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2년 정부안으로 채택된 차세대 국제표준 문자코드인 유니코드중 한글 코드 방식에 대해 뒤늦게 (주)마이크로소프트(MS)사가 추진기구인 국제표준 화기구(ISO)에 압력을 가해 이의 수정을 요구하고 나서 파문이 일고 있다.
13일 관련단체 및 업계에 따르면 공업진흥청 산하 한국ISO위원회가 ISO에 건의 이미 지난 92년 채택된 유니코드의 한글코드 방식에 대해 최근 MS가 이를 수용할 수 없다고 이의를 제기하고 나섰다는 것이다.
또 MS는 최근 미본사의 국제적 영향력을 이용, ISO측에 유니코드의 기본 다국어 문자배열판(BMP:Basic Multi-lingual Plane) 가운데 한글코드 부분의수정까지 요구하고 나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MS측은 특히 지난 92년 한국ISO위원회가 다양한 의견수렴을 거쳐 정부안으로 유니코드에 채택했던 자소조합형(일명 새로운 조합형) 대신 기존 2바이트 조 합형 수용을 ISO측에 요구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ISO측은 내년 카이로에서 열리는 ISO정기회의까지 한국정부안과 MS 요구안을 절충한 안을 새로 제출해 줄 것을 양측에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유니코드에 채택된 한글코드에는 KS5601/1987의 2천3백50자, KS5601/ 1992의 1천9백30자 외에 가나다순으로 뽑은 2천3백70자와 연변조선족이 요청 한 6자 등 현대어 6천6백56자가 완성형 방식으로 들어 있다.
또 나머지 현대어와 옛한글(고어) 및 새로 생성 가능한 모든 한글을 원천적 으로 표기할 수 있는 자소조합형 코드가 함께 채택돼 있다.
이에 반해 MS는 자소조합형 대신 2바이트 조합형을 통해 한글이 표현할 수있는 현대어 1만1천1백72자만 유니코드 BMP에 넣자고 주장하고 있다.
유니코드에 채택된 자소조합형은 초성.중성.종성에 모두 2바이트씩을 배정해 현대어 1만1천1백72자는 물론 고어 1천6백73자와 생성가능한 한글을 원천적 으로 표현할 수 있다.
그러나 이 방식은 컴퓨터의 메모리 요구가 많으며 이를 구현할 수 있는 응용 프로그램 기술이 아직 초보단계라는 단점이 있다.
이에 반해 2바이트 조합형은 소리마디를 일률적으로 2바이트 부호값으로 규정할 수 있으며 응용 프로그램 개발자가 이를 구현하는 데, 큰 어려움이 없다는 장점이 있지만 구조적으로 초성과 종성에 사용되는 자음을 구분할 수없어 고어 등의 한글을 제대로 표현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 자소조합형 코드 채택에 대해 한국ISO위원회측은 "3~4년 후에 유니코드가 본격 정착된다 는 점에서 한글문제를 원천적으로 해결할 필요가 있었고 응용 프로그램 적용 기술과 메모리 요구는 컴퓨터 환경이 급속하게 발전할 것이므로그리 큰 문제 가 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한국ISO위원회측은 또 "향후 50년 이상 사용할 새로운 코드를 제정하는 시점에서 당장 기술 구현이 어렵다고 구조적 문제점을 안고 있는 기존코드를 고수하는 것은 운용체계(OS)를 공급한 세계적인 회사로서는 걸맞지 않은 태도" 라고 지적하고 있다. <서현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