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복사기 팩시밀리 등 사무자동화(OA)기기 시장이 90년대초의 불황의 터널을 뚫고 비약적인 성장을 이룬 한해였다.
92년 사상 최초로 수요감소를 경험했던 사무자동화업계는 경기회복과 신제품 개발 노력에 힘입어 지난해 성장궤도 재진입에 성공한데 이어 올해에는 당초 업계전망치를 훨씬 웃도는 판매실적을 기록했다.
판매실적을 기준으로 올해는 지난해보다 20% 이상 성장한 7만8천대에서 8만대수준에 이를 것으로 복사기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이는 올연초 복사기업계 에서 예상한 복사기 내수시장 규모 6만8천대를 훨씬 초과한 수치이다. 동결 내지 소폭성장을 이룰 것이란 업계의 당초 예상을 깨고 올해 복사기 시장이 이처럼 비약적인 성장을 이룰 수 있었던데는 무엇보다 경기가 전반적으로 살아나며 기업과 사무실 등에서 사무자동화를 위한 복사기 수요가 크게 늘어났기 때문으로 보인다.
여기에 복사기업체들도 올들어 다양한 신제품을 선보이며 다각적인 판촉활동 과 대대적인 광고물량을 쏟아부어 사무실과 기업의 수요를 자극해 기대이상 의 성장을 이룰 수 있었다.
올해 복사기시장 성장의 주역은 평균 22%의 판매신장률을 기록하며 전체 시장점유율을 88%로 끌어올린 신도리코, 코리아제록스, 롯데캐논 등 OA 3사였다. 반면 삼성전자, 대우통신, 현대전자 등 그룹계열 3사는 제품라인업, 유통조직 서비스인력 등에서 열세를 극복하지 못하고 고속성장 가운데 오히려 점유율이 2%나 떨어지는 고배를 마셔야 했다.
올해 복사기시장 성장을 주도한 견인차는 신도리코와 롯데캐논으로 압축할 수 있다.
신도리코는 올 상반기 퍼지 잼 컨트롤 기능을 갖춘 복사기 "NT-4000시리즈" 를 순수 자체 기술로 개발, 하반기부터 시판에 나서며 선풍적인 인기와 함께 매출을 크게 끌어 올렸다.
이 회사는 NT-4000시리즈 인기에 힘입어 지난해보다 5천대가 많은 3만1천대 의 복사기를 판매한 것으로 잠정집계, 40%대에 이르는 시장점유율로 1위자 리를 고수했다.
신도리코가 복사기시장 선두업체의 자리를 굳건히 지킨데 반해 2위권업체간 경쟁은 한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울 정도로 치열하게 전개됐다. 한때 신도리 코와 선두자리를 놓고 겨루던 코리아제록스는 롯데캐논의 적극적인 광고와 영업전략으로 조금씩 밀려 올해 약2만대의 복사기를 판매, 1만7천5백대를 판매한 롯데캐논을 근소한 차이로 앞질러 일단 체면유지에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전반적인 활황세를 보인 가운데 2위권 업체의 판도재편 가능성까지 보임에따라 내년도 복사기시장은 신도리코 코리아제록스 롯데캐논 등 OA 3사를 중심으로 신제품 발표와 영업판촉활동 강화가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복사기시장이 그룹계열사를 철저히 소외시킨채 OA3사를 중심으로 성장 했다면 팩시밀리시장은 삼성전자, 대우통신, 금성사 등 가전3사와 OA전문업 체 그리고 신규참여업체가 어울려 군웅할거 양상마저 띠었다.
참여업체가 크게 늘어난 가운데 올해 팩시밀리 시장은 지난해보다 무려 50% 이상 늘어난 20만대 규모에 이른 것으로 업계에서는 추정하고 있다.
이처럼 올해 팩시밀리시장이 고속성장세를 탄데는 무엇보다 전체 시장경기가 회복세를 보인데다 신규참여업체의 증가로 신모델이 대거 쏟아진 가운데 가격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올해 팩시밀리시장은 40만원대에서 70만원대 수준의 사무용 저가팩시밀리제 품이 전체시장의 58.6%의 비중을 차지해 이 시장을 장악한 업체가 팩스시장 전체를 주도하는 양상을 보였다.
올해 11만7천대 규모로 평가되는 사무용 저가팩스시장에서는 삼성전자와 대우통신의 "Staff-3"와 "DF-1041E" 모델이 상당한 호조를 보였다. 저가사 무용 팩스가 올해 시장을 주도한 제품이라면 보통용지팩스(PPF)와 홈팩스는내년도 시장을 이끌어나갈 제품이라고 볼 수 있다. 특히 PPF는 대표적인 팩시밀리 고부가가치상품으로 올해 삼성전자와 신도리코의 분전으로 성장기반 을 마련한데 이어 내년도에는 1백40%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돼 금성사, 대우통신, 화승전자 등 이 시장 후발참여업체가 대거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한편 20만원대 홈팩스는 내년중 팩스밴(FAX VAN) 서비스의 민간화로 1백만대 규모 팩스시장으로 평가되는 일반가정에서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 돼 전체시장 점유율을 의식한 업체들의 경쟁율이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함종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