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영상 소프트웨어 부문에서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까지 여겨지며 대표 적인 성장산업으로 자리잡아온 국내 프로테이프 시장이 올해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아직까지 각 업체별 매출집계가 끝나지 않아 정확한 수치를 알 수 없지만 각 제작사별 판매예상량 등을 토대로 본사가 자체 집계한 바에 따르면 폭스와컬럼비아트라이스타 그리고 자체브랜드의 프로테이프를 판매하고 있는 "우일 영상"이 5백25억6천만원 수준의 매출을 올려 지난해에 이어 업계매출순위 1위를 고수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어 "스타맥스" 3백98억6천만원, "SKC" 3백17억3천만원, "삼성물산 드림박스 3백10억원, "CIC" 1백70억원, "영성프로덕션" 1백62억원 등의 순으로 매출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도 지난 11월 작품 출시를 시작한 "세음미디어"가 67억원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예상되며 지난 3월 작품을 출시해 9월 들어 사업을 중단한 "신한" 이 1백4억원 정도를 벌어들인 것으로 관련업계는 추산하고 있다.
이같은 실적을 바탕으로 집계한 국내 주요 프로테이프제작사들의 올해 매출 총액(출고가 기준이며 셀스루시장은 제외)은 약 2천54억5천만원에 머물 것으로 예상된다. <표참조>프로테이프 전체시장의 17%선인 중소제작사의 매출액 과 "미디아트" "삼양인터내셔널" 등의 셀스루시장의 매출총액을 합치더라도 올해 국내 프로테이프 시장규모는 2천5백억원대를 넘어서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시장규모는 지난해의 2천7백억원에 비해 2백억원 정도가 줄어든 것. 지난88년이후 연간 30~1백%이상씩 고도성장을 구가해온 국내 프로테이프시장은 올해 처음으로 7.4%의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올들어 지난해에 비해 프로테이프 판매가가 평균 9% 정도 인상된 점을 감안하면 실제 총판매량(각사가 판매한 프로테이프 권수의 총합)은 지난해에비해 15% 선이 줄어들었다.
프로테이프 업계에서는 이같은 부진에 대해 *전반적인 대여시장의 침체에 따른 대여점들의 작품 구매기피 *영세숍의 난립 *대여점수의 감소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아울러 일부에서는 직판의 확대 등으로 지난해까지 시장에 영향을 미쳤던 가수요가 수그러들면서 국내시장이 제모습을 찾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각 제작사별 매출성장률을 살펴보면 월트디즈니의 판매권을 획득한 스타맥스 가 전년비 73.3%(금액 1백68억6천만원) 증가했으며 이어 "드림박스"가 전년비 16.8% (금액 44억5천만원), 영성프로덕션이 전년비 9.9%(금액 14억 6천만원)씩 각각 늘어난 것으로 추산된다.
나머지 업체들은 우일영상이 평년 수준을 겨우 유지하는 선에서 그치고 CIC, SKC 등의 경우 10% 이하의 매출감소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각 업체별 손익면에서는 컬럼비아.폭스.대우전자의 판권을 갖고 있는 "우일 영상"만이 수지 타산을 맞추었을 뿐(대우전자 자체에서 수지타산을 맞추었다는 말은 아님), 대부분의 프로테이프 제작사들이 매출대비 5~7% 정도의 적자를 보았을 것이란 게 업계의 공통된 추측이다.
이같은 적자폭은 업체 판매량과 무관하게 프로테이프 제작원가에서 판권표의비중이 적정선(현재의 판매가 및 판매량을 기준으로 할때 수지타산을 맞출수 있는 가격)으로 여겨지는 55% 수준을 훨씬 상회해 65%선 이상을 차지함에 따른 불가피한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다만 출시편수에 있어서는 지난해의 9백48편에 비해 1백25편이 줄어든 8백23 편으로 집계돼 편당 수익율(93년 편당 2억3천3백만원, 94년 2억5천만원)이 7.3%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제작사들이 흥행작 위주로 출시, 편수 를 줄이는 대신에 단위 판매량을 늘이는 마케팅전략이 일정 부문효과를 거둔것으로 풀이된다.
이밖에도 *중소 제작사와 도매유통 부문의 몰락 *셀스루시장의 개척 시도* 소비자 대상의 마케팅 *직판의 확대 등이 올해의 프로테이프시장의 주요변수로 작용했다.
올해 시장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한때 갈고리로 돈을 주어 담았던 프로테이프 업계가 올해를 고비로 사양화의 갈림길에 접어든 전환기를 맞았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이창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