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소프트웨어산업이 새롭게 조명되는 한해였다. 멀티미디어기기의 출현과C ATV의 방송허가 등으로 영상소프트웨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대기업들 이 이 분야에 잇따라 참여했다. 게임SW가 각광을 받기 시작한데 반해 기존영상매체의 부침은 무척 심한 한해였다. 뉴미디어의 등장으로 내년에 어떻게바뀌게 될 지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에서 올 영상소프트웨어산업을시리즈로 자세히 살펴본다. <편집자주> (1)영화 스크린의 도박이 화려하게 펼쳐진 올해 영화시장의 특징은 메이저들의 성공 행진과 국산 영화의 약진으로 요약될 수 있다.
일견 상반되게 느껴지는 이같은 두 가지 흐름은 영화업계 내부의 요인이라기 보다는 제도와 환경 등 외부적인 원인으로 인해 촉발됐다.
우선 프린트 벌수의 해제조치로 전국이 동시개봉체제에 들어가면서 할리우드 의 5대 메이저 영화사들은 스타군단의 영화를 무제한 복사해 전국 곳곳의 극장에 내걸어 국내 영화시장의 80% 정도를 석권했다.
다른 한편으로는 영상진흥법의 제정으로 대표될 수 있는 국산영화의 경쟁력 을 강화하려는 각계 각층의 움직임과 관객들의 영화에 대한 관심으로 작품성있고 흥행성 있는 우리 영화가 많이 만들어져 관객의 사랑을 받았다.
특히 "본격 포르노 그래피" "국내 첫 SFX" "본격 액션" 등 이제까지 국내 영화가 제대로 상품화하지 못한 주제 및 기법들의 영화가 나와 한국영화도 재미있다는 의식을 심어준 것이 가장 큰 수확으로 여겨지고 있다.
외화의 경우 UIP가 배급한 "트루 라이즈"가 8개 극장에서 개봉돼 85일동안 1백40만명의 관객을 동원해 가장 인기가 많았던 영화로 기록됐다.
역시 UIP의 영화인 "쉰들러 리스트"가 1백5만, 폭스의 "스피드"가 1백4만명 을 각각 기록하는 등 관객동원 1백만명을 넘은 영화 3편이 모두 5대 메이저 사의 영화들로 메워졌다.
이어 "라이온 킹" 93만명, "포레스트 검프" 52만명, "컬러 오브 나이트" 50 만명, "미세스 다웃파이어" 48만명, "패왕별희" 46만명, "취권 2" 41만명, 긴급 명령" 40만명 등의 순으로 집계됐다.
이외에 40만명 이상의 10위권 안에 들지는 못했지만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 의 "퍼펙트 월드", 브루스 윌리스 주연의 "스트라이킹 디스턴스"와 "펄프 픽션 실베스타 스텔론 주연의 "데몰리션 맨" 등이 인기를 얻은 작품으로 꼽힌다. 아직 각 영화사마다 올해 매출규모를 밝히지 않고 있어 정확한 통계치를 알수는 없으나 UIP가 1백60억원에서 1백70억원 정도의 매출실적을 올려 매출규모 1위를 차지한 것을 비롯해 워너 브러더스 1백50억원, 폭스 1백억원, 디즈니 80억원, 컬럼비아 60억원 정도를 각각 벌어 들였을 것이란게 관련업계의 예측이다. 이같은 추정치를 합하면 5대 메이저 영화사가 올 한해동안 5백60억원 정도를벌어 들인 것으로 추정된다.
메이저들의 이같은 흥행성공행진 못지않게 국산 영화의 약진도 두드러졌다.
국산영화로는 역시 강우석 감독의 "투캅스"가 코믹 영화라는 독특한 장르를 개척하면서 86만명의 관객을 동원해 올해 국산 영화 최대 흥행작으로 등극했으며 역대 전체 흥행 순위에서도 4위를 차지했다.
이를 포함해 10만 이상의 관객을 동원한 영화는 장선우 감독의 포르노 그래 피 "너에게 나를 보낸다" 38만명, "태백산맥" 28만, "세상 밖으로" 26만, 블루시걸 19만, "게임의 법칙" 17만, "구미호" 16만, "그섬에 가고 싶다" 15만 "장미의 나날" 11만 등 10만명 이상을 동원한 영화가 9편이나 되는 등 풍성한 결실을 거두었다.
이같은 흥행작의 등장과 함께 우리영화의 제작도 늘어났다. 한국영화제작가 협회가 집계한 바에 따르면 11월말 현재 모두 62편의 우리영화가 제작돼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7편이 증가했다. 연말연시에 개봉될 작품을 포함하면 70편 정도에 달할 것으로 보여 최근 몇년 사이에 올해 처음으로 방화 제작 편수가 늘어났다.
금년 우리영화에 청신호를 던져 준 것은 이같은 외형적인 성장 외에도 영화 의 소재나 형식, 그리고 연출 기법 등이 다양화 된 데에서 찾아 볼 수 있다.
사회적금기나 소재 제한의 벽에 과감히 도전한 작품들이 나오는가 하면 컴퓨터 그래픽을 도입하거나 거칠고 여과되지 않은 욕설과 성애 장면을 부각시키는 새로운 스타일의 영화가 등장해 관객의 시선을 모았다.
또한 대기업 중심의 비디오 배급 제작사들이 비디오 판권 확보를 명목으로 우리 영화에 제작비를 지원하는 등 대기업 자본의 영화 산업 투입이 본격화 된 것도 특기할만하다. 공식적으로 영화 산업에 참여할 수 없었던 대기업들 이 국내 영화 산업의 경쟁력 강화라는 명분을 갖고 잇따라 영화 시장에 참여하고 있으며 이들이 투자한 자본이 우리영화 제작비의 50% 선에 이르고 있어 이제까지 영세 자본의 영화업자들이 이끌어온 충무로에 대기업의 자본 시대가 열리고 있는 것이다. <이창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