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천 세운상가에 이어 가전제품 전문 도매상가로 자리 잡아가던 용산 나진 상가가 급격히 위축되고 있다.
20일 관련상가에 따르면 올 초만해도 2백30개 점포가 가전제품 도매상들로 꽉 들어찼던 나진상가는 갈수록 매출이 줄어들면서 하반기 들어 월평균 6~7 개 업체씩 폐업, 신규업체로 대체되는등 올해 업체 부침이 가장 심했다는 것이다. 특히 현재 남아있는 기존 상인들도 대부분 전업을 검토하고 있어 가전제품 도매상가로서 존속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의 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나진 상가가 이처럼 급격히 침체되고 있는 것은 가전 3사의 실거래영업정책 지속 과 제품 구매가격인상, 배달비용등 운영비용 증가로 마진폭이 크게 줄어도매상으로서의 영업 이점이 사라졌기 때문이다.또 올 여름 품귀현상을 보인선풍 기를 이 상가에서 소비자가격보다 높게 거래했다는 소문이 나돌고 여기에다집중적인 세무조사로 인해 거래가 위축된 것도 한 요인이다.이로인해 이 상가 가전제품 도매상들의 매출과 이윤은 모두 연초대비 30~40% 정도씩줄어들었다고 상인들은 말했다.
세무사찰도 최근 한달 평균 14~15개 업체를 대상으로 실시, 현재까지 50여개 업체가 세무조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이 세무조사가 당초 무자료 거래를 근절시키겠다는 취지와 달리 조사요원들이 실적 올리기에 급급한 모습을 보이면서 실자료 거래업체에 대한 자료조사에 치중, 오히려 상인들의 자료거래 자체를 위축시키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곳 상가내 도매업체 관계자들은 "가뜩이나 장사가 안되는 상황에서 1개월 이상 진행된 세무 사찰이 앞으로도 계속될 경우 상가를 황폐화시켜 남아있을 상인들이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들 관계자들은 "그런만큼 세무조사를 하더라도 실적을 올리기 위해 자료거래에 대한 지나친 조사를 하기보다 무자료 거래를 밝히는 것에 초점을 맞춰기본적인 자료거래는 지속될 수 있도록 해 줘야할 것"으로 주장하고 있다.
<박주용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