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94 전자산업 총결산(8);중대형 시스템

올 한해 중대형 컴퓨터업계는 제조업 분야를 중심으로 경기가 크게 호전되면 서 지난해보다 매출면에서 큰 신장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일반기업을 중심으로 급속하게 확산되고 있는 다운사이징 열기때문에 대형시스템 시장이 유닉스 서버.워크스테이션등 중소형 컴퓨터에 비해 크게위축될 것이라는 일반적인 예상과는 달리 메인프레임등 대형컴퓨터 분야도비교적 급신장한 것으로 분석됐다.

업계 전문가들은 대형컴퓨터의 경우 전년도 판매 실적이 부진하면 다음해는 비교적 호전되는게 일반적인 경향이라며 지난해 매출은 극히 부진했으나 올해는 확실히 좋아져 이같은 성향이 올해도 맞아떨어졌다고 말한다. 한국IBM.

한국유니시스.한국후지쯔등대형컴퓨터업체들의 경우 지난해에 비해20~30% 이상 매출 성장을 이룩한 것으로 자체 분석하고 있다.

그렇다면 대형시스템 시장이 이렇게 성장한 주요 원인은 무었일까. 한국IBM 의 한 관계자는 "올해 대형시스템 공급 실적을 바탕으로 조사분석한 결과 그동안 전체 판매 실적의 30%가량을 차지하던 은행권의 비중이 25% 수준으로 줄어든 대신 30% 수준을 유지하던 제조업 분야가 40% 수준으로 크게 성장 했다"고 말하고있다.

결국 제조업 분야가 올한해 대형시스템 시장을 주도적으로 이끌었다는 평가 가 가능하다.

장기간 불황의 늪에 허덕이던 제조업계가 그동안 미뤄왔던 전산부문에 대한 투자를 올들어 과감하게 추진했다고 평가할수 있다.

대형시스템뿐 아니라 중대형 시스템업계도 올해는 풍성한 수확을 거뒀다. 이들 업체들은 특히 유닉스 서버시장 공략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이는 오픈 시스템과 다운사이징에 대한 업계의 인식이 높아지면서 유닉스서 버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때보다 고조됐기때문이라고 할수있다.

한국정보산업연합회가 컴퓨터 전산시스템을 갖춘 1천1백96개 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기업 정보화 현황"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69.5%가 다운사이징 기법 도입에 대비하고 있다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대형 시스템의 가장 큰 수요처이면서 동시에 서비스 성격상 보수적인 성향 을 가질수 밖에 없는 금융권에서도 다운사이징 기법을 과감하게 도입했다.

특히동아증권과 광주은행이 삼성HP의 시스템을 이용해 금융권에서 보기 드물게 다운사이징 개념을 이용, 전산시스템을 구축했다는 점이 두드러진다.

결국 국내 중대형 시스템 시장에서 당분간 다운 사이징의 열기는 수그러들지않을 것이라는게 일반적인 분석이다.

이에따라 국내 중대형 컴퓨터업체들은 올해 다운사이징과 오픈시스템 추세에 맞춰 영업전략을 구사했다.

이같은 시장추세를 반영하듯 전반적으로 전용 운용체계를 채용한 서버의 보급이 퇴조한 대신 유닉스 서버의 보급이 크게 늘어나는 추세를 보였다.

삼성HP의 경우 독자 운용체계를 채용한 HP/3000 계열제품 보다 유닉스를 채용한 HP/9000 계열 제품의 보급에 열을 올렸으며 한국후지쯔 역시 올해부터 유닉스서버 사업을 대폭 강화했다.

독자적인 운용체계의 제품을 보급하고 있는 한국IBM 역시 AS/400이나 RS/6 000기종이 어느 기종 못지않게 유닉스를 지원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중형시스템 시장에서 국산 제품으로는 유일하게 외산제품들과 싸우고 있는주전산기 타이컴 의 경우도 공공기관의 수요증가에 힘입어 올해는 지난해보다 훨씬 좋은 판매실적을 보였다.

지난해 국내 주전산기 4사들은 주로 공공기관에 타이컴을 2백11대 공급했는 데 올해는 2백40대 가량 공급한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아직 주요 수요처가 공공기관이라는 근본적인 한계를 깨뜨리고 있지는 못하고 있지만 매년 호환 성과 안정성면에서 나아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특히 주전산기 4사 들은 올해 다중CPU를 지원하는 유닉스인 "SVR 4.2 ES/MP"를 타이컴에 탑재 하기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는데 내년 상반기부터는 새로운유닉스를 탑재한 타이컴이 보급될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중대형 시스템의 호조에 힘입어 슈 퍼컴퓨터업체들도 덩달아 활발한 움직임을 보였다.

국내 처음으로 슈퍼컴퓨터를 도입했던 SERI(시스템공학센터)가 16G 플롭스급 의 슈퍼컴퓨터를 새로 도입했으며 기상청이 후지쯔로부터 슈퍼컴퓨터를 도입 운용키로해 업계의 큰 관심을 끌었다. 또 인텔이 SI업체인 삼성데이타시 스템과 제휴, 병렬처리 슈퍼컴퓨터인 "파라곤"을 앞세워 국내 시장공략의 포문을 열었다.

이밖에도 하이퍼컴퓨터.컨트롤데이타등 업체들이 병렬처리(MPP) 컴퓨터를 새로 출시, MPP시장 공략에 나섰다는 점도 특기할 만하다.

소형시스템의 대표주자격인 워크스테이션의 경우 SMP(대칭형 멀티프로세싱) 기술을 채용한 모델이 경쟁적으로 출시됐다.

특히 한국디지탈에서 국내 처음으로 64비트 알파칩을 채용한 워크스테이션과 서버를 출시, 64비트 시대의 서막을 알렸다.

한국디지탈은 한국통신에 알파시스템을 1백50대 가량 공급하는등 나름대로 큰 수확을 거뒀다.

디지탈 외에도 썬마이크로시스템즈.HP.IBM등이 1~2년내에 64비트 마이크로 프로세서를 출시할 예정이어서 64비트를 채용한 제품이 향후 1~2년내에 본격 개화기를 맞을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국내 워크스테이션 시장의 주요 특징중 하나는 저가 보급형 기종의 대량 출시였다고 할수있다.

특히 퍼스널 워크스테이션의 등장은 주목할만하다. 퍼스널 워크스테이션은 PC와 워크스테이션간의 경계를 일거에 무너뜨릴수 있는 제품이란 점때문에 업계나 사용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현재 삼성전자와 인터그래프.태일시스템등 업체가 펜티엄 칩을 채용한 퍼스 널 워크스테이션을 출시중인데 내년부터 퍼스널 워크스테이션 시장이 크게가열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업체가 내놓은 퍼스널 워크스테이션은 일반 PC처럼 펜티엄칩을 채용하고 있으며 다양한 운용체계를 수용한다는 점에서 향후 PC나 워크스테이션 시장 양쪽에 위협적인 요인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장길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