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산업의 판도는 80년대 중반경부터 전세계적으로 크게 바뀌어왔다. 대형컴퓨터분야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해왔던 IBM 그리고 유니시스등은 쇠퇴의 길을 걷고 중형컴퓨터업체인 휴렛팩커드와 선마이크로시스템즈등 중형컴퓨터 회사가 새로이 부상했다. 요컨대 컴퓨터산업의 판도변화는 대형 범용컴퓨터 업체의 쇠퇴와 깊은 연관성을 갖고 있다. ▼일본 탠덤의 다카야나기사장은당시 컴퓨터 이용상태에 대해 "야채가게에 갈 때도 벤츠, 자동차경주를 할때도 벤츠를 타고 갔다"고 설명하고 있다. 이는 소형컴퓨터로 할수있는 일은소형으로 범용컴퓨터가 하는 일은 범용컴퓨터로 처리하라는 의미로 다운사 이징 경향을 지적하고 있다. ▼대형컴퓨터업체들의 쇠퇴는 결국 사용자의 인식변화를 제대로 읽어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미니컴퓨터나 워크스테이션.PC 등의 등장으로 사용자들은 대형컴퓨터에 대해 처리능력은 크지만 비싸다는의문을 가졌고 그 결과 구입을 주저하게 됐다. 반면 대형컴퓨터업체들은 이같은 사용자의 인식변화에 답변을 해주지 못했고 종전의 개발 및 판매방식을 계속 고집했다. ▼최근 한국중소형컴퓨터사용자협회(SISA)가 사단법인으로 전환돼 설립됐다. 이는 국내 주요 중소기업의 컴퓨터이용 책임자인 전산실 실장들을 중심으로 구성됐다. 국내 컴퓨터 공급자들로서는 사용자의 요구를 파악할 수 있는 공식적인 창구가 생겨난 셈이다. 사용자의 흐름에 둔감했던 업체가 몰락의 길을 걸었던 세계컴퓨터시장의 흐름에 비춰볼 때 SISA의 등장 은 상당히 의미있는 일이다.