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비연, 16일 창립 5주년

80년대 후반까지만 해도 "비디오"는 불법.음란 성애물의 대명사나 다름없었다. 이같은 분위기 속에서 우리나라 비디오문화의 바른 정착을 위해 지난 89년 활동을 시작한 서울 YMCA 건전 비디오문화를 연구하는 시민의 모임(건비연) 이 오는 16일로 창립 5주년을 맞는다.

건비연은 창립 당시 비디오가 퇴폐.향락문화의 원인 매체로 작용한다는 시비 가 비등하고, 청소년들에게까지 알게 모르게 노출되면서 여러 역기능이 야기되자 우선 시민 감시를 통한 불건전 비디오 추방운동에 나섰다.

비디오의 가장 큰 수용자는 어린이와 청소년이지만 실제 이들을 위한 작품은 극히 적어 일본과 미국의 수입만화가 판을 치고 어른들의 무관심 속에서 홍콩이나 할리우드의 성인용 폭력.성애물이 청소년들에 그대로 노출된 상태였다. 이에 건비연은 서구 대중문화와 왜색문화로 정체성의 혼란을 겪는 청소년의 영상문화환경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활동을 전개해 사회적 경각심을 고취하고 제도보완을 위한 시민운동의 성과를 거둬왔다.

건비연은 지난 89년 폭력장면이 많이 나오는 홍콩의 "강시"(얼어죽은 시체) 비디오 시리즈가 범람하자 이에 대한 심의.규제 강화를 요청한데 이어 국산 비디오물의 93%가 성인용 에로물이라는 보고서를 내 관련기관및 단체에 각성 을 촉구하기도 했다.

또 "후레쉬맨" "란마 1/2" "드래곤볼" "슬램덩크" 등 어린이용 일제 수입만 화 내용에 대한 모니터를 통해 폭력성과 왜색성을 끈질기게 지적해 수입규제 등의 성과를 올렸다.

지난 3월에는 한국인에 대한 차별을 부각시킨 미국영화 "폴링다운"에 대한 국내 개봉철회운동을 벌여 이를 관철시키기도 했다.

건비연은 이같은 매체 모니터활동을 통해 불건전 비디오를 지속적으로 추방 하는 한편 정기적으로 "시민이 뽑은 좋은 비디오 보기 운동"을 벌이면서 토론회도 수시로 열고 청소년과 시민들을 위한 영상미디어 교육도 계속 실시했다. 서울 Y 전대연회장은 "우리사회 비디오문화의 올바른 자리매김에 건비연 활동이 상당한 기여를 했다고 자체 평가하지만 현재 영상환경의 대전환기를 맞아 과제가 많다"고 말하면서 "이제 비디오의 수동적 수용자에서 영상문화의 창조적 주체자로 나가기 위한 시민영상문화운동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건비연은 16일 오후 6시30분 종로2가 서울Y 회관 강당에서 창립 5주년 기념 식을 개최한다.

여성팬들의 가슴을 촉촉하게 적셔줄 여성 취향의 드라마가 잇따라 비디오로 나온다. 눈시울을 뜨겁게 하는 찡한 이야기를 다룬 "사랑하는 여인", "향혼녀", "자 밀라" 등의 영화가 바로 그것.

"사랑하는 여인"(19일 스타맥스 출시예정)은 어쩔 수 없이 법률가와 결혼해 야만 했던 한 여자가 참된 사랑을 되찾는 과정을 그린다.

진정으로 사랑한 남자의 도움으로 아버지의 죽음에 대한 비밀을 약점으로 쥐고 있는 법률가에 맞서는 이야기가 진솔하게 펼쳐진다.

로란 모란트, 브루노 간르 주연, 네오 리치 감독.

"향혼녀"(16일 SKC)는 절름발이 남편에게 팔려와 저능아 아들을 낳은 중국 여인의 갈등을 묘사하여 `93 베를린영화제에서 최우수 작품상인 "금곰상"을 탄 작품이다.

자신이 운영하는 참기름 가게에 빈병을 대주는 운전수와 뷸륜에 빠진 향이댁 은 젊은 처녀를 돈으로 사서 아들과 결혼시키지만 자기처럼 똑같이 불행하게 만들 수 없다는 판단, 며느리릍 탈출하게 한다.

사금고규, 오유연 주연. 사비 감독.

"자밀라"(14일 스타맥스)는 유년기의 사랑을 찾아 고향으로 달려가는 어느 노인 화가의 러브 스토리를 히말라야 고원을 배경으로 애잔하게 담아낸다.

애정없이 결혼했던 남편이 신혼 첫날밤을 치른 뒤 전쟁터로 나가자 자밀라는부상병과 사랑에 빠져 마을을 떠난다. 그러나 어릴때부터 남몰래 형수를 사모해 왔던 시동생은 자밀라를 그리워하며 미국으로 건너가 유명한 화가가 된다. 린당 팜과 메레이 아브라함이 아름다운 사랑의 이야기를 수놓는다. 모니카튜버 감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