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94전자산업 총결산(4);오디오

"X세대를 꽉 잡아라" 올해 AV전체수요에서 차지하는 X세대의 비중이 크게 높아졌음을 상징하는 말이다.

올해 AV업체들은 신세대를 겨냥한 미니컴포넌트등 신제품을 잇달아 선보이는등 X세대의 구미를 한껏 당겼다. 그러나 올해의 오디오 내수시장은 지난해에비해 평균 2%정도 신장한 6천억원대에 불과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렇다면 사전 예측이 빗나간 것일까. AV업체들은 이들 X세대를 겨냥한 상품 개발을 늦췄다면 그나마 평년작도 거두지 못했을 것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마디로 경기침체현상이 두드러져 "뼈가 휠 만큼"힘든 한해였다는 게이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AV업체들은 이같은 현상에 대해 경기침체외에도 이른바 히트상품의 부재를 가장 큰 요인으로 꼽고 있다. 가전에서는 "김치독 냉장고" "입체 냉장고"등 을 개발, 신규수요 또는 대체수요를 이끌어 낸 반면 AV업체들은 별다른 상품 을 발굴하지 못한채 "시스템 꾸미기"에만 급급했다는 지적이다.

이에따라 오디오전문업체들은 크게 고전한 반면 가전 오디오사들은 그나마 X세대를 겨냥한 중저가 제품 개발로 부침이 덜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수출부 문에서는 엔고의 영향으로 지난해 이어 올해도 계속 신장세를 보여 내수와는 대조를 이뤘다. 유럽 및 중남미지역이 활기를 띠었고 동남아지역도 봄바람이 일듯 물동량이 증가했다.이에따라 수출부문은 각 업체마다 평균 20~30%정도 증가하는 호조를 보였다.

업계는 올해 AV수출규모를 적어도 25억달러선에 이르지 않겠느냐는 대체로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자가브랜드에 대한 비중이 낮고 고부가화 할 수 있는 제품이 별로 없다는 것이 단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에따라 이러한 수출환경이 지속될 경우 초소형 컴포넌트등 중저가 제품의 수출은 경쟁국인 중국에 마저 추월당하지 않겠느냐는 우려가 적지않게 나오고 있다.

따라서 수출고도화 정책을 서둘러 마련, 자가브랜드 비중을 대폭 높여야한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주문이다. 이를 위해서는 가격대 성능, 디자인을 혁신하고 해외정보망을 통해 신기술을 적극적으로 수용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다만 그동안 주종을 이뤄왔던 카세트의 주문이 줄어들고 있는 반면 AV기기의 고부가제품이랄 수 있는 LDP 비디오CDP, 그리고 리시버류등의 오더가 꾸준히 증가한 것은 지난해와는 다른 대목이다.

올해의 제품군 특징은 미니컴포넌트와 비디오CDP 탑재를 꼽을 수 있다. 미니컴포넌트의 경우 상반기만 하더라도 업체별로 1~2개모델만을 확보하고 있었으나 하반기들어서는 앞다퉈 이 모델을 출시, 붐을 조성하기도 했다. 또 하이파이분야에서는 돌비서라운드제품이 주류를 이뤘고 스피커.앰프등이 단품 으로 출시돼 주목을 끌기도 했다.

각 업체들이 가장 기대했던 비디오CDP의 수요가 예상과 달리 달아오르지 않아 올해의 매출목표를 수정해야하는 주요인이 되기도 했다. 이같은 현상은 비디오CDP라는 제품군의 특성에 반해 소프트웨어가 뒤따라주지 않았고 LDP와 의 차별성을 느끼지 못하는 저화질에 대한 개선책이 이뤄지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와함께 올해 인켈이 하이엔드제품인 "명품"을 선보인 것과 아남전자가 하 이엔드급 "델타시리즈"를 낸 것은 국산제품의 브랜드이미지를 높인 계기로작용했다는점에 의미를 찾을 수 있다.태광산업이 "몬스"진공관을 10월 선보인 것도 전문업체로서의 새로운 시도로 평가됐다.

오디오전문업체들과 가전 오디오사들의 올 대차대조표는 내수부진으로 인해 엇비슷했으나 내용에 있어서는 큰 차이를 보였을 것이란게 전문가들의 견해 이다. 인켈과 아남전자 롯데전자 태광산업 한국샤프등 전문업체들은 대대적인 광고 와 판촉행사에도 불구, 오히려 지난해에 비해 마이너스 성장이 예상되고 있으나 금성사 삼성전자 대우전자등 가전 오디오사들은 올해 오히려 시장확대 발판을 마련했을 것이란 분석이다.

실제로 금성사와 삼성전자의 순수 오디오부문 매출은 약 20~25%, 대우전자 도 약 5~6% 정도 각각 신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따라 올해 업체별 매출은 인켈이 약 1천6백20억원, 삼성전자가 1천2백40 억원, 금성사와 아남전자가 각각 9백75억원과 7백억원, 롯데전자 5백60억원, 태광산업 5백60억원, 한국샤프와 대우전자가 각각 2백87억원과 2백75억원정 도로 예상되는등 판도변화를 몰고왔다.

한편 오디오업계의 올해 최대 파란은 인켈이 해태그룹에 전격 매각돼 업계에 커다란 충격을 안겨 준 사건과 삼성전자가 럭스만과 마크 레빈슨사를 인수하는등 향후 오디오시장을 대비하는 모습이 두드러졌던 점을 꼽을 수 있다.

<모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