름보일러및 가스보일러용을 합쳐 연 1백50만대 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보일 러모터시장에서는 성신, 동진, 파워텍 등이 인덕션모터와 셰이디드폴 모터를 주력생산하며 분할해오고 있다.
80년대 전자산업이 급성장을 이루면서 사실상 국내소형모터 산업을 이끌고온 것은 DC모터시장.
시장규모만도 전체 소형모터시장의 55%에 이르고 주요생산업체만도 AC모터 (10여개로 추정)와는 달리 줄잡아 30~40여개에 달하고 있다.
그러나 화려한 외양과는 달리 국내수요의 60% 정도를 수입(일본)에 의존하고 있으며 수출물량도 AC모터에 비해 턱없이 떨어진다.
특히 주력시장인 오디오, 완구용등의 마이크로 파워모터들이 90년대들어 마 부치등 동남아산 일본모터에 밀리면서 대기업계열의 일부 업체를 제외하고는상당수의 중소 업체들이 가격경쟁력 열세로 도산하거나 전업을 모색하고 있다. 연 수백만개의 생산능력을 보유해온 태림전자의 오디오용 파워모터 생산이 사실상 중단됐으며 전한전기, 신한전기 기술등의 전문업체들도 품목을 다각 화하거나 아예 모터사업을 포기하는등 DC모터의 위축세가 두드러졌다.
그러나 대기업들의 고성능 모터개발과 중견업체들이 신규시장 창출이 가능한첨단분야로 주력생산품목을 빠르게 옮기면서 DC모터는 새로운 도약기를 맞고있다. 삼성전기와 금성알프스등 대기업계열 업체들이 최근 잇따라 AV용 캡스턴, 드럼및 HDD구동 등에 필요한 고성능 모터를 출시하면서 수입대체를 위한 노력 을 가시화하고 있다.
모터전문 중견업체들도 그동안 전량 수입에 의존해온 스테핑모터와 팬모터, 그리고 최근 수요가 확대되고 있는 페이저용 코어리스모터시장에 진출, 시장 대체에 적극 나서고 있다.
한국권설기술은 리드스크류를 장착한 PM타입의 스테핑모터를 개발해 FDD를 포함해 팩시밀리, 복사기등으로 수요를 확대해 나가고 있으며 진양정기도 대 만산 제품이 장악해온 팬모터시장에 뛰어들어 시장대체에 힘쓰고 있다.
삼홍사도 와인딩및 줌기능을 갖고 있는 카메라용 모터생산에 이어 최근 CDP 에 쓰이는 로딩모터를 출시, 정밀 구동용모터시장 특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밖에대성전기공업과 금성알프스가 페이저용 6파이 코어리스모터를 생산, 대대적인 일산대체에 나서 DC모터시장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이와함께 최근의 DC모터시장 호조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 바로 자동차용 모터시장이다.
자동차의 내수및 수출시장 호조와 맞물려 급진전되고 있는 자동차의 전장화 추세는 때아닌 DC모터특수를 가져오고 있다.
이에따라 만도기계가 1백60억원을 투자해 충북 청원에 자동차용 소형모터를 전문생산하는 공장을 최근 완공했으며 풍성전기도 창원공장에서 엔진컨트롤 관련 고부가가치 제품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밖에 IG모터, 효성전기등도 윈도, 와이퍼, 히터용등의 파워모터를 중심으로 생산능력을 크게 확대해 나가고 있다.
소형모터는 약 50여개의 정밀가공부품으로 구성돼 있으며 이러한 초정밀 부품을 가공하기 위해서는 정밀가공기술, 유기재료기술, 반도체 기술과 같은전자공업 재료공업, 정밀기계공업, 화학공업 등의 발달을 전제로 한다.
국내 소형모터산업이 최근의 양적증가에도 불구하고 수입의존도가 전체수요 의 50%에 달하고 있는 것도 이같은 기반기술의 취약성에 근본적인 이유가 있다. 국내 소형모터기술수준은 일본과 비교할 때 조립.가공기술를 제외한 설계.금 형등 주요 기초기반 기술들은 일본 수준의 50%에 지나지 않고 있는 실정이 다. 한편 대만은 대체로 한국보다 앞서있는 수준이지만 그 격차는 매우 미미한 수준이므로 지속적인 기술개발을 한다면 조만간 대등한 수준에 이를 것으로보인다. 중국은 아직 모터기술에 있어서는 초보적인 기술수준에 있는 것에 불과하지만 최근 일본의 대 중국현지진출로 인하여 기술이 급속도로 상승하고 있어몇년안에 우리수준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나라 소형모터는 가격경쟁면에서 일본산에 비해 85%정도로 다소 우위를 지키고 있으나 중국을 비롯한 동남아 현지생산제품에는 열세를 면치 못하고있다. 그중 소요량이 가장 많은 영상기기분야의 마이크로모터는 중국산 마부치모터 와의 가격경쟁력이 뒤짐에 따라 최근 국내생산이 급격히 감소하고 있는 추세. 그밖에 각종 전자기기에 사용되는 모터들도 세트가격하락에 따른 수요업체들의 가격인하요구로 채산성확보에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따라 범용제품의 경우 생산비용감소가 기대되는 중국등지로 생산기지를 이전하려는 움직임도 최근들어 강하게 대두되고 있다. 세트업체와의 동반진출을 전제로 추진되고 있는 이같은 움직임은 대기업계열사과 J사등 일부 전문업체들을 중심으로 내년부터 본격 가시화 될 것으로 예상된다.
모터업계의 또하나의 문제점은 완제품 못지 않은 원재료의 높은 대일의존도 를 들수 있다.제품의 품질을 결정하는 것은 우수한 원재료와 제조공정에 달려있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러한 제품의 기반이 일본에 종속돼 있는 이상 국내기술개발이 조립기술차원을 넘어서기란 요원하다.
최근의 기술개발추세가 재료와 공정의 혁신에 많이 의존하고 있는 것을 고려 할 때 마그네트, 코아등 원재료의 고급화가 시급한 실정이다.
이와함께 현재 일본에 집중돼 있는 기술제휴선도 장기적으로는 미국.유럽지역으로 다변화하고 응용기술분야 뿐 아니라 설계분야를 포함한 원천기술의 도입에 주력해야 한다.
최근의 모터기술 추이는 세트가 요구하는 소형.경량.박형화에 부응하기 위해 구조면에서는 FG내장 편평형화, 성능면에서는 저토크, 저소음이 강조되고 있고 소재면에서는 고성능 희토류영구자석, 메털PCB, 시트코일, 고성능 자기센서및 구동IC의 채용이 두드러지고 있다.
국내모터산업은 AV.0A.FA등 전자산업 전분야에 걸친 제품 고성능화와 제품라 이프사이클 단축에 힘입어 계속 확대될 전망이다.
이러한 기술개발과 수요확대로 국내모터산업은 96년이후 본격적인 안정기에 접어들기 시작해 생산은 2000년까지 연평균 4.5%의 증가를 이루고 수출비율 도 50.4%로 신장하며 수입의존도는 42.8% 수준까지 내려갈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김경묵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