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연시를 맞아 새 영화들이 대거 개봉되고 있지만 어린 학생들이 어른들의 손을 잡고 함께 볼 수 있는 어린이용 영화가 거의 없어 동심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특해 매년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틈타 선보였던 성탄 또는 산타클로스 소재영화도 금년에는 산타클로스의 실존여부를 어린이의 시각으로 그린 34번가의기적 이라는 리메이크 작품만 개봉됐을 뿐이다.
"34번가의 기적"은 금년 크리스마스에 즈음해 개봉된 유일한 어린이용 영화 이지만 재판정이 이야기의 주무대가 되고 있어 어린이들에게 큰 호응을 얻지못하고 있다.
또 코미디 영화 "덤 앤 더머"는 "중학생이상 관람"등급을 받아 어린이들은 아예 극장문턱을 넘을 수 없게돼 있으며, 야구를 소재로 한 어린이 영화 "외 야의 천사들"은 적당한 극장을 잡지 못해 금년말 도심밖 극장에서 간신히 개봉된다. 가족영화가 절실히 필요한 시점에서 "연소자 관람불가" 등급의 성인폭력물과에로물이 판치고 있는 것은 상업성에 물든 영화업자와 극장들의 흥행전략때문으로 풀이된다.
영화업자나 극장주들이 여름방학철과 함께 영화계의 양대 흥행철로 꼽히는연말연시를 맞아 흥행만을 지나치게 의식, 성인취향 영화만을 일시에 개봉함 으로써 어린이들이 볼 수 있는 영화의 설자리를 봉쇄해 버렸다는 것이다.
이같은 사실은 현재 개봉중이거나 연말연시에 개봉될 영화 리스트에서 극명 히 드러난다. 지난 17일 "데미지"를 비롯, "마누라 죽이기" "젊은 남자" 스타게이트 등이 개봉됐으며 오는 24일에도 "뱀파이어와의 인터뷰" 스트리트파이터 "도신2" "정무문" 등이 새로 영화가에 선보여 당분간 극장가는 폭력 액션물이 주류를 이룰 전망이다.
이같은 현상은 다양한 영상물의 개발이라는 측면에서도 장애가 될 뿐 아니라미래의 관객인 어린이들에게 영화에 대한 흥미를 잃게 하는 요인이 되기 때문에 한국영화의 미래를 위해서도 시급히 개선돼야 한다는 것이 영화계의 일반적인 의견이다.
한국영화제작가협의회의 김혜준 연구원은 "어린이용 영화에 대한 푸대접은 미래의 관객을 영화관으로부터 멀어지게 하는 부작용을 낳는다"면서 "우리 영화의 앞날을 위해 어린이들을 극장으로 끌어 들이는데 더욱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